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장미 모티프의 ‘피아제 로즈’ 이어링, 왼손 약지에 착용한 ‘피아제 트레저’ 링, 전체를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피아제 폴로 하이 주얼리’ 워치는 모두 Piaget. 재킷, 스커트는 Valentino. 헤어핀은 Kindababy.
피아제의 아시아 앰배서더로 4년째 활동 중입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에요.
긴 역사를 지닌 브랜드로부터 앰배서더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감사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브랜드의 무게감에 비해 제가 조금 어리지 않나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당시에도 나이가 꽤 있었더라고요.(웃음) 앰배서더로서 어떻게 하면 내 나이 대 여성에게 브랜드를 더 친숙하게 어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저에게 어울리게, 평소의 캐릭터와도 부딪히지 않게 이미지를 고려해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어요.
피아제는 공효진 배우와 만나 굉장히 쿨해졌어요. 캐주얼 룩에도 툭 걸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저희가 원했던 느낌이 바로 그거예요. 예전에는 청바지에 다이아몬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잖아요. 요즘엔 옷은 가볍게 입되 특징 있는 주얼리를 착용하는 게 트렌드고. 제가 브랜드의 이미지에 일조한 것 같아서 자긍심도 생기네요.
오른쪽 귀에 착용한 ‘포제션’ 싱글 이어링, 왼쪽 귀에 착용한 3중 후프의 ‘포제션’ 싱글 이어링, 중지에 착용한 ‘라임라이트 재즈 파티’ 링, 3백65개의 다이아몬드가 스트랩을 감싼 ‘라임라이트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브레이슬릿’ 워치는 모두 Piaget. 브라 톱은 Prada. 이너 톱은 Zara. 헤어핀은 Kindababy.
피아제 제품 중 평소 손이 자주 가는 아이템이 있다면요?
시계요. 저는 시계를 좋아해요. 그리고 이제 반짝거리는 것들이 정말 예뻐 보이더라고요.(웃음)
최근 패션과 담쌓고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공효진 하면 패션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과도기인 것 같아요. 확실히 전에 비해 패션에 관심이 떨어지고 쇼핑을 나가는 횟수도 줄었어요. 마스크 탓도 있는 것 같아요. 옷을 쫙 빼입고 마스크를 쓰면 왠지 더 안 어울리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사람들의 패션도 마스크에 맞춰진 것 같아요. 그래서 트레이닝 웨어가 유행이고.
지금 한창 2000년대 초반의 패션 트렌드가 돌고 있잖아요. 20대 초반에 유행하던 룩일 텐데, 지금 봐도 유효한 아이템이 있다면요?
크롭트 톱! 정말 많이 입고 다녔죠. 상의를 바지에 넣어 입으면 촌스럽다고 여기던 때잖아요. 저는 언제나 경계 없이 다양한 시도를 즐긴 것 같아요.
18K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회전 밴드가 감싸고 있는 ‘포제션’ 슬라이딩 펜던트 네크리스는 Piaget.
어릴 때 ‘사람이 저렇게 패셔너블하다니!’ 생각했던 어른들이 지금은 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패션의 단계로 넘어갔다고 느낄 때도 있고, 어떤 패션 트렌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기도 해요. 긴 기장의 와이드 팬츠가 한창 유행할 때 엄마들이 “바닥을 다 쓸고 다니네”라고 했잖아요. 길거리 먼지 다 끌고 들어오면 엄마가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 그 마음도 이제 이해가 돼요.(웃음) 내 취향이 아닌 것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주변을 봐야죠. 내 옷장만 볼 일이 아니라. 평소에도 생각이 굳는 걸 경계하는 편이에요.
지금을 과도기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팬데믹의 영향일까요?
그 영향이 있죠. 2019년에 영화(〈가장 보통의 연애〉)도 잘됐고, 드라마(〈동백꽃 필 무렵〉)도 큰 사랑을 받았거든요. 그 해가 넘어가자마자 공교롭게도 코로나19가 터졌어요. 전 운 좋게도 수확을 잘했고 곳간을 채워놓았기 때문에 팬데믹 시기에 마음이 편안했던 것 같아요.
왼손 검지에 착용한 ‘피아제 선라이트’ 링, 약지에 레이어드한 루비 장식의 18K 핑크 골드 ‘포제션’ 링, ‘포제션 웨딩’ 링, 베젤에 다이아몬드와 루비를 세팅한 레드 앨리게이터 스트랩의 ‘포제션’ 워치는 모두 Piaget. 점프수트는 Courrèges by BOONTHESHOP. 슈즈는 Gianvito Rossi.
맞아요.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이번 영화, 드라마 농사가 정말 잘됐어.” 풍년을 거두고 마침 쉬는 타이밍이었던 거죠. 그래서 그 다음이 무엇이어야 할까 더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특히 영화계는 팬데믹 영향으로 잠시 멈춰 있었잖아요. 완성해놓고 개봉하지 못하는 작품도 많았고요.
영화계든 드라마 업계든 일종의 소강 상태였잖아요. 사람들이 이제 무엇을 원할지, 어떤 장르가 잘될지도 모르겠고. 팬데믹 시기에 OTT 등을 통해 많은 작품을 접하면서 대중의 요구도 빠르게 변하고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갈피를 잡기 어렵고, 특히 영화 같은 경우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최선인지 다들 고민에 빠졌던 시기예요. 저는 상황을 지켜보며 조금 더 쉬어보자 했던 것 같고요.
18K 핑크 골드 케이스와 교체 가능한 그레이 컬러의 앨리게이터 스트랩이 조화로운 ‘피아제 폴로 데이트’ 워치는 Piaget.
왼손에 착용한 세 개의 18K 핑크 골드 ‘포제션 웨딩’ 링, 자체 제작 910P 울트라-씬 기계식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장착한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셀프 와인딩’ 워치는 Piaget. 재킷은 Celine.
그동안 바빠서 미뤄둔 일을 했어요. 내 몸을 돌보는 일들요. 예를 들면 라식 수술이라든가 물리치료라든가.
작품이 끝나면 스스로에게 수고했다, 잘했다, 하고 칭찬해준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대중의 평가를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는 자신을 검열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동적이더라고요. 어떤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랐는지 궁금해졌어요.
진짜 평범한데요. 엄마 아빠가 한 살 차이인데 친구처럼 자주 티격태격하셨고요.(웃음) 아빠가 유독 제 편이고, 딸바보셨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혼나면 ‘아빠한테 일러야지’ 하고 기다리다가 ‘아까 무슨 일이 있었지?’ 까먹고. 어쨌든 부모님이 사랑을 많이 주셨고, 그렇다고 모든 걸 당신들이 막고 보호하는 것도 아니었어요. 세상 돌아가는 걸 거의 다 파악하면서 유년기를 보냈어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아주 빨리 찾은 게 큰 행운이었죠.
18K 화이트 골드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섬세하게 세팅한 ‘라임라이트 갈라’ 워치, 왼손 중지에 착용한 ‘포제션 솔리테어’ 링은 Piaget. 블라우스는 Celine. 팬츠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벨트는 Totême by BOONTHESHOP.
18K 화이트 골드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섬세하게 세팅한 ‘라임라이트 갈라’ 워치, 왼손 중지에 착용한 ‘포제션 솔리테어’ 링은 Piaget. 블라우스는 Celine. 팬츠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벨트는 Totême by BOONTHESHOP.
맞아요. 성인 직전의 나이에 하고 싶은 일을 운 좋게 찾았고, 그 일을 해나가면서 독립심을 키우고 어떤 일이든 나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냈어요. 하나가 얹히고 제대로 소화가 안 되기 시작하면 그게 병이 되는 것 같거든요. 저는 제가 어떨 때 편하고 불편한지를 잘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뭐가 좀 잘못되고, 뭐가 좀 모자랐어도 결과에 만족하는 편이에요.
오른쪽 귀에 착용한 에메랄드 ‘포제션’ 싱글 이어링, 왼쪽 귀에 착용한 루비 ‘포제션’ 싱글 이어링,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포제션 펜던트’ 네크리스, 18K 핑크 골드에 루비가 세팅된 ‘포제션’ 링, 18K 핑크 골드에 컬러 젬스톤을 장식한 ‘라임라이트 갈라 레인보우’ 워치는 모두 Piaget. 슬리브리스 톱은 Courrèges by BOONTHESHOP. 헤어핀은 Sophie buhai by 10 Corso Como.
오래전부터 환경보호에 목소리를 내왔는데, 주위 사람들이 변화하고 있는 걸 느끼나요?
아니요.(웃음) 저 혼자만 그러고 있더라고요.
지난 생일 때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선물을 정중히 사양한다는 인스타그램 피드도 올렸죠.
매해 팬들에게 생일선물을 받을 때마다 정말 감사하고 큰 감동을 받아요. 하지만 혼자 소화하기 힘들 만큼 많은 꽃과 케이크, 선물을 받는 것도 사실이에요. 피드를 올린 이후 팬들이 선물 대신 기부 증서 인증을 해왔고, 동료 몇몇은 용감한 발언이었다고 말해줘서 진심으로 뿌듯했어요.
무려 10년 전인 2010년에 환경 에세이 〈공효진의 공책〉(북하우스)을 냈죠.
지금 돌아보면 참 소심하게 만든 책이에요. 나도 완벽하지 않다, 실수할 수 있다 같은 문장을 여러 번 반복했죠. 당시 20대 후반이었거든요. 비난받을 준비가 아직 안 됐는데, 그런 이슈로 비난받는다면 정말 뼈아플 것 같았어요. 지금은 그런 비난에 조금은 더 의연한 나이가 됐고, 세상에 해가 되지 않는 선이라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양쪽 끝에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화이트 골드 소재의 ‘포제션’ 오픈 뱅글 브레이슬릿, 약 2.55캐럿의 쿠션 컷 다이아몬드가 눈부신 ‘라임라이트 재즈 파티’ 링은 Piaget.
검지에 착용한 ‘피아제 선라이트’ 링, 약지에 레이어드한 루비 세팅의 18K 핑크 골드의 ‘포제션’ 링, ‘포제션 웨딩’ 링, 베젤에 다이아몬드와 루비를 세팅한 ‘포제션’ 워치는 모두 Piaget.
어느 환경 관련 기조연설에서 “소명”이라는 표현을 쓴 게 기억에 남아요. 본인이 가진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내면의 갈등을 견디면서 세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동력이 바로 소명이라는 거잖아요.
그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와 목적을 한번 찾아보자, 그게 뭔지 빨리 알면 인생을 좀 더 알차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어요. 이왕이면 누군가 내게 쥐어주는 거 말고 나 스스로 찾아내면 어떨까 생각한 거죠. 배우로서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위로하기도 하지만, 나라는 사람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통해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잖아요. 저의 메시지는 조금만 더 지구를 생각하자는 거예요. 사람들이 알면서도 자꾸 까먹는 행동을 미약하게나마 계속 자각하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이에요.
시야가 넓은 편인 것 같아요. 생태계나 삶의 방식에도 관심이 많고요. 작가로 비유하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작가가 있고 독자의 욕망에 충실한 작가가 있는데, 양쪽 다인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양극단을 오가는 스타일이에요. 어릴 때도 인형놀이 하다가 비디오게임 하다가 그랬거든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뜨개질하는 걸 보면 깜짝 놀라기도 해요. “도대체 뭐야, 진짜 네 모습은?” 이러는데 저는 저를 알아요. 애매모호한 스타일은 절대 아니에요. 외부 반응 하나씩 다 되짚어보며 ‘대중이 지금 내게 원하는 게 뭐지?’ 고민하다가도 갑자기 ‘아무거나 해도 뭐 어때?’ 하면서 작품을 선택하기도 하는 그런 성격이에요.
18K 화이트 골드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피아제 로즈’ 이어링, 중지에 착용한 ‘피아제 로즈’ 링, 어벤추린 글라스 다이얼의 ‘라임라이트 갈라’ 워치, 화이트 골드 장미 펜던트의 ‘피아제 로즈’ 브레이슬릿은 모두 Piaget. 튜브톱 드레스는 BonBom. 슬리브리스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 엄청 꽂혔다가 금방 빠져나오고. 하나를 열심히 파는 타입은 아니에요. 뭐가 좋아지면 끝장을 보는 게 아니라 ‘와, 되게 재밌다, 그러니까 조금 남겨놔야지’ 이러면서 무한정 내버려둬요.
그럴 때 보통 자기 자신을 끈기가 부족한 편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남겨놓는다는 표현이 참 좋아요. 이제 차기작 〈별들에게 물어봐〉 촬영에 돌입해야 하죠. 오랜만의 현장이겠어요.
데뷔 이래 가장 공백이 길었어요. 내가 대사를 어떻게 외웠더라? 약간 생소할 지경이에요.
초조하지만 설레는 마음은 매번 그럴 것 같은데, 그러다 막상 카메라 앞에 서면 어때요?
늘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벌써 시작하네’ 하는 마음으로 촬영을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첫 컷을 찍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서면 저는 준비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나 자신을 믿기로 했어요.
※ 화보에 등장한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