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75세 여행 작가가 들려주는 늙지 않는 비결!
여행 작가 김원희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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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는 Eudon Choi.
나이듦이란 무엇일까?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머리가 희어지는 것일까? 75세 여행 작가 김원희를 보면 진짜 노화는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는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 해도 배울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젊다.” 시인 아이스킬로스의 말처럼 김원희는 누구보다 젊고 멋지다.
컴퓨터 강사로 일하는 그는 필요한 자료를 업로드하기 위해 50대 후반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독서를 좋아했고, 책을 읽으면 간단히 메모장에 기록하던 습관을 블로그로 옮겼다. 여행 작가로서의 첫걸음도 책에서 비롯되었다. <파리는 여자였다>에 소개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세계적인 독립서점이지만 당시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를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에 여행지를 파리로 정한 것. 처음 하는 자유여행이었기에 열심히 공부했고, 다녀와서는 다른 이들을 위해 블로그에 여행기를 올렸다. 그렇게 쌓인 기록들이 <할매는 파리 여행으로 부재 중>이란 책이 되었고, 이후 5권을 출간한 작가가 되었다. 최근 내놓은 신작 제목처럼 여전히 김원희의 <여행은 현재 진행 중>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묻곤 한다. 그 나이에 어떻게 자유여행을 갈 수 있냐고, 두렵지는 않냐고. 그러면 그는 이렇게 답한다. “공부하면 돼요. 그리고 시도하면 되죠.”
하퍼스 바자 이전 인터뷰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삶의 위로를 받았다고 하셨어요.
김원희 그런 거 있잖아요. 큰 상처나 낙담보다 누구나 나이 들면서 느끼는 감정들. 사회와 멀어지면서 생기는 무료함이나 소외감 같은 것들요. 또 오랜 시집살이로 생긴 외로움이 글에 자연스럽게 투영된 것 같아요. 그리고 비슷한 처지의 분들이 공감해줄 때 위로와 치유를 받죠.
하퍼스 바자 현재는 어떤가요?
김원희 질문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이 매우 좋은 거예요. 부족함도 없고, 더 바랄 것도 없는 하루하루죠. 뻔뻔스러워진 것이겠지만 자유롭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좋을 것이다’ ‘내일 생을 마감해도 억울하지 않겠다’라는 마음이 드는 걸 보면 확실히 치유된 것 같아요. 나이에 대한 두려움도 어느새 사라졌어요.
하퍼스 바자 작가님의 글을 통해 치유받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김원희 몇몇은 친구가 되어 동네에 자주 찾아와요. 여행을 함께 가기도 했고요. 어릴 적 친구도 끈끈하지만, 나이가 들어 만나는 인연은 또 다른 특별함이 있더군요.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친구가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상대방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걸 굳이 묻지 않고, 관계의 선을 잘 지키니 인연이 오래 지속되고요.
하퍼스 바자 친한 친구와 여행을 가도 스타일이 다르면 쉽지 않잖아요.
김원희 보통 자유여행을 경험해보지 않은 동년배들이 동행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요. 처음에는 ‘피곤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든 첫 도전을 시도하는 건 좋은 일이다’라는 마인드로 바뀌더라고요. 특별히 안 맞는 경우는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름을 허용하게 됐어요.
하퍼스 바자 작가님의 여행 스타일은 어떤가요?
김원희 주로 책을 통해 여행지를 정해요. 이야기의 배경 도시나 가보고 싶은 장소를 책 속의 길을 따라 여행하죠. 이렇게 하면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꿈꾸던 곳에 섰을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이 안 돼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도시를 먼저 정하는 편이에요. 특히 소도시 여행을 좋아해요. 작은 동네를 산책하며 동네 사람들과 자주 마주치면 친밀감이 생기고,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면 여행이 두렵지 않아요.
하퍼스 바자 인생 첫 자유여행도 불안하지 않았나요?
김원희 첫 여행은 좀 떨렸어요. 많은 준비를 하고 떠났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더군요. 길을 헤매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도 하고요. 그럴 때마다 현지인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그 만남들이 참 즐거웠어요. 패키지 여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었죠. 세상을 다르게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하퍼스 바자 그럼에도 자유여행은 쉽지 않아요. 특히 시니어 분들에게는요.
김원희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하면 돼요.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잘 다루면 좋겠지만 어렵다면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한 번만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요.
하퍼스 바자 여행은 건강할 때 다닐 수 있다고들 하잖아요. 장시간 비행이나 시차를 극복할 만큼의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으신가요?
김원희 없어요. (다들 없으시다고.) 건강한 정신 아닐까요? 자유여행은 건강에도 이로워요. 여행 중에는 많이 걷게 되잖아요. 몸이 좀 둔해졌다 싶으면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해요.
하퍼스 바자 어떤 방식으로 멘탈 관리를 하시나요?
김원희 부정적인 감정을 잊으려고 노력해요. 현재의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일에 몰두하죠. 감정을 글로 적어보기도 하고요. 감정도 노력하면 치유가 돼요. 이만큼 살아보니 용서하지 못할 건 없더라고요.
하퍼스 바자 70년을 살면 별일도 별일이 아니게 되나요?
김원희 책에도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라는 말이 있잖아요. 만약 내일 죽는다면 오늘의 미움과 걱정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하퍼스 바자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는 않으신가요?
김원희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라면 불편한 점만 보지 않고 즐기려 해요. 마음속에 우주가 있고 생각하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죠. 늙는 게 결코 나쁜 건 아니거든요. 나이듦과 죽음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해요. 이런 태도는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도 극복할 수 있게 해줘요. 정신과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해요. 전 이러한 힘을 책을 통해서 얻어요. 책 속에는 사람이 살아갈 방향도, 여행의 길도 담겨 있어요. 무수한 사람과 사연들이 나오거든요.
하퍼스 바자 20~30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김원희 <노인과 바다>는 삶을 닮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주인공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홀로 고래를 잡으러 나가죠. 바다가 세상인 셈이에요. 사투 끝에 고래를 포획하지만, 상어 떼의 공격으로 고래 뼈만 남긴 채 돌아와요. 치열한 한때를 살다가 노년을 맞이하는 우리네 인생 같지 않나요?
하퍼스 바자 작가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김원희 당장 내년에도 건강한 몸으로 세상을 보는 것. 그리고 걸을 힘이 없어졌을 때는 큰 헌책방을 열고 싶어요. 책도 읽고, 젊은이들과 책에 대해 토론도 하고,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원석 같은 1인 작가들도 소개하는 그런 공간이죠.
Credit
- 사진/ 영배
- 헤어/ 경민정
- 메이크업/ 유혜수
- 스타일리스트/ 이명선(Tikitaka)
- 어시스턴트/ 안나현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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