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미술관 옆 000
시공간을 넘나드는 미술관 옆에는 자기만의 고유함을 가진 공간들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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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스
데비스의 윤원정 대표에게는 앤디앤뎁을 이끄는 ‘패션 디자이너’라는 본캐만큼이나 유명한 부캐가 있다.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예술적인 요리로 환대하던 그는 자신의 다이닝 테이블을 홈메이드 브런치 비스트로 ‘데비스’로 확장했다.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손님을 맞으며 90%의 시간을 데비스에 할애하는 요즘, 손님들을 위해 준비하는 모든 시간은 런웨이에서 팽팽하게 느끼던 긴장감을 닮았다. “매일 아침 테이블을 정돈하고 식재료를 손질하는 등 각자가 소리 없이 바쁘게 마음과 손을 움직이는 리듬이 패션쇼 직전 같아요. 손님들 입장 후 요리들이 착착 순서대로 나가는 모습은 옷이 한 벌 한 벌 무대로 나가는 걸 지켜보는 감정과 비슷하더라고요” 앤디앤뎁의 오프라인 살롱을 구상하던 윤원정 대표는 창덕궁이 한눈에 보이는 오래된 주택에 운명처럼 이끌렸고, 이는 데비스를 열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6백 년의 역사가 품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꼭 여기서 뭔가를 해야겠단 의지가 불끈 일었죠.” 윤원정 대표는 데비스를 “앤디앤뎁의 취향과 동서양, 시공간이 믹스된 신비롭고 아름다운 공간”이라 소개한다. 소파의 색부터 그릇까지 모든 요소에 세심하게 신경 썼다. 메뉴는 그간 데비스 키친을 통해 선보인 요리 중 인기가 많았던 것 중심으로 구성했다. 오랜 뉴욕 생활과 패션 디자이너로 전 세계를 누비며 맛본 맛있는 음식에 대한 애정을 신선한 재료로 구현해내는데 에그 베네딕트, 치폴레 베네딕트, 스카치 에그 등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달걀 요리를 근사하게 테이블 위에 올린다. 아라리오갤러리에서는 10월 21일까지 날리니 말라니의 개인전 «Nalini Malani: My Reality is Different»가 열린다. 전관에 펼쳐진 작가의 작품을 보고 난 후 데비스에 들러 새로운 아름다움을 탐구해도 좋겠다.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45


보닐라츄러스
미술관에서 전시를 감상하는 것은 내 안의 무언가를 채우는 일이다. 이와 동시에 작품 하나하나에 마음을 너무 많이 쓰다 보면 미술관을 나올 때쯤 기력이 달리기도 한다. 리움미술관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한 ‘보닐라츄러스’는 전시를 보고 나와 당충전을 하며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좋은 곳이다. 올 3월 오픈한 이곳은 스페인에 본사를 둔 스페인 전통 추로스 브랜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한남동에 오픈했다. “보닐라는 국내에서 감자칩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스페인에서는 추로스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어요. 보닐라 감자칩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보닐라의 추로스를 선보이고 싶었죠” 윤석준 슈퍼바이어의 말이다. 아시아 1호점으로 한남동을 택한 이유는 갤러리나 미술관, 패션 브랜드 스토어가 모여 있기 때문.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도 많아 보닐라만이 가진 이국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느낌이 더 잘 어우러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추로스의 본고장에서 온 명성, 그리고 모든 재료를 스페인에서 공급받아 만든다는 점은 보닐라츄러스가 다른 추로스 가게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일반 식용유가 아닌 튀김 전용으로 제조한 스페인의 올리브유로 튀겨내 식감이 더욱 바삭합니다. 기름을 많이 머금지 않게끔 하는 반죽법을 택하고 있어요.” 대표 메뉴는 딥초코추로스와 트러플추로스. 딥초코추로스는 스페인 오리지널 슈거 추로스에 따뜻한 초코딥을 찍어 먹는 메뉴다. 트러플추로스는 바삭하게 튀겨낸 오리지널 추로스에 트러플을 가미해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오픈 시간인 12시가 되기 전부터 추로스를 맛보려는 이들이 하나둘 줄을 서기 시작하니 ‘선 추로스 후 미술관’ 코스도 괜찮겠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가길 12 1층


서초구립방배숲환경도서관
미술관에 갈 땐 괜히 책 한 권을 챙기게 된다. 미처 읽을 틈이 없어 가방 속 오브제로 남을 때가 더 많지만. 전시를 본 후 그냥 집에 가기 아쉬울 땐 근처 조용한 도서관에 가보는 것도 좋다. 올 7월 문을 연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주민들의 새로운 아지트로 등극한 곳.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환경 특화 도서관인 이곳은 전체 서적 중 환경 관련 도서가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도서관은 새 둥지 모양으로 설계했다. 잔디가 깔린 중정을 중심으로 빙 둘러 통창이 나있는데 이곳에 서고가 위치하고 있다. 탁 트인 높은 층고로 햇살이 들어와 언제 찾아도 온화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중정 뒤로 보이는 울창한 숲은 서리풀공원이다. 향후 숲 체험이나 탐조 활동 등 공원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일반 공공도서관과 달리 음악이 나오고 내부에 카페도 있다. 기침 소리만 내어도 눈치가 보이는 엄숙한 공간이기보단 도서관의 매너를 지키는 선에서 ASMR 같은 소음이 허용되는 분위기다. 환경 도서관을 표방하는 만큼 도서관 내부에는 일회용품이 없다. 카페에서도 개인 텀블러 사용이 권장되며 다회용컵을 사용한다. 한가람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환경 도서관을 경험해보길. 10월 1일까지 «Turn off the Frame»전이, 11월 3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는 «로렌 차일드: 요정처럼 생각하기»전, «에르베 튈레»전이 열린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160-7


퍼킹어썸 바
슈프림 서울 오픈 소식만큼이나 뜨거웠던 것이 미국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퍼킹어썸(Fucking Awesome)의 서울 상륙이다. 올 6월 한남동에 문을 연 퍼킹어썸 서울은 할리우드, 뉴욕에 이은 퍼킹어썸의 세 번째 스토어. 숍 바로 옆에 자리한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바는 세계 최초로 문을 연 퍼킹어썸 바다. 퍼킹어썸을 이끄는 제이슨 딜(Jason Dill)은 바 곳곳에 자신의 그래피티를 남겼다. 평소 술 마시기를 즐기는 그의 ‘최애’ 메뉴도 있다. 딜이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인 ‘아페롤 스프리츠’는 퍼킹어썸 바의 시그너처 중 하나. ‘어썸 스톰(Awesome Storm)’은 피치 리큐어 베이스에 베일리스, 블루 큐라소, 그레나딘 시럽, 압생트를 믹스한 시그너처 칵테일 샷이다. 이외에도 산토리, 탄산수, 보리차를 믹스해 깔끔하면서도 고소한 마무리가 특징인 시그너처 하이볼, 테킬라와 토닉워터를 쾅 내리쳐 믹스한 테킬라 슬래머 등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다. 전시를 보고 난 후 퍼킹어썸만의 익살스럽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알코올과 함께 온몸으로 느껴보는 건 어떨까. 리움미술관에서는 12월 3일까지 김범 작가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 12월 31일까지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 «버들 북 꾀꼬리»를 만날 수 있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길 8 B1층

이라선
서촌에 갈 때마다 참새방앗간처럼 드나들던 이라선이 북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담하지만 탁 트인 공간에 직사각형의 창문이 나있던 이전의 이라선을 확장해놓은 듯하다. 이라선 김진영 대표는 안타까운 이유로 서촌을 떠나야 해 새로운 곳을 찾던 중 지금의 공간을 발견하게 됐다. 현재의 장소를 택한 이유는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이라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지점으로 수렴한다. 대로변은 번잡해 책에 집중할 수 없고 창문이 없는 곳에서 책을 보면 답답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공간을 택할 땐 주변의 환경도 작용하잖아요. 하지만 주변은 제 손을 벗어나 있으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급격하게 바뀌는 걸 안타깝게 지켜봐왔어요. 처음 마음에 들었던 풍경을 가능한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단 바람이 있는데 이곳은 한옥들 사이에 있어 가능할 거란 생각도 들어요.” 김진영 대표의 말이다. 도서 선정이나 운영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공간이 넓어지면서 장소의 제약 때문에 놓지 못했던 책들을 들일 수 있게 됐다. 이라선을 찾는 이들도 원하는 책을 더 수월하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작가의 작업을 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전시와 책이라고 생각해요. 전시는 특정 공간을 점유했다 일정 기간이 끝나면 다시 보기 어려워요. 하지만 작품을 직접 본다는 것에 대한 감동이 있죠. 책은 자신이 원하는 공간과 시간에서 언제든 감상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매체입니다. 그동안 전시를 보는 것만 좋아했던 분이라면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해보길 바라요. 특히 포토북이라는 매체는 단순히 작업된 이미지를 담고 있는 그릇이 아니에요. 이미지들이 편집과 인쇄를 거친 결과물이 되면서 사진의 의미가 확장되고 변형되죠. 동시대 포토북은 개별 사진의 합이 아닌 책 자체가 하나의 아트라고 생각해요. 전시와 함께 감상에 좋은 매체죠. 이라선에서 사진 책에 대한 레퍼런스를 발견하고 모르는 분야에 대해 도움도 얻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2월 12일까지 열리는 «김구림 개인전»을 본 후 이라선에 들러 새로운 영감을 얻어보기를.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길 30-11 1층


모노클 도산
화이트 큐브 서울의 개관으로 도산공원에 발걸음할 일이 늘었다. ‘핫플’이 많은 도산공원 일대에서도 가장 높은 인구 밀도를 자랑하는 런던베이글과 위글위글 플래그십 스토어 건너편. 파스타에 칵테일 한 잔 곁들이기 좋은 이탤리언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모노클 도산은 이탈리아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현지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알 포르티치올로 84’에서 경력을 쌓은 뒤 국내에서 ‘에스테번’ 수셰프를 거쳐 ‘꼬에모’와 ‘폴트 버거’를 론칭한 이중철 셰프가 오픈한 곳이다. 레스토랑 중심에 바가 위치하도록 한 구성에서부터 모노클 도산이 추구하는 지점을 짐작할 수 있다. “와인 리스트도 부족하지 않게 갖추고 있지만 칵테일과 위스키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어요. 요리에 곁들이면 더욱 직관적인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죠.” 이중철 셰프의 말이다. 시그너처 요리 ‘통오리 구이’는 2주간 에어 웨이징을 한 후 캐모마일, 산초, 고수 등으로 숙성해 풍미가 남다르다. 마티니 잔에 제공되는 ‘아로마티니’는 모노클 도산의 시그너처 칵테일. 바질과 토마토를 수비드한 진에 상큼한 베르가모트의 풍미를 살짝 곁들였다. 향후 런치 고객을 대상으로 샴페인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샴페인 클럽’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이트 큐브 서울은 개관전으로 트레이시 에민, 카타리나 프리치, 이진주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그룹전 «영혼의 형상»을 12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의 여운을 맛있는 요리와 술로 이어가보자.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68길 32 2F
김희성은 프리랜스 에디터다. 전시를 보고 난 후 목적 없이 미술관 주변을 배회하길 좋아한다.
Credit
- 글/ 김희성
- 사진/ 최용준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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