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을 위한 경기장 인근 맛집. 고척, 광주, 부산, 대전, 수원

야구를 보러 가는 길 발걸음은 가볍다. 유니폼을 챙기고, 굿즈를 꺼내며, 기분 좋은 긴장을 담아 경기장으로 향하는 시간들. 시작엔 늘 ‘오늘 뭐 먹을까’라는 질문이 자리한다.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테이크아웃 가능 맛집들을, 경기장 별로 정리해보았다. 어쩌면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라인업일지도 모른다.

사진/ 고척돔 제공

고척 스카이돔이 위치한 구일역에서 내리면 거대한 돔을 향하는 길부터 팬들은 고민한다. “고척엔 먹을 게 없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필수코스로 경기장 1분 거리의 백남옥 손만두에서 손만두를 포장해보자. 이곳은 감자피 만두가 유명한데 피가 얇고 쫀득해 맛있다. 주의할 점은 한시간 전인데도 웨이팅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이다. 진성 야구 팬의 팁으로는 도착 전에 전화(010-3306-9686)나 배달 어플로 미리 주문하는 걸 추천한다고.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다름 아닌 육회. 근처 더좋은축산을 방문해보자. 9900원에 육회 한 팩을 파는데, 8000원에 한 컵 사이즈의 신선한 육회에 시원한 물회육수를 담아내 인기폭발 중이라고. 소면 추가는 필수다. 육회만 먹기에 아쉽다면, 부지런을 떨어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오토김밥에서 김밥과 닭강정을 포장하는 옵션도 권한다. 물론 고척 명물 크림새우도 빠질 수 없다. 크림새우 반, 마라맛 반의 메뉴를 추천한다. 고척돔 내부에서 구매 가능하다.

[Info]

백남옥손만두: 서울 구로구 경인로 430 매일 11:00–22:00

더좋은축산: 서울 구로구 경인로47길 122 매일 9:30–21:00

오토김밥 고척점: 서울 구로구 경인로47길 14 1층 매일 10:00–21:00, 토-일 9:00

사진/ 기아 타이거즈 제공

광주는 야구도 치열하지만 먹거리도 만만치 않다. 전통적인 백반과 육전의 도시 한복판인 만큼 백반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가는 것도 좋다. 근처 신안동 진식당은 평범한 백반집이지만, 밑반찬이 특히 맛있어서 기아 팬들 사이에서는 근본 밥집으로 통한다. 생선구이랑 애호박찌개가 유명하다. 요즘 팬들은 보법부터 다르다. 야구장 내부에 위치한 인크커피에서는 라떼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 입장한다. 빵 종류도 90가지가 넘고, 기아타이거즈(@always_kia_tigers)와 협업한 다양한 굿즈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쉬는 날에도 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성심당의 튀김소보루만큼 크림이 한 가득인 인크커피의 야구공빵은 시그니처다. 만약 야구 푸드의 근본, 치킨을 원한다면 번거롭더라도 양동시장 쪽이 정답. 식어도 맛있는 전통 스타일 통닭을 고르려면, 마주 보고 있는 ‘양동통닭’과 ‘수일통닭’ 중 웨이팅이 덜한 곳을 택하면 된다. 역사도, 맛도, 팬들의 증언도 모두 확실하다.

[Info]

인크커피: 광주 북구 서림로 10 1층 매일 10:00-21:00

진식당: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로 105 1층 24시간 영업

양동통닭: 광주 서구 천변좌로 260-1 1층 매일 05:50 - 23:00

수일통닭: 광주 서구 천변좌로262번길 1-1 매일 06:00 - 23:00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바다 바람을 타고 오는 습기, 팬덤의 열기. 경기 전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주문진막국수도 추천한다. 막국수와 밀면도 맛있지만 이곳의 대표 메뉴는 입에서 살살 녹는 수육이다. 전분을 섞지 않고 메밀로만 면을 만들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그윽하다. 배를 채우고 난 뒤 로스터리 늘에서 여유롭게 잠시 시간을 보내고 돌리고 구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로 올해 시즌을 맞이해 롯데 자이언츠는 사직야구장 식당가를 리뉴얼하고 부산 로컬 맛집들을 초대했다. 부산 3대 떡볶이로 알려진 ‘다리집’과 전포 카페거리의 프루티프루타, 밀락더마켓 내 디저트 숍 밀락당 등이 입점했다. 경기장 안에서 한 끼를 해결해도 충분한 이유다. 사직동 하면 야구 이야기를 절대 빼놓을 수 없을 만큼, 거인들의 아지트로 불리는 승리의 통닭을 꼭 방문하자. 꼭 맛보아야 할 메뉴가 있는데 바로 땡초닭지리탕. 미리 예약 시 메뉴를 이야기하면 상차림을 완벽히 준비해둔다.

[Info]

주문진막국수: 부산 동래구 사직로58번길 8 매일 11:00-21:30

로스터리 늘: 부산 동래구 여고로127번길 68 백산아파트 상가동 1층 1호 화-금 10:00-21:00

승리의 통닭: 부산 동래구 아시아드대로171번길 88 하이얀빌 1층 화-금 13:00-24:00

사진/ 한화생명 제공

대전은 밀가루의 도시라는 것을 잊지 말자. 근처의 하나칼국수는 30년 넘게 있었던 곳으로 대흥동 칼국수거리에서 재개발 때문에 야구장 바로 옆 대사동으로 이사한 가게다. 얼큰칼국수에 집에서 싼 듯한 정감가는 김밥을 곁들이면 든든한 한끼가 완성된다. 야구장에서도 밀가루 파티는 끝나지 않는다. 농심가락은 떡볶이라는 평범한 메뉴로 골수팬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명물이다. 여름에는 꼭 이곳의 열무냉면을 꼭 먹어보자. 대전 명물 복촌손만두가 입점하고 이글스 브루어리의 맥주,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까지 완벽한 미식 코스를 즐길 수 있도록 최근 리뉴얼했다고. 경기가 끝나고 난 뒤엔 생고기 전문점 보강집으로 향해보자. 성심당만큼 유명한 맛집으로, 대전에만 유천동 본점을 포함해 지점 4곳이 있다. 한화 이글스 야구 중계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실제로 선수들이 자주 찾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자만추’를 할 수도 있다. 도축한 지 24시간 이내의 뭉티기는 쫄깃하게 씹는 맛이 특징. 당일 도축이라 주말에는 팔지 않는 고집스러움을 고수한다.

[Info]

하나칼국수: 대전광역시 중구 충무로 94 매일 9:30-21:00

농심가락: 대전 중구 대종로 373 경기 2시간 전 오픈

보강집: 대전 중구 유천로86번길 17 1층 매일 16:00-24:00

사진/ 구단 제공

수원의 맛집은 KT위즈파크 경기장만한 곳이 없다는 농담이 들릴 정도로 경기장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 힙한 행궁동과는 다른, 오래되고 소소한 분식 맛집이 많은 것이 특징. 진미통닭은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킨 곳 답게, 수원에 왔다면 이곳의 치킨을 안 먹고 가면 후회할 거라는 수원 토박이 야구 팬의 증언이 끊이질 않을 정도다. 야구장 내에 입점해 있지만 여유가 있다면 통닭거리에 위치한 본점을 방문해 볼 것. 경기장 내에서는 통닭과 함께 만두와 쫄면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보영만두도 근본 맛집이다. 이집의 쫄면은 새콤한 맛보다 매콤한 고추장 맛 많이 나서인지 느끼함을 잡아주기에 밸런스가 좋다. 경기장에서 조금 거리가 있지만 뚱이김밥도 추천한다. 치즈가 폭탄으로 올려진 치즈계란말이김밥이 유명하다. 물론 배달도 가능하다. 배를 채웠다면 입가심으로 경기장 내 위치한 정지영 커피 로스터스에선 코코넛커피를 주문할 것. 외야 쪽에 위치해 있다는 강점 덕분에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Info]

진미통닭: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800번길 21 화-일 11:00-23:00

정지영 커피 로스터스 스타필드점: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893 수원KT위즈파크 2층 월-금 15:00- 22:00 토-일 9:00-22:00, 경기 없는 날 휴무

보영만두: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893 수원KT위즈파크 매일 11:00 - 17:00, 경기 없는 날 휴무

뚱이김밥: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금당로 57 1층 화-금 08:00~20:00, 주말 09:00~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