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한국에 오픈할 일본의 아임 도넛?이 특별한 이유 3
도넛이 이토록 진지해도 되는 걸까. 일본 후쿠오카에서 시작된 베이커리 브랜드 ‘I'm donut?’이 이번 달 서울 성수동에 첫 매장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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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오픈일은 6월 중순 경으로 아직 비공개지만 한국에 곧 상륙한다는 소식에 모두가 잔뜩 기대 중이다. I’m donut? (이하 아임도넛?)은 단순히 '도넛 맛집'의 개념을 넘어선다. 일본에서도, 서울에서도 가장 핫한 아임도넛?이 어떤 브랜드로 자리매김할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키워드 3가지를 뽑아보았다.





1. '나마(生)' 도넛이라는 장르



시작은 단순했다. 하카타의 인기 빵집 '아마무로(AMAM DACOTAN)'가 코로나 시기 매출 급감을 겪으며 배달 가능한 제품을 고안해낸 것이 '나마 도넛’이다. 일본어로 ‘생(生)’을 의미하는 '나마'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뜻하며, 도넛에 케이크와 브리오슈의 중간 식감을 가지는 것이 큰 특징. 호박, 생크림, 달걀 등을 섞은 반죽을 사용해 기존 도넛이나 케이크 도넛과는 완전히 다르다. 찹쌀떡(모찌)처럼 쫀득하면서도 촉촉하다고. 한 번 먹으면 잊기 힘든 독특한 식감이다. 기름에 튀기되, 퍼석하지 않고 손에 쥐면 살짝 눌릴 만큼 말랑한 표면은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숙성(발효) 과정에 그 비결이 있다. 일반 도넛이 베이킹파우더 등 화학 팽창제를 쓰는 것과 달리, 생도넛은 발효를 통해 브리오슈에 가까운 부드럽고 풍부한 반죽을 만들기 때문에 맛과 식감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또한, 튀길 때 기름을 과하게 흡수하지 않아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게 완성되어 젊은 세대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이유다. 일본 현지에서는 이미 독립된 장르로 자리잡았으며, 미스터도넛의 폰데링, 봉땅 등의 유사 도넛들과 비교해가며 일본 도넛 신(scene)을 탐색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아임 도넛?만의 또다른 특징은 입안에서 한가득 천천히 퍼지는 진한 크림의 다양한 레이어가 맛보는 즐거움을 배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피스타치오 크림, 허니레몬&요거트크림, 말차 맛은 꼭 맛봐야 한다고.
2. 셰프가 설계한 치밀한 미각 경험
아임도넛?의 모기업이자 베이커리 ‘아맘다코탄(AMAM DACOTAN)’의 오너 셰프인 히라코 료타(平子 良太, Ryota Hirako)는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수학하고 돌아와 후쿠오카에서 ‘아맘다코탄’을 비롯해 ‘다코메카(DACOMECCA)’, ‘다코(dacō)’ 등의 브랜드를 연달아 론칭한 인물로, ‘빵과 디저트의 중간지점’을 디자인하는 셰프로 평가받는다. 그의 도넛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디저트라는 기호의 경험’을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이미 한국 도넛 신에도 이미 노티드 도넛, 올드페리 도넛 등 다양한 스타일의 도넛 브랜드가 있지만, 요리적 해석이 투영된 도넛은 드물다.



매장 인테리어 또한 히라코 료타가 직접 감독했다. 일본 현지 매장은 간판조차 없는 미니멀한 외관, 노출 콘크리트와 오픈 키친, 예술 작품처럼 디스플레이된 도넛으로 구성된다. 공간 자체가 하나의 체험형 갤러리처럼 기능하며, 도쿄·후쿠오카 매장 모두 ‘오픈런 성지’로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대기줄을 만든다.
3. 요시다 유니가 더한 시각적 서사



서울 진출과 관련해 브랜드의 정체성에 결정적인 감각을 입힌 인물은 일본의 유명 아트디렉터 요시다 유니 Yuni Yoshida (@yuni_yoshida)다. 그의 시그니처인 시각적 착시 미장센(트롱프뢰유), 익숙한 세계에 대한 낯설게 보기(Defamiliarization) 기법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연출, 위트 있는 구성이 역시 돋보인다. 비틀린 현실을 콜라주처럼 조합하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아 왔다. 일상적인 사물(과일, 음식, 손, 꽃 등)을 해체·재구성하거나, 색상과 형태를 기발하게 조합해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듯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바나나나 사과, 햄버거 등 일상 소재를 잘게 잘라 모자이크처럼 붙이거나, 손톱에 매니큐어 대신 오브제를 붙이는 등 컴퓨터 그래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손으로 오브제를 만들고 촬영한다. 그의 기발함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광고, 패키지 디자인, 책 표지나 앨범 커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본의 아티스트 호시노 겐의 앨범 커버, 뮤직비디오, 공연 포스터 등 비주얼 디렉팅을 맡기도 했다.
“현미경을 보듯, 실제 사물 안에서 재미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을 좋아했다. 수작업은 생각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작품에 따뜻함과 열정이 담긴다”고 밝히며, 과정에서만 나오는 미묘한 차이와 감성이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서울 석파정 미술관에서 'YOSHIDA YUNI; Alchemy' 개인전을 열며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아임도넛?의 한국 진출이 발표되며, 요시다 유니와의 협업은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한국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포스터 이미지 속, 도넛과 오브제를 활용한 실물 세팅 연출은 브랜드의 세계관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먹는 경험'을 넘어 '보는 경험'까지 확장되는 감각은, 아임도넛?을 단순한 도넛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이해하게 만든다.
도넛 그 이상으로

@i.m.donut

@i.m.donut
‘맛있다!’는 감탄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포화된 한국 도넛 시장에서 바다 건너 온 새로운 브랜드는 자신만의 언어와 시선을 가진 채 진입할 것이다. 단순히 퐁신하고 달콤한 맛이 아닌, '새로운 촉감과 구조'를 선보일 아임도넛?의 등장은 한국 디저트 문화에 작지 않은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해볼 만하다.
Credit
- 사진/ 각 이미지 하단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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