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 같은 순간 오감을 자극하는 느낌을 받을 때다. 한옥은 감각적인 것을 잘 담아낸다. 마당을 거쳐 툇마루를 딛고 올라가면서 바닥의 재질이 달라짐을 느낀다. 바람이 불면 커다란 나무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나무 냄새가 난다. 해 질 녘 서향빛을 받고 나뭇가지들이 흔들거리며 나타내는 은빛부터 햇빛과 함께 방 안으로 살포시 들어오는 기와, 서까래 등의 그림자까지 날씨와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집이 다르게 보이는 순간순간들이 있다.

한옥의 현실 비가 오면 긴장한다. 혹여나 물이 새지는 않을까, 빗물이 튀어서 나무가 썩지는 않을까. 틈날 때마다 툇마루 오일칠을 한다.(웃음)
한옥의 아름다움 리모델링 할 때 기존의 기와를 모두 내리고 흙을 처분하고 다시 올리는 과정을 거쳤다. 손길이 닿지 않은 구석이 없다. 기와는 마치 물결 같다. 특히 비가 오면 기와 하나하나 존재감이 드러난다. 한옥의 아름다움은 기와, 지붕,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인 것 같다. “와! 이게 이렇게 보이네?” 하며 감명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