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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 안소희, 공승연이 뭉친 이유

연극 '꽃의 비밀'이 개막한다

프로필 by 조서연 2025.03.05

READY, SET, GO


연극 <꽃의 비밀>이 이제 막 무대에 올랐다. 그 위에 선 이연희, 안소희, 공승연의 얼굴이 보인다.


이연희가 착용한 코트, 테일러드 팬츠는 Sportmax. 다이아몬드 귀고리, 반지는 Graff. 안소희가 착용한 레더 드레스는 Pinkong. 스틸레토 힐은 Christian Louboutin. 귀고리는 McQueen. 공승연이 착용한 재킷, 팬츠 Erdem.


하퍼스 바자 세 사람이 함께하는 연극 <꽃의 비밀>이 2월 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금 기분을 표현한다면?

이연희 빨리 관객들을 만나 우리가 지금껏 열심히 한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 과연 웃어주실지 기대도 되고 한편으론 설레기도 하고.

하퍼스 바자 연희 씨가 먼저 무대에 오르게 될 텐데.

안소희 우리 연극의 첫 시작이다 보니 승연이와 함께 가서 응원하려고 한다. 막상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더 떨릴 것 같다.

이연희 아직 무대에 오르기 전이라 긴장도 되고 다른 사람들의 연기를 보는 게 부담될 것 같은데 다들 보러 온다고 하더라. 나라면 안 볼 것 같은데….(웃음)

공승연 응원하는 마음도 있지만 관객들이 어느 부분에서 웃을지 그 타이밍을 알고 싶은 생각도 있다. 관객마다 다르고 낮 공연, 저녁 공연 다 다르다고 하지만 일단 봐야 알 것 같아.


볼륨감 있는 슬립 원피스, 팬츠는 Nueque. 귀고리, 반지는 Messika. 리본 디테일 슈즈는 Jimmy Choo.


하퍼스 바자 각자 ‘모니카’가 되기로 결심했던 순간을 기억하나?

공승연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님과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는데 감독님을 만날 때마다 일기를 썼더라. 이게 참 신기한데 최근 집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우연히 일기장을 보게 되었는데 2017년에도 감독님을 만났더라고.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인 시절이었는데 설렌다고 적은 게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감독님과는 몇 년에 한번씩 연락하는 사이인데 어느 날 준비 중인 작품이 있는데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연락을 주셨다. 그전까진 감독님과 작업해본 적도 없고, 심지어 연극은 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지. 그렇게 제안을 받고 2주 정도 고민하다 하기로 결심했다.

이연희 나는 한 3~4일 정도 고민했었던 것 같다. 공백기가 길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과 함께 감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할 때였는데 대본도 재미있고 역할도 괜찮아 꼭 하고 싶었다.

안소희 최근에 연극을 처음 경험하고 정말 좋았기 때문에 또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와중에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가 와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코미디 장르라는 부분이 좀 생각을 하게 했지만 그리 크진 않았다. 일단 연극을 재미있게 하기도 했고, 이왕이면 아예 새로운 장르를 하는 것도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연극 무대 자체가 내겐 도전이라 장르 역시 처음 하는 걸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플리츠 톱, 샌들은 McQueen. 스커트는 Ami. 진주 귀고리는 Roger Vivier.


하퍼스 바자 여러분이 연기한 ‘모니카’는 어떤 인물인가?

공승연 모니카는 이탈리아 작은 시골마을 빌라페로사에 사는 10년차 주부로 아이 없이 남편과 둘이 농사도 짓고, 포도를 따서 와인을 만드는 등 평화롭게 사는 평범한 여성이다. 결혼 전에는 배우를 준비했을 정도로 굉장히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로 마을에서 미모 담당을 맡고 있기도 하지.(웃음) 그리고 <꽃의 비밀>은 4명의 여인들이 주축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나가는데, 극 중 연기를 전공한 덕분에 언니들에게 연기를 가르쳐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퍼스 바자 모니카라는 캐릭터를 각자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나?

공승연 나의 모니카는 다른 모니카들에 비해 화가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목소리도 일부러 더 중성적이게 내기도 했고. 전직 배우였을 때 남자 역할을 했던 걸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그 모습이 한번씩 튀어나오는 듯한 모습을 살리고 싶었다.

이연희 나는 행동이나 자세 위주로 조금 더 남자답게 보이기 위해 포인트를 잡았던 것 같다.

안소희 비록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남장을 하게 되었지만 이왕이면 멋지고 예쁘면 좋겠고, 또 자연스러웠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계속 신경 쓰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재킷, 스커트, 벨트는 모두 McQueen.


하퍼스 바자 서로의 모니카에 대한 감상평을 남겨본다면?

안소희 연습할 때 본 연희 언니의 모니카는 뭔가 애교스럽지만 도도하고 새침함이 있는 미모 담당의 느낌 그대로였다.

공승연 나는 조금 다르게 봤는데 약간 허당 같은 느낌이 있다. 이연희라는 사람이 지닌 캐릭터 그대로 귀여움도 있는 것 같고.(웃음)

안소희 이야기를 끌어가는 4명의 여인 중 막내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승연 모니카는 어느 순간 되게 멋진 맏언니와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더라. 상황을 이끌어가는 리더와 같은 모습이랄까.

공승연 소희 모니카는 제일 애교가 많은 캐릭터다. 귀엽고 잘생겼어. 남장 했을 때 그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이연희 맞아. 소희는 허점 없이 완벽하게 잘하고 있다. 좀 더 허점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보이지 않네? (웃음) 승연이는 소희 말처럼 여장부 스타일도 있고 허점이 너무 많아. 그래서 은근히 재미있다.

하퍼스 바자 이번 작품은 연기 중 제일 어렵다는 코미디 장르다. 나름의 준비가 필요했을 것 같다.

이연희 그 부분에 대해선 장진 감독님이 많이 알려주셨다. 제일 중요한 건 관객들을 웃겨야 하는 부분에서 웃기지 않더라도 진지하게 할 것. 진지하게 임한다면 그게 리얼리즘으로 간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공승연 약간 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하다. 감독님이 “여기는 무조건 터져” 라고 하신 부분이 있는데 정작 우리는 “이게요?” 하는 구간이 있거든. “날 믿어봐” 하시는데 한번 봐야지.


공승연이 착용한 드레스는 Noir Larmes. 이연희가 착용한 모노크로매틱 레이어드 룩은 Sportmax. 다이아몬드 귀고리, 반지는 Graff. 안소희가 착용한 점프수트, 톱은 Pinkong.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퍼스 바자 갑자기 생각난 건데 연극 무대에서 했던 것 중 가장 큰 실수가 무엇이었나?

안소희 연극 <클로저> 첫 공연 첫 무대였던 것 같다. 맥주를 들고 있는 신에서 쏟은 줄도 몰랐는데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때 상대역이었던 선배님이 대사랑 연결해서 능청스럽게 넘어가는데 진짜 잘하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연희 나는 오히려 첫 공연 때 실수하지 않고 중간에 나왔는데 이제 좀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전혀 틀릴 것 같지 않은 부분에서 같은 말만 반복한 거야. 버퍼링 걸려서 다음 대사는 나오지 않고 똑같은 대사만 몇 번을 했는지…. 그때 상대 배우가 대사 톤으로 정신 차리라고 말해준 덕분에 무사히 넘어간 적이 있다.

공승연 진짜 무대 위에서는 선배들의 경험과 경력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배우들끼리 서로 믿는 것도 중요하고.

하퍼스 바자 만약 지금까지의 삶을 연극으로 만든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이연희 바쁘게 일만 했던 나의 20대는 겉은 화려해도 개인적으론 무척 힘든 시기였다. 내 안에 어두운 면이 굉장히 많을 때이기도 한데 그걸 연극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싶다. 스릴러 공포 장르로, 극의 배경은 예쁘고 뽀샤시하지만 어두운 내면을 지닌 캐릭터가 등장하는 거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까운 누군가가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를 구원하는 이야기로 풀 수 있지 않을까.

공승연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아보면 딱히 재미있는 일은 없지만 늘 코미디 같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그러니 내 삶을 연극으로 만든다면 코미디 장르로 재미있게 풀어봐도 좋을 것 같다.

안소희 나는 개인적으론 1인 극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

이연희 그것도 재밌겠다. 여러 명이 나와서 안소희 한 사람을 연기하는 것도.

안소희 그렇지, 나도 그걸 생각했다. 여러 배우가 나라는 캐릭터 하나를 두고 연기한다면 조금 더 다채롭지 않을까. 사람의 감정이 하나일 순 없고 성격 역시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니까. 만약 한 달 동안 연극을 한다고 하면 하루는 되게 까칠한 안소희, 그 다음 날은 즐거운 안소희처럼 관객들이 봤을 때 그날 그날 배우의 기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느 날은 밝지만 또 다른 날은 되게 차가워 보이는 것처럼. 그게 진짜 내 모습이니까.

이연희가 착용한 맥시 코트, 테일러드 팬츠는 Sportmax. 다이아몬드 귀고리, 반지는 Graff 안소희가 착용한 레더 드레스는 Pinkong. 귀고리는 McQueen. 공승연이 착용한 재킷, 팬츠는 Erdem.


하퍼스 바자 곧 3개월이라는 대장정이 시작된다. 무대의 막이 내리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이연희 열심히 했다는 뿌듯함이 남지 않을까. 공연할 때마다 매회 부딪힐 것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받아들이고 잘 흘러왔구나 하는 마음이 남을 것 같다. 또 함께 작업한 팀과 연출부도 남을 테고.

안소희 작품을 할 때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배우 안소희, 인간 안소희에게 남는 것도 생기는데 그게 제일 큰 것 같다. 이 작품 역시 연기라는 일로서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결국엔 내게도 무언가 남는 것이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공승연 생애 첫 연극에 도전하고 내가 연극배우가 되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오랜 시간 선배들과 매일 만나 함께 땀 흘리며 연습하는 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하지 못할 경험이기에 그 시간들이 내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또 하나는 관객과 만나는 것, 그리고 조금이나마 연기력도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기대도 있다. 이 작품을 끝내고 나면 연극을 또 할지, 혹은 안 하고 싶을지 어떤 결론이 날지 아직 알 순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좋다. 우리 스스로 거울을 보면 웃겨서 웃음이 나올 정도거든. 내 모습이 웃겨서(웃음) 상대 배우를 마주하면 웃음을 먼저 참아야 할 만큼 재미있으니 연기하는 우리는 물론 보시는 분들도 재미있을 거라 기대한다.

Credit

  • 프리랜서 에디터/장정진
  • 사진/김선혜
  • 헤어/ 홍준성(이연희),강현진(안소희),안홍문(공승연)
  • 메이크업/ 곽혜령(이연희), 이영(안소희), 이윤영(공승연)
  • 스타일리스트/ 박세준(이연희), 남주희(안소희), 반주희(공승연)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