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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 2026, 신세계 라운지에서 만난 특별한 풍경

수많은 예술이 모이는 프리즈 서울 2026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제안하는 신세계 라운지. 폴 콕스가 기록한 336점의 일상 속 순간이 모여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프로필 by 차경민 2026.09.16

전 세계 갤러리와 아티스트가 한자리에 모인 프리즈 서울 2026. 수많은 작품이 전시된 현장 한가운데 신세계그룹의 ‘신세계 라운지’가 자리 잡았다. 올해부터 향후 5년간 프리즈 서울의 헤드라인 파트너로 함께하는 신세계그룹이 공간과 콘텐츠에 대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선보인 공간이다. 빠르게 다음 작품으로 향하기보다 한곳에서 작품을 충분히 바라보는 것. 신세계 라운지에서의 경험은 그렇게 조금 다른 리듬으로 시작된다.

신세계 라운지에서 진행되는 전시의 키 메시지와 작품이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신세계 라운지에서 진행되는 전시의 키 메시지와 작품이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신세계 라운지를 채운 것은 프랑스 작가 폴 콕스(Paul Cox)의 특별전 《The Monumental Everyday》다. 벽면을 따라 같은 크기의 작은 그림들이 리듬감 있게 펼쳐진다. 작가가 매일의 명상과 관찰을 통해 일상을 기록해온 ‘Diary’ 연작으로, 이번 전시에서 336점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멀리서 바라보면 작은 화면들이 연결돼 하나의 커다란 풍경을 이루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각기 다른 색과 선,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그날 읽은 책과 일상에서 마주한 풍경, 기억처럼 평범한 하루를 이루는 순간들이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

작품을 순서대로 따라가면 그 기록이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도 발견할 수 있다. 초반에는 직물이나 패치워크를 연상시키는 패턴이 등장하고, 이어 작가가 스튜디오를 두고 활동하는 부르고뉴의 풍경이 화면을 채운다. 산책길에서 마주한 언덕과 길, 식물로 이루어진 생울타리가 만들어내는 선과 반복적인 리듬 역시 여러 작품에서 변주된다. 눈앞의 풍경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그날 마음에 남은 인상과 기억을 자신만의 색과 선으로 풀어낸 것이다.

전시 중반을 지나면서 그림의 분위기에 변화가 생긴다. 직선적인 표현이 두드러지는 작품을 기점으로 구체적인 풍경보다 그날의 느낌과 분위기가 화면을 이끌기 시작한다. 색과 선은 점차 간결해지고 표현은 한층 자유로워진다. 특히 윤종숙 작가를 비롯한 여러 작가에게 받은 영향은 자유롭고 즉흥적인 표현을 탐구하는 계기가 됐다. 완성된 형태를 향하기보다 생각에서 벗어나 손이 움직이는 흐름에 집중하는 폴 콕스의 태도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올봄부터 여름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이어진 작업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하루하루 달라지는 작가의 시선과 표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336점의 작품은 가까이에서 볼 때와 몇 걸음 물러나 바라볼 때 서로 다른 인상을 남긴다. 한 점 한 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하루의 기록이지만, 한데 모인 순간 하나의 거대한 풍경이 된다. 전시 제목인 《The Monumental Everyday》 역시 이러한 경험과 맞닿아 있다. 특별한 사건보다 반복되는 일상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저마다 다른 색과 리듬을 발견하는 것. 폴 콕스가 오랜 시간 이어 온 작업은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풍성한 이미지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 세계 갤러리와 아티스트가 한자리에 모인 프리즈 서울 2026 입구.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하는 프리즈 서울 2026의 관람객들.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공간을 꾸준히 만들어온 신세계의 시선 역시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작품 하나를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충분히 바라보고, 공간에 머물며 자신만의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시간. 프리즈 서울 2026에서 만난 신세계 라운지는 예술이 일상과 가까워지는 또 하나의 장면을 완성했다.

Credit

  • 프리랜서 에디터 차경민(미디어랩)
  • 포토그래퍼 이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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