피를 싹 다 갈아 엎는다? 젊음을 돈으로 사는 VVIP 시술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Beauty

피를 싹 다 갈아 엎는다? 젊음을 돈으로 사는 VVIP 시술

단 몇 시간이면 어려질 수 있다.

BAZAAR BY BAZAAR 2022.03.03
 
22년 동안 뷰티 칼럼니스트로 일하면서 생긴 철학이 있다. “돈이 생기면 몸에 묻어!” 이 결심에 쐐기를 박아준 건 취재차 방문했던 VIP 클리닉 대기실에서 한 중년 여성을 본 이후다. 당시 나는 그곳에 놓여 있던 정구호 디자이너의 플렉시글라스 평양반닫이에 넋을 놓고 있었다. 화려한 평양식 백골동을 투명 소재로 제작한 작품으로 고귀한 장식미가 넘쳤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보다 더 매력적인 미녀가 등장했다. 맨 얼굴이 분명한데 피부는 투명반닫이보다 더 맑았고,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은 볼륨감이 넘쳤다. 무엇보다 빛났던 건 눈이 마주치자 가벼운 미소로 고개를 기울이며 건네던 눈인사.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었지만 우아함이 묻어나는 목선과 빗살무늬 토기같이 잘 다듬어진 턱 라인을 드러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반닫이 앞의 그녀는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30대 중·후반쯤 되었을까? 후에 나이를 어림하며 의사에게 그 ‘레이디’에 대해 물으니 무려 반백을 넘어선 중년 고객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우리 고객들은 쉽게 늙지 않아요. 외관뿐 아니라 피, 관절, 근육 모두가 젊죠.” VIP는 이 시대 화타들이 빚어낸 작품, ‘리치 앤 영’ 그 자체인 것이다.
 
종합교정선물세트, 리셋
‘온몸에 실을 넣는 시술’이라고 알려진 리셋 프로그램은 VVIP들의 성지라 불리는 더클리닉 김명신이 고안한 시술이다. 알음알음 입소문으로만 전해지는 프로그램이라 그 실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을 넣는다고 하니 마치 전신 리프팅처럼 들리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건강을 되살리는 체형 교정술에 가깝다.
먼저 체형을 측정한다. 동시에 걸을 때의 무게 중심, 보행 습관, 발바닥 모양도 체크한다. 여기에 도수치료사가 횡격막의 상태, 복압의 정도, 근육의 경직도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시술대에 오를 수 있다. 리셋에 사용되는 실은 ‘마이크로필라멘트’라 불리는 녹는 실. 의사는 이 실을 근육과 근막의 결을 바르게 돌리는 용도로 쓰거나 약해져 있는 부위를 자극해 스스로 강해지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나쁜 자세로 틀어지고 굳어진 몸을 바른 정렬로 되돌려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효율적인 몸으로 리셋시킨다. 물론 시술이 끝난 후에도 습관은 남아 있기 때문에 도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이 시술을 받고 나면 신기하게도 잘 되던 자세가 안 되거나 억지로 나쁜 자세를 취하면 통증이 느껴지는 현상을 겪게 된다. 마치 “몸이 틀어지고 있으니 멈춰!”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하다. 또 얼굴은 전혀 손대지 않았는데도 턱선이 날카로워지며 리프팅되고 성을 내며 솟아 있던 승모근이 내려앉아 목이 길어진다. 몸통이 좁아져 우아함이 절로 흐르기도 한다. 겉모습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소화가 잘 되고 호흡이 깊어지며 숙면을 취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더 이상 몸이 붓지 않고 체력도 한결 좋아진다. 신경계, 순환계, 소화계 등을 한 번에 교정하는 치료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다.
시술 간격은 약 3개월, 총 3~4번 받는 것이 루틴이다. 처음엔 척추를 비롯한 코어와 목, 두피를 교정하고 회를 거듭할수록 얼굴, 엉덩이, 손, 발, 쇄골로 확장한다. 각자의 몸에 따라 견적이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일 년의 루틴을 마치고 나면 국산 경차 한 대 값 정도를 몸에 묻게 된다.

 
두상을 복원하는 두피지방재생술
나이가 들면 머리가 작아진다. 뼈의 볼륨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될수록 키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얼굴이 작아지니 예뻐지지 않겠냐고? 뼈를 감싸고 있는 근육과 피부는 그대로인데 골격만 작아지면 헐겁게 남은 것들은 중력 방향으로 흘러 처진다. 이것이 노화의 수순이다. 한편 두피는 얇고 딱딱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두개골 위의 근육층, 지방층, 피부층이 얇아지는 것. 문제는 이렇게 얇고 경직된 두피에서 자란 머리카락은 푸석하고 쉽게 빠져버린다. 본디 건강한 모발은 모근의 위치가 지방층 아래 끝까지 깊게 자리해야 하는데 땅이 깊지 않으니 뿌리를 내릴 수 없지 않겠는가? 척박한 땅에서 질 좋은 작물이 자랄 수 없듯, 새로 자라는 모발 상태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그래서 JF 피부과 정찬우는 두피에 볼륨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안티에이징은 결국 윤곽 복원이라고 생각해요. 재생 능력이 뛰어난 지방을 두피에 넣어 볼륨을 만듭니다. 푹신한 환경을 되돌려주는 거죠.” 복부와 허벅지같이 생착률이 높고 세월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곳의 지방을 취하기에 되도록 일찍이 두피지방재생술을 받아 놓으면 나이 들어서도 굵고 탄력 있는 모발을 유지할 수 있다. 두피지방재생술을 받은 VIP 모두 입을 모아 전하는 후기는 “시술은 두피에 했는데 얼굴이 젊어졌다”. 두상의 볼륨을 복원하니 얼굴 피부가 위로 업되며 팽팽해지는 보너스를 얻게 된 것이다.
 
얼굴형까지 바꿔주는 복합 리프팅
이목구비가 음식이라면 얼굴형과 피부는 그릇과 같다. 그릇의 재질과 형태는 음식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VVIP 고객들은 이 그릇을 다잡는 데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한다. MH 클리닉 김지선은 이 과정엔 ‘자연스러움’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 모든 시술 과정이 ‘맞춤형’이어야 한다. 가장 인기가 있는 건 울써마지, 튠모드, 실루엣소프트를 조합한 복합 리프팅. 세 시술을 거치면 얼굴 근육을 감싸고 있는 근막층부터 진피, 표피에 이르기까지 모든 피부층의 콜라겐이 재생된다.
사실 이 프로그램의 화룡점정은 일명 ‘긴 실’로 불리는 실루엣소프트다. 실루엣소프트는 현존하는 시술 중 가장 디자인이 중시되는 미감과 손맛의 결정체다. 과장 조금 보태 2D가 3D로 변신하는 신세계를 맛보게 되며 마치 손바닥으로 볼을 45도 위 방향으로 눌러 올린 듯, 얼굴이 좁아지며 입체감이 살아난다. 날렵한 턱선은 물론 펠리컨처럼 툭 처진 아래턱을 뼈 쪽으로 바짝 붙여주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MH 클리닉 김지선은 “지방과 근육을 재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주 작은 고깔이 가늘고 긴 실이 빚어 만든 새 얼굴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옆으로 벌어진 얼굴은 지방을 가운데로 몰아 작고 입체적이게 디자인하고, 비대칭은 근막의 방향을 돌려 교정한다. 이건 리프팅 이상의 환골탈태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복합 리프팅 시술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가격은 약 1천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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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백지수
    에디터/ 정혜미
    사진/ Donna Trope(Trunk Archive)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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