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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째 스위트홈에 갇힌 이진욱&고민시&진영

두 번째 스위트홈에 갇힌 세 남녀. 이진욱, 고민시, 진영이 어둠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프로필 by BAZAAR 2023.11.24
 
 

시즌 2부터는 원작 웹툰에는 없는 이야기니까. 찬영은 이런 관점에서 태어난 캐릭터 같아요. 이렇게 황폐화된 세계에서도 정의를 지키고 싶은 사람, 내면에 인간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사람, 중심이 바로 선 사람. - 진영 

 
고민시가 착용한 원피스는 Coach. 재킷은 Salvatore Santoro. 이진욱이 착용한 스트라이프 재킷, 팬츠, 셔츠, 탱크 톱은 모두 Celine Homme. 진영이 착용한 두 개의 셔츠, 레더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재킷, 니트, 팬츠는 모두 Zegna. 
 

이진욱

<스위트홈>은 배우 이진욱에게 아주 특별한 작품이죠. ‘편상욱’ 캐릭터도 그렇고요. 시즌 2를 맞이해 캐릭터가 완전히 새로워졌어요.
네, 아주 특별하죠. 이렇게 재밌는 경험을 하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고요. 시즌 1의 ‘편상욱’은 기존에 제가 맡아본 적 없는 역할이기도 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역할이기도 했어요.
어떤 아쉬움일까요?
어쨌든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은 캐릭터였거든요. 사연도 많고 다뤄야 될 이야기도 많았는데 상황상 별수 없이 넘어간 부분이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어요. 우스갯소리로 감독님하고 ‘편상욱 스핀오프’를 만들어도 될 정도라고 얘기했거든요.
그렇게 떠나보낸 편상욱이 다시 돌아왔어요. 편상욱 몸으로 들어간 정의명과 함께요. 편상욱은 편상욱이지만 또 아니기도 하죠.
이런 논란 아시죠. 뇌 이식을 하면 주민번호를 바꿔야 하느냐 아니냐. 뇌의 주인이 그 사람이냐, 몸의 주인이 그 사람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 이응복 감독과 사전에 어떤 합의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과학적인 논리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정의명이라고 저는 이해했어요. 다만 편상욱은 의지가 엄청나게 강한 인물이기 때문에, 정의명에게 자신의 몸을 100퍼센트 빼앗기지는 않은 느낌인 거죠.
세포가 편상욱의 삶을 기억하고 있다는 거죠?
그렇죠.
그렇다면 시즌 1의 정의명 캐릭터를 어느 정도 참고했나요?
연구하긴 했지만 그를 모사하는 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어쨌든 편상욱의 몸을 빌렸기 때문에요. 몸은 원래의 편상욱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들을수록 독특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네요.
연기하는 저도 재밌습니다. 시즌 2, 3에 정의명이라는 인물의 뒷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시즌 1에서 편상욱의 캐릭터가 그랬듯 복합적이고 철학적인 내용들이 있습니다. 철학적인 질문을 많이 던지는 캐릭터예요.
시즌 1을 촬영하면서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 정도였다고 애정을 표했는데, 이번 촬영은 어땠나요?
흔하지 않은 캐릭터이기에 연구할 부분이 많았고, 절대적으로 정해진 분량 안에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압축해서 담으려 한 것 같아요. 모든 인물이 단편적이진 않지만 유독 밀도가 남다른 캐릭터이니까요.
진욱 씨는 이야기하다 보면 잠시 어디를 다녀오는 사람처럼 느껴져요.(웃음) 때때로 여기가 아닌 저기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할까요?
제가 이미지적인 사람이라 그런 것 같아요. 말할 때 상상을 동원해요. 어떻게 보면 그게 장점인 것도 같아요. 예전에 보았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을 때도 있고, 심지어 다큐멘터리에서 본 동물의 어떤 느낌에서 가져올 때가 있어요. 천재적인 느낌인 건 아니에요.(웃음)
그러면 뭐라고 해야 하죠?(웃음)
배우로서의 발악이라고 해야 될까요? 대부분의 배우가 그렇겠지만 배우는 관찰력이 좋은 사람들 같아요. 보통 사람들이 보는 시선과는 좀 다르게 세상을 살아갑니다. 거기서 많은 힌트를 얻어요. 저는 좀 그런 편이거든요. 그래서 다큐멘터리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얼마 전<전사 유인원들의 진화>라는 작품을 인상적으로 봤어요. 응고고 침팬지 그룹이 영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식을 기록한 다큐인데 정말 잔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온갖 것들이 담겨 있거든요.
최근 인터넷상에서 ‘등장신 장인’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데, 그런 표현을 들으면 어때요?
대중은 내가 길게 나오면 안 좋아하나? 하고 처음엔 생각했습니다. 잠깐씩만 나와야 하나?(웃음) 그래도 필요한 장면에 효과적으로 출연을 해서 그런 임팩트를 남겼다는 건 뭐 기분 좋습니다.
아직도 소년미가 있는 것 같아요.
아, 좋게 말하면 그건데 철없어서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는 편이라 좋게 말하면 순수하게 보이고 나쁘게 말하면 약간 바보같이 보일 수도 있죠. 모든 걸 염두에 두고 생각하는 편은 아닙니다.
과거 인터뷰를 보면, 욕망대로 변한다면 나이키가 정말 좋아서 “나이키 스우 씨가 되어버릴 것 같다”라고 했어요. 여전한가요?
지금은 그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웃음) 여전히 새일 것 같아요. 새 중에서도 독수리가 되긴 해야죠. 잡아먹히면 안 되니까.
날고 싶은 거예요?
네. 나는 것에 대한 환상은 죽을 때까지 없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왜일까요?
날면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하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완전 다를 것 같고요. 전 아직도 비행기 타면 잠이 안 와요. 신나서요.
내려다보는 느낌이 좋은 거예요, 아니면 이동하는 감각이 좋은 거예요?
후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전 모르는 도시에 가서 살아보는 것을 좋아해요.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잖아요. 이젠 사람 이진욱과 배우 이진욱이 마구 뒤엉켜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구분이 잘 안 되긴 해요. 하지만 전 정확하게 답이 안 나오는 것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요. 차라리 좋아하는 것에 집중을 하는 편이죠.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비슷한데 그럴 바엔 내가 행복한 것에 집중하는 게 맞아요. 친구들도 이 나이쯤 되니 네가 제일 재미있게 사는 것 같다고 얘기해요. 그 얘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아요. 뛰어난 것보다 특별한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고유함에 대한 얘기예요. 각자 자기 방식대로 살면 누구나 특별해져요. 특히 배우는요.
 
진영이 착용한 롱 코트는 Koominsung. 슬리브리스는 Lemaire. 팬츠는 Sandro Homme. 앵클부츠는 Alexander McQueen. 실버 링은 Tom Wood.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고민시가 착용한 블레이저, 쇼츠, 하이힐은 모두 Ferragamo. 
 
원피스는 Loro Piana. 부츠는 MaxMara. 
 

고민시

고민시가 맡는 캐릭터에는 늘 기대가 생겨요. 어떤 역할도 고민시가 연기하면 납작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거든요. ‘은유’라는 캐릭터에도 분명 배우 고민시가 심어놓은 유전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시즌 2의 은유는 어떤가요?
일단 정말 감사합니다.(웃음) 시즌 1에 비하면 은유는 많이 성장했고 성숙해지기도 했어요. 돌이켜보니까 저 자신도 그래요. 시즌 2와 3을 촬영하면서 배운 게 정말 많아요. 시즌 1에 비해 캐릭터의 변화가 크다 보니 좀 복잡한 마음이 되었거든요. 어떻게 하면 시청자분들에게 은유가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될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납득이 되어야 움직일 수 있는 편이죠?
네, 맞아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 중 이번이 그 지점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어요. 표현하고자 하는 바의 알맹이를 찾는 데까지요. 촬영 초반까지도 뭔가가 더 없을까 고심했고, 감독님들뿐만 아니라 촬영 감독님들과도 소통을 정말 많이 했어요. 돌이켜보면 그렇게 어렵고 혼란하던 시기가 있어서 은유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개인적인 성장도 있었고요.
원래 이렇게 말을 매끄럽고 일목요연하게 하나요?
아니에요.(웃음) 여기 오는 길에 촬영 당시 사진들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났어요. 그사이 제가 꽤 단단해져 있더라고요. 그때는 몰랐어요. 이 촬영이 정말 끝나기는 할까. 찍어도 찍어도 아직 찍을 게 많이 남아 있고.(웃음)
촬영 기간이 어느 정도였어요?
일 년 정도요. 꽤 오래 걸렸죠.
시청자들에게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오래 촬영하면 지치는 강도가 또 다르죠. 동력이 잘 안 생기니까.
그래서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이번에 촬영하면서는 진영 오빠와 붙는 신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항상 원 플러스 원처럼 함께 촬영했어요. 험난한 신도 많았고, 육체적으로 힘든 신도 많았죠. 그러다 보니 대화는 많이 못했지만 서로 의지하게 되고 진영 오빠와 같이 찍는 날이면 뭔가 든든했던 것 같아요.
진영 님도 그런 말을 똑같이 했어요.
아 그래요?(웃음)
자신과 비슷한 성격인 것 같다고도요.
그래요? 어디가요? 전혀 다른 사람인데.(웃음) 진영 오빠는 제가 태어나서 본 사람 중 가장 착한 사람 같아요. 저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든 내색을 전혀 안 해요. 대신 눈을 보고 알았죠. 지금 버티고 있구나, 열심히 해내고 있구나, 우리는 지금 성장 중이구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고민시는 자신을 설득시키는 시간도 필요한 동시에 시청자의 입장도 상당히 민감하게 고려하는 배우 같아요.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같이 다니는 스태프나 현장 스태프분들에게 질문이 많아요. 모니터 보셨어요? 어떠세요? 여기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는 것 같으세요?(웃음)
은유 캐릭터의 변화 때문에 촬영 초반에는 현장에서 철저하게 혼자였다고 들었어요.
이런 촬영은 처음이었어요. 누구와도 소통할 수가 없었고 혼자서 돌파구를 찾아내는 시간이 괴롭고 어려웠어요. 외로웠죠.
그런 상태가 연기에 도움이 되었나요?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했기 때문에 시즌 2의 은유 캐릭터가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시즌 1 초반의 은유는 세상이 망한 걸 신나하는 느낌이었거든요. 다 망해버려라 하는. 시즌 2의 은유는 완전히 달라져 있겠네요.
네. 무조건 살아남을 것이고, 그래서 반드시 오빠를 찾겠다는 목적이 뚜렷해요. 항상 은혁을 의식하고 있죠. 실제로 시즌 1을 찍을 때 은혁이 제 뒤에서 늘 조용히 챙겨줬기 때문에 촬영 중에 은혁이 많이 그리웠고, 시즌 1 때 잘 쌓아둔 감정이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이도현 배우한테 고마웠어요.
연기한 지 6년을 꽉 채웠는데 자신이 걸어온 길이 어떤 것 같아요?
6주년이라는 것도 사실 지금 말씀해주셔서 알았어요. 저는 쉬지 않고 일하는 게 좋아요. 촬영을 안 하면 감이 떨어질까 봐 불안하기도 해요.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 순간이 가장 재밌고, 컨디션도 오히려 평상시보다 촬영 때가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스스로도 기특하게 생각해요.
영화계나 방송계에 어떠한 연결고리 없이 혼자 프로필을 돌리러 다니던 시절이 있잖아요. 그 시절은 어땠어요?
좌절 많이 했죠. 오디션도 진짜 많이 보고 진짜 많이 떨어지고. 체감으로는 아마 천 번쯤 떨어진 것 같아요. 아직도 가장 기적 같았던 순간은 <마녀> 오디션 보고 뽑혔을 때예요. 지금보다 그때가 열정은 훨씬 컸던 것 같아요. 그때 저는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다만 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15년이 걸릴 수도 있다. 저는 길게 봤어요.
그 믿음의 저력이 뭘까요?
서울에 올라올 때부터 절대 뒤돌아보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기 때문에 돈이 없어도 좋았어요. 어차피 이 일을 계속하다 보면 언제든 때가 온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가족들 생각을 했을 때 더 그것을 불태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날 믿어주는 사람들요.
연기할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집중도가 올라가는 순간은 감독님이 현장에서 레디, 액션! 할 때요. 그러면 저는 그 소리를 듣고 모든 텐션을 끌어올려요. 그 몇 초 안에 모든 게 결정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주변의 응축되는 공기, 스태프들의 호흡과 시선….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됐을 때 발산되는 카타르시스가 있어요.
과거 인터뷰를 찾아보면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인 것 같아요. 늘 자신의 부족함을 짚어내고 고치려 노력하고 주위의 조언을 듣고…. 집요하다는 인상마저 받았어요. 거기 갇힌다는 염려는 없나요?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거기 갇힌다고 해도 계속 그렇게 할 것 같아요. 이 일은 매번 어렵거든요. 새 작품이 들어갈 때마다 다시 데뷔 초로 돌아가는 기분이에요. 매번 첫 발걸음을 떼는 것 같은. 누가 어떻게 연기하라고 그냥 답안지를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래서 어렵지만 매번 재밌고 즐거워요. 안 그랬으면 금방 싫증이 났을지도 모르죠.
 
레더 재킷은 Versace. 슬리브리스, 목걸이는 Dolce & Gabbana. 팬츠는 Sandro Homme. 앵클부츠는 Alexander McQueen.
 

진영

이병 ‘박찬영’은 ‘스위트홈’ 세계관에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이죠. 비중도 굉장히 큰 것 같던데요.
저도 과연 어떤 캐릭터일지 정말 궁금했었거든요. 시즌 2부터는 원작 웹툰에는 없는 이야기니까. 제가 생각할 때 찬영은 이런 관점에서 태어난 캐릭터인 것 같아요. 이렇게 황폐화된 세계에서도 정의를 지키고 싶은 사람, 내면에 인간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사람, 중심이 바로 선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태어난 존재가 아닐까.
이상적인 캐릭터네요. 어떻게 보면 시즌 1 은혁(이도현)의 따뜻한 버전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살짝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찬영 같은 사람은 이런 세계에 정말 필요하겠구나, 하는. 암울한 세상 속 한줌의 작은 빛 같은 사람이에요. 볼수록 온화해지는. 어떨 때는 너무 착하고 고지식해서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인간의 저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찬영을 통해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주로 은유(고민시)와 붙는 캐릭터인 것 같은데, 어떤 관계성이 그려지나요?
찬영은 지금껏 자기가 보지 못한 그런 인간 유형을 은유를 통해 알게 되면서 놀랐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은유가 점점 궁금해지고. 정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제 캐릭터가 은유를 볼 때 머리를 한 대 띵 맞은 느낌을 받더라고요.(웃음) 은유를 지켜주려고 계속 따라다니기 시작합니다.
고민시와의 호흡은 어땠어요?
민시는 정말 착하고 인성도 훌륭하고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 같아요. 그래서 잘 맞았어요. 육체적으로 힘든 신을 둘이 많이 찍었는데, 힘들 때도 서로 의지가 되고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던 것 같아요. 둘 다 힘들 때도 최대한 웃음을 잃지 않는 스타일이라서요.
캐스팅은 어떻게 진행된 건가요?
이응복 감독님 측에서 미팅을 요청하셔서 가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같이 하자고 하셨어요. 대본 잘 읽고 답 줘, 라고 하시더라고요.
자신을 왜 선택했는지 나중에 물어봤나요?
제 입으로 말하기 조금 그렇지만 저를 떠올렸을 때 성격이나 전체적인 인상이 찬영과 비슷하다고 느끼셨대요. 촬영이 다 끝난 후에도 계속 찬영과 제가 정말 비슷한 것 같다고 하셨는데 저는 어디가 그렇다는 건지 정말 잘 모르겠어요.(웃음)
자신이 맡은 인물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편인가요?
저는 그 사람이 안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그 사람이 돼야 그 안에 들어갔을 때 그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찬영이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여기서 왜 이런 말을 하고 이런 감정을 느낄까, 이해해보려고 끊임없이 두드리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면 인물과 교감을 하게 되고, 현장에서 예측 밖의 상황이 펼쳐져도 인물의 감정을 느끼면서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대본만으로는 그런 접속이 안 될 때도 있잖아요.
맞아요. 어려운 부분이에요. 인물과의 완벽한 동화라는 건 사실 꿈같은 일이죠. 배우라면 그걸 위해 다들 노력할 거고, 저도 언제까지고 노력할 뿐이죠. 제 MBTI가 ENFP거든요. 100에 가까운 F라서 공감을 잘하는 편이에요. 상담해주는 것도 좋아하고. 그게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반면 스스로 느낄 때 취약한 점이 있다면요?
디테일하지 못해요. 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을 잘 보는 대신 세부를 놓치는 때가 생기는 것 같아요. 계획적이지도 않고 체계적이지도 못한 편이고요.
연기를 시작하던 무렵과 비교하면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태도가 달라졌나요?
예전에는 내 연기만 잘하면 되지 않나,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른 것 같아요. 작품을 함께하는 배우들과 다 같이 잘했을 때 행복을 느껴요. 우리가 같이 뭔가를 만들어가고 있다, 잘해내고 있다, 이런 느낌을 받을 때 좋은 것 같아요. 점점 책임감도 생기고요.
배우로서의 진짜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기도 하지만 아직은 정말 어려워요. 예전보다는 확실히 현장에서 마음이 편해지고 기술적으로도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지만, 인물에 동화돼서 거길 통과하는 과정이 여전히 쉽지 않아요. 연기는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코트, 팬츠, 톱, 슈즈는 모두 Hermès. 
 
이진욱이 착용한 재킷, 팬츠, 슈즈는 모두 Prada. 진영이 착용한 롱 코트는 Emporio Armani. 슬리브리스는 Lemaire. 팬츠는 8 by YOOX. 목걸이는 Tom Wood. 반지는 Tom Wood. 앵클부츠는 Alexander McQueen. 고민시가 착용한 셔츠, 스커트는 Gucci. 부츠는 Serigio Rossi. 
 

Credit

  • 에디터/ 손안나
  • 인터뷰/ 김현민(영화 저널리스트)
  • 사진/ 김영준
  • 헤어/ 에녹(이진욱), 한별(고민시), 조율이(진영)
  • 메이크업/ 이봄(이진욱), 오윤희(고민시), 김태진(진영)
  • 스타일리스트/ 이하정(이진욱), 이정주(고민시), 이송미(진영)
  • 어시스턴트/ 허지수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