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아직도 안 정했다면?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여름 휴가, 아직도 안 정했다면?

조심스럽게 해외 여행을 준비하는 모험가 정신으로 가득한 당신을 위한 여행법

BAZAAR BY BAZAAR 2022.06.10

프랑스, 세벤느

1인부터 가족 여행자까지 다양한 트레킹 프로그램이 있다. (c)La Roquette

1인부터 가족 여행자까지 다양한 트레킹 프로그램이 있다. (c)La Roquette

경유지에서 여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식사를 나눈다

경유지에서 여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식사를 나눈다

당나귀에 짐을 싣고, 당나귀 트레킹

20세기 최고의 여행작가 패트릭 리 퍼머의 중요한 여행서 〈그리스의 끝 마니〉는 그가 그의 아내와 함께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산맥의 험준한 산악 마을을 둘러본 이야기다. 그의 충만한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한 문장을 읽으면서 사실 제일 궁금했던 건, 미끄러운 자갈이 굴러다니고 온통 손바닥 선인장 군락만 흩어진 뙤약볕의 산줄기를 어떻게 지치지 않고 오르내렸을까, 하는 것이었다. 에너지의 원천은 당나귀였다. 
 
계곡이나 오르막 경사길도 당나귀를 타고 걸으면 쉽다 (c)La Roquette

계곡이나 오르막 경사길도 당나귀를 타고 걸으면 쉽다 (c)La Roquette

당나귀는 말보다 순하지만, 고집이 세어 다루기 쉽지 않다

당나귀는 말보다 순하지만, 고집이 세어 다루기 쉽지 않다

 
그들은 당나귀에 다음 장소로 짐을 실어 보내거나 단단한 안장에 올라타 체력을 조절했다. 캐롤라인 버그널 감독의 사랑스러운 프랑스 영화 〈마이동키, 마이 러버&아이〉에서는 아예 당나귀 트레킹이 전면에 등장한다. 
 
영화 '마이 동키, 마이 러버&아이'의 한 장면

영화 '마이 동키, 마이 러버&아이'의 한 장면

시간이 흐르면서 영화 속 둘은 든든한 트레킹 버드가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영화 속 둘은 든든한 트레킹 버드가 된다

 
주인공 앙투아네트는 그의 비밀스런 연인 블라디비르가 그가 아닌 가족과 여행을 떠나자 그들을 몰래 따라가 당나귀 트레킹을 하게 된다. 영화 속 트레일은 소설 〈보물섬〉으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1878년 당나귀와 함께 걸은 프랑스 남부 세벤느(Cévennes) 계곡이다. ‘쉬망 드 스티븐슨(Chemin de Stevenson)’ 로 불리는 이 길은 오트루아르(Haute-Loire), 로제르(Lozère), 가르(Gard)를 가로지르는 약 225km 거리의 장거리 트레일이다.  
 
영화와 달리 당나귀 대부분 훈련을 잘 받은 트레커이니 걱정하지 말 것

영화와 달리 당나귀 대부분 훈련을 잘 받은 트레커이니 걱정하지 말 것

 
등산할 때 목걸이조차 무겁다고 느끼는 저질체력의 당사자라면, 당나귀 트레킹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막연히 생각할지 모른다. 천진하고 종종 경박하게 웃는 앙투아네트의 당나귀, 패트릭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대체로 순하지만 때때로 고약한 고집을 부리는 당나귀가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기 때문. 그럼에도 살아 있는 생명체와 교감하며 로드 트립 하는 경험은 정말 특별하다. 
 
짐은 당나귀에게 맡기고 트레킹을 즐기면 된다.(c)La Roquette

짐은 당나귀에게 맡기고 트레킹을 즐기면 된다.(c)La Roquette

 
세벤느 국립공원 중산간에 자리한 전통 코티지, 라 로케트(La Roquette)에서 마음에 드는 당나귀를 골라 함께 로드 무비를 찍어 보자. 남프랑스의 부드러운 햇살이 떨어지는 오래된 석조 여인숙에 숙박하고 하루 여정을 끝낸 다른 하이커와 나누는 로컬 테이블은 호사로움이 무엇인지 말해줄 것. 세벤느 계곡과 로제르 산속을 가로지르는 동안 고대 바위가 흩어진 능선과 목가적 산악 마을, 야생화로 둘러싸인 숲 등 다채로운 이국적 풍경을 만난다. 여정을 잘 마친다면, 앙투아네트 그리고 스티븐슨처럼 당나귀와의 이별에 아쉬운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트레일의 오두막 대부분 당나귀를 키우고 있다 (c)La Roquette

트레일의 오두막 대부분 당나귀를 키우고 있다 (c)La Roquette

 
문의 : www.chemin-stevenson.org 예약 www.gitelaroquette.com 
요금 : 당나귀 대여 하루 55유로, 숙박 33~133유로. 
반나절부터 장기 트레킹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경유지마다 코티지 도미토리에서 머문다. 회귀 코스를 선택하지 않으면 당나귀는 마지막 도착지에서 작별한다.
 
 
 
 

스위스, 에벤알프

20m에서 최대 200m 높이에 매달리는 포탈렛지 (c)aescher.ch

20m에서 최대 200m 높이에 매달리는 포탈렛지 (c)aescher.ch



절벽 허공에서 하룻밤, 클라이밍 스테이
미국 출신의 유명 클라이머 토미 콜드웰과 케빈 조르게슨은 2015년 1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악명 높은 거벽, 엘 캐피탄 던 월(El Capitan’s Dawn Wall)을 무려 19일간 914m 수직 등반하는 프로젝트에 성공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던 월(The Dawn Wall)〉이 담은 그들의 여정은 놀랍도록 아름답고, 수도승의 수행처럼 경건한 감동이었다. 하지만 늘 따라다니는 궁금증이 있었으니. 대체 저 가파른 절벽에서 어떻게 잠을 청하고 용변을 해결한 거지? 
 
암벽에서의 특별한 하룻밤. (c)kletterwelt

암벽에서의 특별한 하룻밤. (c)kletterwelt

쏟아지는 별빛 아래 알프스의 야생을 느껴보자 (c)kletterwelt

쏟아지는 별빛 아래 알프스의 야생을 느껴보자 (c)kletterwelt

 
그들은 19일간 가파른 벽에 텐트를 치고 쪽잠을 자고, 여과 없이 들어오는 태양 빛에 눈을 떴으며, 소변은 바깥으로 버리고 큰 용변은 따로 모았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극한 환경이지만 생애 한 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훅 들어온다. 수직 벽에서 떨어지는 별을 보고, 야생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기가 막힌 여명의 공기에 휩싸이는 느낌은 무엇일까. 아마 다시 태어나야 가능할 법한 이 ‘경험’이 여행 상품을 등장했다. 그것도 매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장’으로 꼽히는 스위스 아펜첼 지역의 최북단, 에벤알프(Ebenalp)의 에셔 산장(Berggasthaus Äscher)이 있는 알프슈타인(Alpstein) 거벽에서 말이다.  
 
알프슈타인 거벽과 콘스탄츠 호수까지 보인다. (c)aescher.ch

알프슈타인 거벽과 콘스탄츠 호수까지 보인다. (c)aescher.ch

허공에 매달린 포탈렛지 텐트(c)aescher.ch

허공에 매달린 포탈렛지 텐트(c)aescher.ch

 
신청자는 고대인이 거주했던 키르흘리 석회암 동굴에서 숙련된 암벽 가이드의 안전 교육을 받은 다음, 60m 대암벽에 매달려 있는 허공 텐트, 일명 포탈렛지(Portaledge)까지 하강한다. 
 
숙련된 암벽 가이드가 함께 한다 (c)kletterwelt

숙련된 암벽 가이드가 함께 한다 (c)kletterwelt

 
포탈렛지에서 전화로 에셔 산장의 저녁 식사를 주문할 수 있으며, 원할 경우 산악 가이드가 함께 하루를 보낸다. ‘암벽 기술이 없어도, 몽유병이 있어도 당신은 안전하고 추락하지 않는다’라는 안내 문구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알프슈타인 중산간에 있는 에셔 산장 (c)aescher.ch

알프슈타인 중산간에 있는 에셔 산장 (c)aescher.ch

암벽에 박힌 에셔 산장의 내부 (c)aescher.ch

암벽에 박힌 에셔 산장의 내부 (c)aescher.ch

최대 2인까지 머무를 수 있다. (c)aescher.ch

최대 2인까지 머무를 수 있다. (c)aescher.ch

 
특별한 밤을 보내고 일출을 바라보며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는 상상을 해보라. 새벽 소금을 쫓아 절벽에 입맞춤하는 산양들 사이로 거벽의 민낯이 반짝거릴 것이다. 허공에서 내려오면 끝내주는 전망의 에셔 산장에서 알프스 치즈를 듬뿍 올린 치즈뢰스티가 기다린다.
 
요금 : 1박 620~690스위스프랑(1~2인), 에셔 산장의 아침식사와에벤알프 산악열차 티켓 포함.  
예약 : kletterwelt.ch/shop/kletterkurse/portaledge-uebernacht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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