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생제르망 34번가’로 불리는 딥티크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 세계 부티크 중 최대 규모다. 스토어 문 안쪽 ‘DIPTYQUE A SEOUL’ 문구가 적힌 모자이크 카펫을 밟는 순간 파리 부티크의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딥티크의 예술적 세계관이 파리와 서울의 감성으로 구현되어 제품 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1층 중앙에 웅장하게 자리한 석고 계단은 딥티크 창립자이자 화가인 데스몬드 녹스-리트(Desmond Knox-Leet)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한국 벽화 아티스트 바울의 터치가 아티스틱하게 담겨 있다. 그 앞에 위치한 테라코타 테이블은 아티스트 크리스 월스톤(Chris Wolston)이 주조한 것으로 딥티크의 신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1층에서 캔들과 퍼퓸을 감상한 후 계단을 오르면 파리 가정집의 다이닝 공간이 등장한다. 프랑스 아티스트 알렉산드르 라우주(Alexandre Lauge)가 디자인한 석고 샹들리에 아래에는 딥티크의 제품들이 테이블 웨어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건너편 거실 공간은 아늑한 소파와 은은한 조명으로 꾸며져 있다. “딥티크 창립자들은 여행을 마친 후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곤 했는데 이를 재현한 곳이에요.”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1사업부 1팀 권지은은 파리 현대예술가 안 샤를로트 피넬(Anne-Charlotte Finel)의 〈춤추는 나무〉라는 영상작품을 감상하며 차분히 휴식을 취해도 좋다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한국 나전칠기에서 영감을 받은 거실의 고아한 병풍, 프랑스 디자이너 앙드레 푸트만(Andree Putman)의 디자인에서 모티프를 얻은 블랙 & 화이트 타일의 욕실, 프랑스 플리마켓으로 공수한 소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알보우의 첫 번째 둥지엔 브랜드의 확고한 취향이 담겨 있다. 좁은 골목길에 자리를 잡은 것도 여행을 하다 마음에 드는 가게를 우연히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공유하고 싶어서다. 가나아트 및 서울옥션에서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던 알보우의 대표 김소형은 ‘알보우 하우스’라고 명명한 이곳에서 과감하고 일관되게 알보우만의 셀렉션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스토어 내부에 자리한 전시공간은 알보우 하우스의 자랑이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 브랜드와 협업해 매번 다른 전시를 운영한다. 리빙 제품과 뷰티 아이템들이 알보우의 취향을 덧입고 재탄생하는 것. 하우스를 찾을 때마다 일상 속에 스며든 브랜드의 색을 엿보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유다. 9월 말까지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프에프 컬렉티브(FF Collective)’와 협업한 전시를 진행할 예정. 에프에프 컬렉티브의 선반과 아트북을 비롯해 협업으로 탄생한 조명 등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최근 문을 연 페사드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는 얼핏 봐서는 뷰티 스토어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구조적인 화이트 테이블 등이 시선을 사로잡아 갤러리나 편집숍으로 착각해 찾는 이들이 많다. “쇼윈도와 메인 도어를 최대한 개방해 페사드의 무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이광호 공예작가와 협업한 메인 테이블과 페사드의 시그너처 컬러인 블루 패키지를 전면에 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죠.” 페사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백진희는 미니멀한 공간에 비정형의 가구를 들이고자 했고 단순히 제품만 진열하는 선반이나 테이블로 공간을 채우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버려진 대리석 잔석 등 페사드만의 오브제도 만날 수 있다. 2층 라운지는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콘셉트로 꾸며지는데 현재는 다음 기획을 위한 준비 기간. 페사드의 3가지 향을 갤러리처럼 전시하고 브랜드 감성과 맞닿아 있는 아트북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트북과 제품을 자유롭게 감상했다면 해 질 녘엔 루프톱을 방문해보길. 그곳에서 바라보는 한남동 일대의 모습은 서울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