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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버섯, 알고 보면 예술 작품? 탬버린즈의 특별한 협업

탬버린즈와 협업한 아티스트 듀오, 'A.A. 무라카미'와 나눈 이야기.

프로필 by 김형욱 2025.03.31

예술과 향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계속해서 이어온 탬버린즈는 버섯 포자가 지닌 폭발적인 생명력을 닮은 새로운 향, '보타리(Bottari)'를 선보이며 또 다른 예술적 실험을 이어간다. 이번 실험은 런던과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듀오 A.A. 무라카미가 함께한다. 탬버린즈와 A.A. 무라카미가 단단한 매듭으로 꽁꽁 묶여잇던 보타리를 완전히 펼쳐내니, 또 하나의 감각적인 세계가 성수 플래그십 매장에 펼쳐진다. 그 새로운 예술 세계의 중심에는 거대한 버섯 조형물, 'The Space Between Thoughts'가 있다.


A.A. 무라카미 아티스트 듀오, 아즈사 무라카미(Azusa Murakami)와 알렉산더 그로브스(Alexander Groves)

A.A. 무라카미 아티스트 듀오, 아즈사 무라카미(Azusa Murakami)와 알렉산더 그로브스(Alexander Groves)

하퍼스 바자 이번 협업의 시작과 그 과정이 궁금하다.

A.A. 무라카미 탬버린즈의 매장 내 조형물들만 보더라도 미술관에 전시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다.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지닌 브랜드다. 이들과의 첫 만남부터 창의적인 시너지가 느껴졌다. 서로의 비전을 금세 알아차렸음은 물론이고 서로의 고유한 색채를 살리며 새로운 영역을 함께 탐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하퍼스 바자 그렇다면 탬버린즈가 당신들과 협업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A. 무라카미 우리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 곧 존재하는 동시에 이내 사라져 없어질 순간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이어왔다. 그것은 곧 디지털과 자연의 요소를 융합하는 ‘에페메랄 테크(Ephemeral Tech)’라는 하나의 장르로 선보여졌다. 탬버린즈는 이걸 새롭게 느낀것 같다. 기술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넘어, 우리가 구축한 인공적 환경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미래를 함께 탐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퍼스 바자 탬버린즈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가 매우 인상 깊게 남은 듯하다. 처음 그 공간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A.A. 무라카미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이번 작품 ‘The Space Between Thoughts’의 개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콘크리트 골조만 남긴 채 웅장함을 자랑하는 이 건축물은 지상에서 지하 공간을 바라볼 수 있는 독특한 형태를 지녔다. 겉에서 보면 거친 느낌이 가득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생명력이 넘치는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 흥미롭게도, 버섯 또한 그러한 속성을 지녔다. 땅속 숨겨진 세계에서 자라며, 부패를 영양분 삼아 나무 둥지의 틈에서 피어난다. 이번 작품과 공간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퍼스 바자 작업에 들어가기 앞서, 브랜드에 대한 탐구가 진행되었을 텐데. 당신들이 파악한 탬버린즈는 어떤 브랜드라 할 수 있나?

A.A. 무라카미 탬버린즈는 특별한 해석이 없이도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고 명확한 시각적 언어를 비롯한 감각적인 소재를 활용해 메시지를 전하는 브랜드이다. 이번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 또한 탬버린즈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창의성이 고스란히 스며들어있는 것은 물론이고!


하퍼스 바자 그렇다면, 당신들이 판단한 탬버린즈의 성향과 가치를 예술적인 측면으로 녹여내기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가?

A.A. 무라카미 세 가지 요소가 이번 작업의 핵심이었다. 자연과의 심도 있는 대화, 재료에 대한 탐구, 그리고 조각적 형태.


(왼쪽부터) TAMBURINS 퍼퓸 보타리 50ml 17만8천원, 퍼퓸 보타리 블랙 11ml 7만 8천원

(왼쪽부터) TAMBURINS 퍼퓸 보타리 50ml 17만8천원, 퍼퓸 보타리 블랙 11ml 7만 8천원

하퍼스 바자 이번 협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탬버린즈의 새로운 향, ‘보타리(Bottari)’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

A.A. 무라카미 버섯 포자가 터질 때 느껴지는 폭발적인 생명력을 닮아, 깊고 감각적인 향이 인상적이었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확장되듯, 우리 작품과 닮아 있다.


하퍼스 바자 형태가 없는 ‘향’이라는 매개체를 토대로 형태를 가진 작품을 구현해 가는 과정은 어땠나?

A.A .무라카미 우리는 보이지 않는 삶의 요소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좋아한다. 향이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억이나 풍경, 감정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또 의식의 흐름 속 끝없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존재다. ‘움직임’을 가진 사물 또한 향과 같은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토어 방문객들이 찰나의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거대한 세라믹 버섯이 안개 고리를 피워내고, 보이지 않는 향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식의 결과물이 바로 이 작품이다. 몽환적이고 초월적인 세계에서 영감 받은 것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업인 셈이다.


하퍼스 바자 이 작품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꼭 느꼈으면 하는 ‘한 가지’는?

A.A. 무라카미 잊히지 않는 특별한 순간이 되었으면 한다. 산책 중 우연히 신비로운 동물이나 식물을 마주한 특별한 순간처럼, 이 작품과 함께하는 시간이 마법 같은 경험이었으면 좋겠다.


하퍼스 바자 탬버린즈와 또다시 협업을 진행한다면, 어떤 작업을 해보고 싶은가?

A.A. 무라카미 모두가 몰입할 수 있는 어떠한 SF 세계를 만들어보고 싶다. (웃음)


하퍼스 바자 탬버린즈와의 협업이 마무리 된 지금, 앞으로의 계획은?

A.A.무라카미 올해 연이어 전시 일정이 잡혀 있다. 밀라노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는 '동굴(Cave)'의 개념을 탐구하는 새로운 설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거다. 또 미국 휴스턴 미술관(Museum of Fine Art Houston)에서 열릴 첫 번째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고.


하퍼스 바자 <바자>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A.A. 무라카미 세상은 보이지 않는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으니, 항상 호기심을 가질 것!


Credit

  • 사진 / 탬버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