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versal Pictures
〈베이비 드라이버〉를 연출한 에드가 라이트가 연출한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패셔너블한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제목처럼 런던 소호의 밤을 주된 배경에 둔 영화로 런던 패션 스쿨에 입학한 디자이너 지망생 엘리(토마시 멕켄지)가 밤마다 샌디(안야 테일러 조이)라는 여성과 관련이 있는 60년대 풍경의 환영을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에드가 라이트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음악 선곡이 돋보이는 이번 작품은 〈아가씨〉를 비롯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대부분의 카메라를 잡은 촬영감독 정정훈이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할리우드 대세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의 열연은 그 자체로 매혹적인 화룡점정이다.

ⓒSony Pictures Entertainment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고스트버스터즈 2〉(1989)를 잇는, 무려 30여 년 만의 속편이다. 그래서 귀신 잡는 세대도 바뀌었다. 시골 농장에서 할아버지가 남긴 고스트 트랩과 고스트버스터즈 유니폼을 발견한 아이들이 마을을 위협하는 유령을 잡는다. 〈기묘한 이야기〉의 핀 울프하드와 〈캡틴 마블〉의 맥케나 그레이스 등 아역 배우들이 새로운 시대의 고스트버스터즈로 등장하는 동시에 〈앤트맨〉의 히어로 폴 러드가 아이들의 조력자로 출연한다. 전작에서 출연한 빌 머레이와 시고니 위버도 등장한다. 참고로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은 전작 두 편의 감독 이반 라이트먼의 아들이다. 여러모로 완벽한 바통터치라 해도 손색이 없다.

ⓒKoch Media
올해 열린 제74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티탄〉이 호명될 때 모두가 놀랐다. 광기 어린 스타일로 점철된 논쟁적인 영화였던 〈티탄〉의 수상은 이변 중의 이변이었다.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1993) 이후로 28년 만에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 감독의 작품이 된 〈티탄〉은 유년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고 살아온 한 여성과 10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아버지의 기이한 관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극단적인 사건을 따라가는 영화다. 만만찮은 수위의 폭력을 뜨겁게 태워 순수의 원형을 얻고자 하는 영화적 순교처럼 보인다. 괴물 같은 영화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끔찍하지만 끝내 아름답고 성스럽다.

ⓒSony Pictures Entertainment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둘러싼 소문은 여러모로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이었다.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과 함께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1대, 2대 스파이더맨이 모두 출연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는 알프리드 몰리나가 연기한 〈스파이더맨 2〉의 빌런 닥터 옥토퍼스가 등장했고, 고블린과 샌드맨 그리고 일렉트로의 등장을 예고하는 포스터까지 공개됐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스파이더맨을 멀티버스로 이끈다는 설정까지 전해진 탓에 현기증 나서 기다리기 힘들 지경이다. 집으로 갈 길을 잃은 스파이더맨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로 가장 핫한 MCU 이벤트일 것만 같다.

ⓒWarner Bros. Pictures
〈매트릭스〉가 제목 그대로 ‘부활(Resurrection)’한다. 그래서 제목도 〈매트릭스: 리저렉션〉이다. 예고편에 등장한 키아누 리브스의 관상을 보면 존 윅이 먼저 떠오르지만 손가락을 당겨 총을 쏘는 대신 손바닥을 들어 총알을 멈춰 세우는 것을 보니 〈매트릭스〉의 네오가 맞긴 맞는 것 같다. 게다가 기시감이 선명한 캐리 앤 모스의 트리니티도 등장한다. 다만 지난 트릴로지와 달리 워쇼스키 자매가 아닌 라나 워쇼스키가 단독으로 연출과 제작을 맡았고, 전작에서 모피어스 역을 연기한 로렌스 피시번과 스미스 요원을 연기한 휴고 위빙은 출연하지 않는다. 벌써부터 〈매트릭스〉의 부활에 관한 수많은 썰이 난무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빨간 약과 파란 약 사이에서 또 한 번의 선택을 갈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20th Century Studios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이제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로 더욱 유명해질 것 같다. 1957년 뉴욕을 배경으로 혈기왕성한 청춘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구현한 현실적인 풍경을 등에 업고 보다 생생한 무대로 거듭난다. 〈베이비 드라이버〉로 일약 스타가 된 안셀 엘고트와 사상 최초 라틴계 백설공주로 발탁된 레이첼 지글러를 비롯한 청춘스타들이 스크린을 누비는 가운데 현대음악의 거장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한 음악이 시네마틱한 낭만을 고취시킨다. 고전적인 무대가 보다 새롭게 재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