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VOICES (2)
독창적 시선으로 채워진 2026 S/S 서울 패션위크.그 무대를 빛낸 디자이너 네 명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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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VOICES
독창적 시선으로 채워진 2026 S/S 서울 패션위크.그 무대를 빛낸 디자이너 네 명의 이야기.




LEE SIANN for Ceeann
하퍼스 바자 2009년 자렛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딘 이후, 현재는 시이안의 디렉터로 지내고 있어요.
이시안 자렛을 론칭한 후 10여 년간 뉴욕, 파리, 홍콩, 상하이 등 세계 곳곳에서 선보였어요. 제가 만든 옷이 처음 팔렸을 때 느낀 전율을 아직도 잊지 못해 1년에 두 번씩 쇼를 하며 정신없이 달려오니, 어느새 제 나이조차 가물가물하네요.(웃음)
하퍼스 바자 시이안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이시안 ‘나’를 보여주는 옷을 만날 수 있는 브랜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 마음을 알려주는 옷. 럭셔리를 화려함이 아니라 가치로 정의하고, 그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이들과 소통하고자 해요. 패션을 통해 서로의 내면을 읽고 연결되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목표죠.
하퍼스 바자 자렛을 전면 리뉴얼해 시이안을 선보였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이시안 자렛 시절엔 브랜드의 성장 자체에서 재미를 느꼈어요.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상업적인 타협이 늘어났고, 매출에만 몰두하다 보니 디자인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죠. 특히 팬데믹이 큰 전환점이었어요. 모든 것이 멈춘 시간 동안 처음으로 깊이 고민하고, 다시 제 자신에게 집중하며 진정 원하는 디자인에 몰두하기로 결심했죠.
하퍼스 바자 본명을 내세운 건 어쩐지 각오가 느껴지기도 해요.
이시안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했어요. 자렛이라는 가면 뒤에 숨었던 제 자신을 드러내고, 시안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지고 기억되길 원했어요. 앞으로도 이 메시지에 집중하고, 다양한 협업 등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에요.
하퍼스 바자 2026 S/S 컬렉션을 소개해주세요.
이시안 이번 컬렉션 주제는 ‘마녀 사냥’이에요. 누군가의 시선, 집단의 폭력성으로 파괴되는 삶과 자신의 정당성을 위해 특정 인물을 타깃 삼는 사회현상에 질문하고자 했어요. 부정적 상황을 지적하기보다는 자각과 배려, 이해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하퍼스 바자 이를 어떻게 옷으로 구현했나요?
이시안 중세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고, 디테일에는 모스부호를 상징으로 넣어 메시지를 표현했어요. 스타일링이 아닌 디자인 자체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하퍼스 바자 그래서일까요, 이번 런웨이는 하나의 퍼포먼스 같았어요. DJ와 재즈 보컬을 등장시킨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이시안 ‘평등한 가치’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인트로에서 전자음악과 영상으로 서울의 격차와 희비 교차를 보여주며, 인간 자체로서 모두가 평등한 존재임을 시각화했고요. 피날레에는 일반인 연주자들이 등장해 모델들과 대비를 이루며, 외적 조건이 아닌 개인의 소중한 존재 가치를 보여주는 순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하퍼스 바자 가장 애정하는 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시안 게더 장식 롱스커트! 전신을 가렸지만 안이 보이죠.
하퍼스 바자 과거 자렛 시절에는 국내외에서 컬렉션을 공개했던 반면 시이안은 줄곧 서울에서만 컬렉션을 공개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이시안 시이안은 의도적으로 서울에 뿌리를 내렸어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의 에너지가 시이안 철학과 맞닿아 있죠.
하퍼스 바자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역량이나 태도는 무엇인가요?
이시안 무엇보다 자신만의 시각을 키울 것.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인내심을 기를 것. 진정한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창작의 정체성을 지키며 에너지를 쏟는 만큼 보람도 크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KO MINWOO for Arts De Base
하퍼스 바자 군대에서 패션을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고민우 맞아요. 일러스트 도식화 책을 사서 생활관에서 독학으로 공부했죠. 전역 후 전문 학원에서 본격적으로 배우고, 졸업과 동시에 친구 최현범과 아드베스를 론칭했어요.
하퍼스 바자 아드베스라는 이름이 담고 있는 철학이 궁금해요.
고민우 ‘기초 예술’에 기반한 디자인을 의미해요. 마치 작품처럼 느껴지는 축적 실루엣과 장식을 추구하죠. 촬영에 필요한 소품을 직접 만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하퍼스 바자 2026 S/S 쇼 노트에 “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사랑과 시간 속, 찬란히 반짝였던 순간들에 바치는 조용한 찬사의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어요. 무슨 의미죠?
고민우 영화 <무드 인디고>에서 영감을 받아 ‘She was a color’라는 슬로건 아래 전개했어요. 사랑, 시간 등 사라지는 것들을 색의 빠짐으로 표현했고, 찬란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이 공허로 이어지는 서사를 담았어요. 이에 런웨이 초반은 파스텔 컬러와 레이스 장식으로 행복감을 구현했고, 후반으로 갈수록 모노톤 컬러와 해체적 디자인, 다크서클 메이크업으로 변주하며 부정성을 확장했어요.
하퍼스 바자 피날레 모델이 흰 천을 넓게 깐 퍼포먼스도 인상적이었어요.
고민우 아, 사실 화이트 드레스예요. 모두 천인 줄 아셔서 슬퍼요.(웃음) 이번 이야기를 시작한 오프닝 룩, 옐로 드레스와 같은 디자인이지만 모든 색을 뺀 화이트로 제작했어요. 관객들이 퇴장하면서 밟아 더러워지면 또 다른 컬러가 입혀진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밟고 지나가지 않으셨어요.(웃음)
하퍼스 바자 특히 이번 시즌은 디자이너 브랜드 페그렉(Peg Leg)과 협업했어요. 페그렉은 어떤 브랜드고, 협업 과정에서 서로의 디자인 언어를 어떻게 조율했나요?
고민우 페그렉은 ‘의족’을 뜻하는 이름처럼 결핍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예요. 걷는 순간 지탱해주는 도구인 의족처럼 진취적 에너지를 전달하죠. 아드베스의 해체적 디자인과 페그렉의 결핍적 언어를 조합해 주제에 심도를 더하고자 했어요.
하퍼스 바자 아드베스는 벨트, 단추, 스트링을 빼놓지 않습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착용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답했고요. 열린 결말로 남겨두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민우 아이템마다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 있어요. 다만 이를 규정하고 싶진 않아요.
하퍼스 바자 소비자가 스스로 해석해 입는 디자인이라…. 장점과 도전 과제는 각각 무엇인가요?
고민우 한 아이템으로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해 실제 착용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반면 그 유연성을 제품 이미지만으로 설명하기가 어렵죠. 영상이나 설명이 없으면 디테일과 연출 의도를 온전하게 전달하기 힘들어 요즘 트렌드인 숏폼 등 비주얼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퍼스 바자 아드베스는 원래 맨즈 라인만 전개했죠. 현재는 유니섹스로 선보이는 이유가 있나요?
고민우 맨즈 라인을 전개할 당시, 여성 고객 반응이 훨씬 뜨거웠어요. 여성복을 안 할 이유가 없었죠. 지금은 여성복 비중이 더 커요!
하퍼스 바자 지속성에도 집중한다고요?
고민우 네, 특히 리사이클링에 주력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 사용한 나일론도 전부 리사이클 소재죠. 100% 리사이클 소재 사용은 아직 이상적 목표지만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아이돌 그룹 의상 커스텀 제작을 앞두고 있는데, 이때 업사이클링도 시도할 계획이에요.
하퍼스 바자 패션이 앞으로 주목해야 할 기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고민우 단언컨대 AI와 3D.
Credit
- 사진/ ⓒ BLR, Grace Elwood, ⓒ Arts De Base, Ceeann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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