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테레사 퍼스널쇼핑 & 클라이언트 릴레이션스 매니저
2020년 1월, 코로나가 터지기 한 달 전 뮌헨으로 향했다. 번잡하고 쉴 틈 없이 돌아가는 홍콩 생활에 큰 피로감을 느끼던 차, 마이테레사 본사로의 이직과 함께 터전을 옮겼다. 특히 유럽에서 거주 중인 친구의 슬로 라이프스타일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과 유럽의 VIP 클라이언트 맞춤 고객 관리를 하고 있다. 1:1 관리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벤트, 기프팅, 패션쇼 초대 등 고객들의 로열티와 세일즈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어떤 루트를 통해 지금의 커리어에 도달하게 되었나?
〈하퍼스 바자〉 코리아에서 패션 어시스턴트로 일하던 중 패션 이커머스라는 새로운 분야를 알게 되었다. 클릭 한 번이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한국으로 배송되는 글로벌 럭셔리 이커머스 세계에 매료되었달까. 매치스패션 홍콩 지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보다 글로벌한 마켓과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마이테레사 본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해외 패션 스쿨이나 유학만이 답은 아니다. 하지만 영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의외로 많은 길이 열린다. 특히 한국의 세계적 위상이 커지고 있는 지금은 생각보다 여러 분야에서 한국인을 필요로 하고 있다.
클래식하고 건강한 도시다. 빠르게 변하는 서울과 다르게 5년, 10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듯. 아름다운 건축과 자연, 특유의 여유로움이 가장 큰 매력이다.
실험적인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 뮤지엄. 그리고 뮤지엄 뒤쪽에 비밀스럽게 자리한 다이 골드네 바(Die Goldene Bar).
주말마다 힙한 사람들이 모이는 근사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슈퍼노바 바 & 트라토리아(Supernova Bar & Trattoria), 유럽에서 가장 큰 현대미술관인 뮌헨현대미술관(Pinakothek der Modern),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바텐더인 샤를 슈만(Charles Schumann)의 바 슈만 바(Schumann’s bar), 가장 쿨한 동네인 게트너플라자(G¨artnerplatz)에 위치한 카페 맨 버서스 머신(Man versus machine), 진귀한 식자재마켓이자 신선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겸 카페 달마이어(Dallmayr).
요즘 뮈헤너들의 가장 큰 이슈는 지속가능한 삶이다. 한겨울에도 10km나 되는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제로웨이스트가 붐이라 곡물, 샴푸, 세제도 개인 용기를 가져가서 구매하고 있다.
커미션(Commissio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시아에서 건너온 뉴욕 이민자 1세다. 중학교 시절 유학 중이었던 형을 따라 뉴욕에 안착했다.
‘1980~90년대 아시아의 워킹우먼으로 살아가던 어머니에 대한 동경과 기억’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한 브랜드다. 공동 창립자 딜런 차오(Dylan Cao)와 함께 남성복과 여성복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총괄 역시 내 몫이다.
어떤 루트를 통해 지금의 커리어에 도달하게 되었나?
파스슨 디자인 스쿨에서 여성복을 전공했다. 케링(Kering)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입상 후 밀라노의 구찌, 뉴욕의 나르시소 로드리게스를 거쳐 프라발 구룽의 디자인 디렉터 시절을 보냈다. 나만의 것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2019년 파스슨 디지인 스쿨에 함께 다니던 아시안 친구들과 함께 커미션을 론칭했다. 2020년 LVMH 프라이즈 세미 파이널리스트 선정, 2021년 남성복 론칭, 2023년 가을엔 폴 스미스와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을 앞두고 있다.
‘Why and Why Not’. 영감은 매 순간 존재한다. 쉬지 않고 관찰하고, 또 질문하라.
성별, 나이, 인종, 배경이 중요하지 않다. 모두 친구가 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2005년 문을 연 뉴욕 유일의 사진 아트 독립 서점 대시우드 북스토어(Dashwood Book Store), 유럽의 그랜드 호텔에서 영감받은 클래식한 피아노 바 더 나인즈(The Nines),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어두운 뉴욕의 거리를 네온사인으로 환하게 밝히는 미국식 레스토랑 오데온(Odeon).
베르사체 주얼리 디자이너
밀라노 유학 후 2013년부터 지금까지 베르사체 주얼리 디자이너로 일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핸드메이드 세라믹 오브젝트 브랜드(@n12y.3)도 운영 중이다.
여성, 남성 주얼리 디자인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한다. 리서치부터 파이널 피스까지, 그리고 때로는 스페셜 프로젝트로 고객들을 위한 퍼스널 디자인을 하기도. 10년간 일하면서 제일 뜻깊은 작업은 2018 S/S 트리뷰트(Tribute), 펜디와 협업한 2022 S/S 펜다체(Fendace) 컬렉션이다. 특히 오는 3월 10일 L.A에서 쇼를 앞두고 있는데 벌써부터 들떠있다.
어떤 루트를 통해 지금의 커리어에 도달하게 되었나?
2004년 어머니의 권유로 주얼리를 공부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나의 내향적인 성향을 분석하고 나이가 들어서도 혼자 즐길 수 있는 직업을 가지길 원하셨다. 서울 JDMI 주얼리 디자인 스쿨을 이수하 던 중 밀라노 IED(Istituto Europeo di Design) 2학년에 편입했고,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액세서리 코스를 이수했다. 그러다 밀라노 중심가에 위치한 하이주얼리 브랜드 디자이너로 입문했다. 2013년 첫 직장을 그만두고 런던으로 가려던 찰나 베르사체의 제안으로 현재까지 몸담고 있다.
태도는 슬라임처럼 부드럽게, 신념은 정자나무처럼 일관성 있도록.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 〈아이 엠 러브〉의 배경이 된 빌라 네키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는 밀라노에 숨겨진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손꼽힌다. 밀라노의 대부호 지지나 네키와 남편 안젤로 캄필리 부부, 지지나의 여동생 네다 네키가 살던 집으로 1930년대 이탈리아의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장식 예술의 정수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현재는 FAI 재단이 관리하고 있는 문화유산으로 평상시에도 관람 가능하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토라토리아 토레 디 피사(Trattoria Torre di Pisa), 랑고스테리아(Langosteria), 알 프레스코(Al Fresco), 와인 한 잔 하기 좋은 바를 찾는다면 시마 타운하우스(Sima Townhouse), 바 바소(Bar Basso)를 추천한다. 20세기 귀족 가문의 집을 뮤지엄으로 변신시킨 카사 뮤제오 보시오 디 스테파노(Casa Museo Boschi Di Stefano)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칼레이도스코프〉 매거진이 주최하는 소셜 공간 스파지오 마이오치(Spazio Maiocchi). 젊고 쿨한 이들의 아지트다. 주로 전시, 이벤트, 콘서트가 열리는데 최근 영국 포토그래퍼 브렛 로이드(Brett Lloyd)의 «Napoli Napoli Napoli» 전시가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