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요네야마 마이가 말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

애니메이션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 요네야마 마이를 만났다.

프로필 by BAZAAR 2023.10.12
입체감이 느껴지는 아크릴 작품 <JOY-RGB(2023)>.

입체감이 느껴지는 아크릴 작품 <JOY-RGB(2023)>.

요즘 예술은 실로 정의 내리기가 힘들다. 장르의 경계가 옅어지고 혼종과 변이가 동시에 일어나며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더라라갤러리는 그 예술의 새로운 모먼트를 담아내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 2016년 서울 삼성동에서 시작된 더라라갤러리는 이번 8월 새롭게 논현관을 오픈하며 «No Boundaries: 한계 너머의 세계» 전시를 기획했다. 더라라갤러리는 이제껏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모던클래식, 표현주의, 추상미술, 개념미술, 팝아트, 그리고 생활 속에서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판화 작품까지 선보이며 국내외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전시해왔다. 9월 5일부터 24일가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 역시 서울과 도쿄라는 두 도시를 잇는 것으로, 일본의 애니메이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요네야마 마이(Yoneyama Mai), 한국 작가 풀(Fool)과 ‘Lowqual Theta’가 함께했다. 현재 요네야마 마이는 일본 애니메이션 및 작품 흥행 1순위에 링크되며 현 시대 최고의 애니메이터로 추앙받고 있다. 팝아트가 고급예술과 저급예술이라는 구분을 없애고 미술의 작업 방식을 새롭게 바꾸었듯, 요네야마 마이 역시 미술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멀티 레이어 아크릴 UV 프린팅으로 완성된 <Skin-Reverse(2023)>.

멀티 레이어 아크릴 UV 프린팅으로 완성된 <Skin-Reverse(2023)>.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었다. 학창시절 TV나 극장 애니메이션을 보고 내 길이라고 생각해 전문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 주식회사 가이낙스의 트리거라는 애니메이터 팀에 들어가 10년 동안 일했고, 이후 스마트폰 게임의 캐릭터를 개발하거나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당신의 작품 세계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인물이 있다면 누군가?  
인생의 단계별로 달랐기 때문에 꼽기는 힘들지만 캐릭터 디자이너인 아마노 요시타카와 아라키 신고, 애니메이션 감독 이마이시 요유키와 요시나리 요우, <신세기 아반게리온> 만화가 사다모토 요시유키, 일러스트레이터 테라다 카츠야, 영화배우 제임스 딘, 체코의 화가 알폰스 무하 등이 있다.
자신의 작품 중 제일 맘에 드는 게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뭔가?  
<00:00:00:00(sequence)>. 내 애니메이션의 기원과 일러스트레이션의 맥락을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최대한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러스트를 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흐름과 리듬, 그 속에서 나오는 편안함과 쾌락.
당신의 일러스트레이션의 특징 중 하나로 아름다운 의상을 꼽는다. 패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해외 패션 컬렉션을 관심 있게 살펴보지만, 더 많은 영향은 자연으로부터 받는다. 자연의 흐름이나 리듬감을 패션에 접목시키기 위해 흔들리는 식물, 물고기 지느러미, 바람에 나부끼는 천 등을 자주 관찰한다.
 
자신이 가장 애정하는 < 00:00:00:00(sequence,2023)> 앞에선 요네야마 마이.

자신이 가장 애정하는 < 00:00:00:00(sequence,2023)> 앞에선 요네야마 마이.

클립스튜디오, 포토샵, 블랜더 같은 첨단기술을 사용하는 데도 능하다.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기술과 감각은 어떻게 상호보완 하나?  
내가 상상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하나의 도구만 사용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입체 그림자 표현, 물리학 시뮬레이션, 렌즈 시뮬레이션과 같은 것을 이용해 표현한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에서도 아날로그와 마찬가지로 무작위성이 존재하며, 예상치 못한 혁신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감각이 녹슬지 않게 하기 위해 하는 일이 있다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다양한 것에 접촉하며 마음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기!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을 꼽는다면?  
일러스트레이터는 상업적인 작업을 하거나 게임 그래픽을 디자인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어떤 분야를 택하든, 그 분야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자신의 예술성을 지키며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기초 위에 다른 요소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자신만의 스타일과 창의성을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인 감각이 제일 핵심적 요소라고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선배들의 작품과 기술을 존경하고, 이를 어떻게 다음 단계에 적용할지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전시에서 매번 애니메이션 비디오, LED 작품, 설치작품, 실크스크린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해 당신의 예술성을 보여준다. 또 어떤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나?  
애니메이션에 계속 도전해나가고 싶다. 그것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미디어 방식, 소재, 색상, 인쇄 기술의 개발에 관심이 많다. 또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작품에 꾸준히 도전해보고 싶다.
궁극적으로 당신의 작품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성장, 변화의 염원, 변화로의 희망.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을 구하고, 작품을 본 사람들도 구원되길 바란다.
 
김민정은 주말 미술관 나들이로 주중 피로를 푸는, 예술이 그저 좋은 프리랜스 에디터다. 언젠가 아들과의 미술관 데이트를 꿈꾼다. 
 

Credit

  • 글/ 김민정
  • 사진/ 더라라갤러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