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이준기·유연석, 지금 K-드라마 속 의사 활용법
생명을 구하거나, 양심을 시험받거나, 신뢰를 저울질당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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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금토드라마 <라이어> 스틸
K-드라마 속 의사는 흔히 두 갈래 길 위에 놓여 있곤 했다. 병원 안 파벌 싸움의 한복판에 서거나, 수술실 안팎에서 사랑을 꽃피우는 주인공의 배경이 되거나. 하지만 현재 방영 중인 세 작품 속 의사는 저마다 다른 쓰임새를 보여 준다. <닥터X>의 계수정(김지원)이 압도적인 수술 실력을 무기로 병원 권력에 맞선다면, <키드냅 게임>의 한기주(이준기)는 '사람을 죽이라'는 극단적 미션 앞에서 양심을 시험받고, <라이어>의 민준호(유연석)는 모두의 신뢰를 받던 평판이 진실 공방의 저울 위에 올려진다. 같은 흰 가운을 입고도 각기 다른 상황에 놓인 세 주인공을 통해, K-드라마가 의사를 활용하는 방식을 짚었다.
통쾌한 히어로의 무기,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계수정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스틸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스틸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의 계수정(김지원)은 병원에 묶이지 않는 프리랜서 외과의다. 의사 면허와 상관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으로 움직이며, 어두운 과거 속에 스스로를 유배시킨 천재 외과의로 등장한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주지훈)을 떠올리게 하는 일당백 캐릭터로, 독보적인 수술 실력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순간들이 통쾌함의 원천이다. 특정 병원에 속하지 않는 그의 위치는 조직의 위계와 병원 권력의 셈법에서 벗어난 시선을 가능하게 만든다. 결국 이 드라마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이야기를 감싸는 배경이 아니라 장르를 추동하는 핵심 엔진이다.
양심을 시험하는 스릴러의 덫, <키드냅 게임> 한기주
채널A·디즈니+ 시리즈 <키드냅 게임> 스틸
채널A·디즈니+ 시리즈 <키드냅 게임> 스틸
채널A·디즈니+ 시리즈 <키드냅 게임>에서 한기주(이준기)는 한때 '신의 손'으로 불렸던 천재 외과의다. 직접 집도한 수술 끝에 딸이 시력을 잃자 트라우마로 한동안 메스를 내려놓았다. 그런 그의 열한 살 딸이 납치되면서 아시아 7개 도시를 무대로 한 생존 게임에 내던져진다. 그에게 떨어진 지령은 다름 아닌 '살인'이다. 생명을 살리는 자에게 가해진 살인의 명령은 극단적인 딜레마를 만든다. 그는 안치실의 시신을 이용해 거짓 미션 완수를 꾀하고, 어려운 수술 앞에서는 일부러 실패해 지령을 따를지 흔들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딸을 향한 절박함 속에서 의사로서의 양심만큼은 놓지 않으려 한다. 일본 형사 니이데 토시로(사카구치 켄타로)와는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한 채 손을 잡고 게임에 맞선다. 이 드라마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병원 안의 배경이 아니라, 장르의 룰과 끊임없이 충돌하는 서스펜스의 조건이다.
신뢰 자본의 저울, <라이어> 민준호
MBC 금토드라마 <라이어> 스틸
MBC 금토드라마 <라이어>의 민준호(유연석)는 모두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싱글대디 심장외과 전문의다. 1회에서 초등학교 사서교사 강지선(서현진)의 오해로 아이들 앞에 서서 심장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을 보이지만, 첫 데이트 다음 날 성폭행 혐의로 신고당해 병원에서 긴급 체포된다. 같은 밤을 정반대로 기억하는 두 사람의 엇갈린 진술 속에서 드라마의 미스터리는 시작된다. 여기서 의사라는 직업적 신분과 평판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가늠하는 저울에 함께 올려진다. 쌓아 온 신뢰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이제 막 열린 진실 공방이 보여 줄 몫이다.
MBC 금토드라마 <라이어> 스틸
무기가 되고, 시험대가 되고, 저울이 된다. 같은 가운도 어떤 장르의 옷을 덧입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몫을 맡는다.
Credit
- 사진 / SBS·채널A·디즈니+·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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