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웨이브 프린지 아이템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미니멀리스트를 위한 모던한 프린지 피스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율동감. | 프린지,맥시멀리스트

개인적으로 프린지(Fringe)라는 이름의 디테일을 떠올릴 때 나는 동떨어진 두 개의 시대를 생각하곤 했다. ‘재즈’ ‘플래퍼 룩’ ‘개츠비’ 의 시대인 1920년대, 그리고 ‘히피’ ‘보헤미안’ ‘에스닉’으로 귀결되는 1970년대다. 그도 그럴 것이 1920년대나 1970년대가 트렌드로 돌아올 때에는 어김없이 프린지와 함께였으니까. 수공예적인 느낌이 가득 묻어나는 갈색 스웨이드 소재의 프린지 재킷이나 에스닉한 원석이 가미된 프린지 백 등은 1970년대 히피 그 자체였고, 전면이 프린지로 뒤덮인 드레스는 재즈 음악에 맞춰 현란한 춤 동작을 선보일 때 리듬감을 표현하기에 최적의 장식 디자인이었다. 1920년대와 1970년대는 50년이라는 시간만큼이나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지만 ‘맥시멀리스트를 위한’ ‘맥시멀리스트에 의한’ 시대라는 공통점이 있다.프린지는 복식사에 처음 등장한 BC 3500~2500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화려함의 대명사였다. 고대 그리스 시대 시인인 호머(Homer)의 대서사시인 에서도 프린지가 언급되었는데, 한 구절을 발췌해본다. “헤라는 반짝반짝 빛나고 흥분을 유발하는 ‘태슬’이 달린 벨트를 착용하고, 아테나 역시 수백 개의 금으로 만들어진 ‘태슬’을 쓴다. 그것들은 전부 서로 교묘하게 엮여 있고, 하나에 소 백 마리와 맞먹는 가치를 지녔다.” 이 같은 찬란한 묘사를 통해 ‘태슬’ 즉 프린지가 신들의 고귀함을 대변하는 아이템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현실로 돌아와 2018년 봄, 런웨이 위 프린지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프린지가 맥시멀리스트가 아닌 미니멀리스트를 위한 디테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먼저 셀린의 피비 파일로는 이번 시즌 테마인 ‘낙관적 에너지’를 대변하는 디테일로 프린지를 선택했다. 웨어러블하면서 진보적이고 세련된 피비 파일로의 미감은 패브릭을 여러 겹 겹쳐 만든 정교하고 율동감 넘치는 어스 컬러의 홀터넥 드레스에서 만개했다. 스커트로도 입을 수 있는 이 드레스는 베이식한 ‘흰 티’와 매치하면 일상에서 웨어러블하게 소화할 수 있을 듯. 엘러리의 프린지 재킷도 눈에 띈다. 눈처럼 새하얀 컬러와 직선의 형태감을 지닌 롱 재킷의 아랫단에 프린지를 길게 덧댔는데, 흑인 모델에게 입혀지니 형태와 컬러의 대비가 도드라지며 모던함이 한층 강조됐다.보다 일상적인 버전으로 프린지를 활용한 디자이너들도 존재한다. 로에베 런웨이에서 발견된 프린지 디테일들은 그 모양이나 소재, 쓰임새가 전부 다르면서도 웨어러블하고 아름다워 경외감마저 들었다. 특히 아랫단을 잘라 프린지처럼 만든 캐주얼한 저지 소재의 로고 원피스와 역시 아랫단을 프린지처럼 잘라낸 트렌치코트를 주목할 것.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도 프린지를 일상적으로 활용한 디자이너 중 하나로 그녀는 웨어러블하고 쿨한 데님 소재에 프린지 디테일을 가미해 모던하면서 여성스러운 매력을 부각시켰다.그런가 하면 ‘미니멀리즘의 기수’이기도 한 캘빈 클라인의 라프 시몬스는 스털링 루비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아티스틱한 프린지 드레스와 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파코라반과 샤넬은 실버나 플라스틱 같은 인공적인 소재를 활용한 프린지 디테일로 한층 미래적인 느낌.1920년대나 1970년대 트렌드가 돌아올 때마다 늘 ‘머스트 해브’ 목록에 오르지만 좀처럼 리얼리티가 되지 못했던 프린지. 이번 시즌만큼은 특별한 날을 위한 드레스부터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는 티셔츠 스타일로도 소개된 프린지의 모던한 율동감을 온전히 누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