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인천 차이나타운 방문 예정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루트

이토록 새로운 차이나타운

BYBAZAAR2021.10.15
#진주의바깥생활
vol.27 인천 차이나타운
 
지금까지 중국 본토 요리만 먹으러 차이나타운에 갔다면 놀라게 될 것이다. 숨은 이야기와 미식이 흐르는 뉴 차이나타운의 새로운 여행법.
 

친환경 전동차를 타고 개항 시대로

1883년 인천의 항구가 열리기 전만 해도 순박한 어민들이 살던 작은 바다 마을이었을 것이다. 청나라와 일본, 서구의 물자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천은 본격적인 개항 시대가 되었다. 
옛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인 인천개항박물관

옛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인 인천개항박물관

조선 식민 통치를 목적으로 한 일본 영사관(현재 중구청)이 생겼고,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인천개항박물관),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근대건축전시관)등은 본격적인 수탈을 위한 장소였다.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 지금은 생활사전시관으로 쓰인다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 지금은 생활사전시관으로 쓰인다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중구생활사전시관)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응봉산 중턱에 세운 사교 클럽(제물포구락부)등 개항장 거리 일대가 근대문화유산이고 잊지 못할 역사의 생생한 기록들이다. 마을 전체가 살아 있는 역사인 곳은 인천이 독보적으로 보인다. 
응봉산 중턱에 자리한 서양식 사교클럽, 제물포구락부

응봉산 중턱에 자리한 서양식 사교클럽, 제물포구락부

문제는 이 방대한 이야기들을 구석구석 살펴보기에 오르막길이 꽤 많다는 것. 개항장 전동차 이야기 여행은 자유공원의 오르막길과 동화마을 골목길까지 구석구석 달린다. 공간에 담긴 역사 이야기까지 절로 들려주니 몸과 마음은 편하고 배우는 만족감이 크다. 개항장 거리는 물론 청일 조계지와 해안성당, 동화마을과 제물포 구락부 등 중부 일대의 핵심 코스로 여행자를 안내한다. 
올해 여름부터 대중에게 문을 연 인천시민애집

올해 여름부터 대중에게 문을 연 인천시민애집

박대남 가이드의 안내로 전동차 이야기 투어에 참여했을 때 가장 흥미로운 공간은 제물포 구락부와 맞은 편에 있는 인천시민애집이었다. ‘제물포 구락부’는 서양인의 사교 클럽이던 곳으로 현재 당시의 클럽 내부가 재현되어 있다. 일본인 사업가가 지은 적산가옥인 인천시민애집은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단차를 두어 만든 일본식 정원이 특히 환상적이다. 
바다의 신 마조를 모신 의선당

바다의 신 마조를 모신 의선당

개항장 전동차 투어로 한 바퀴 돈 다음 점 찍어 둔 공간을 느리게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간이 된다면 화교의 도교 사원인 의선당에 들러보자. 중국과 한국 설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신, 마조를 모신 신당으로 신전의 향은 100년 동안 꺼진 적이 없다.
전동차를 타고 개항장 이야기 투어를 할 수 있다

전동차를 타고 개항장 이야기 투어를 할 수 있다

*개항장 이야기 투어 인천 중구 신포로27번길 63, 네이버 ‘개항장이야기투어’ 검색 후 예약, 성인 15,000원, 코스에 따라 약 50분 소요
 

차이나타운 어디가 맛있을까?

“어디에서 뭐 먹지?” 차이나타운 입구인 중국 전통 대문, 패루를 지나자마자 드는 생각이다. 길게 늘어선 중국 식당 대부분은 오랜 시간 이곳을 꿋꿋이 지켜낸 이들의 역사고, 그만큼 이들의 맛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한 편. 현지 주민에게 맛집을 권한 들 같은 대답만 들을 것이다. “어휴, 다 맛있어요. 어느 한곳을 얘기할 수 없어, 다 이웃이라.” 
공화춘이 있던 자리에 들어 선 짜장면 박물관

공화춘이 있던 자리에 들어 선 짜장면 박물관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식당은 최초의 짜장면이 탄생한 공화춘일 것이다. 실제 공화춘의 주인장은 중국으로 떠났을지라도 말이다. 현재 공화춘 식당은 원조 공화춘의 출신 직원들이 개척한 식당이고, 실제 공화춘 창업자의 후손은 신승반점이라는 이름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을 당긴 곳은 따로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풍미 식당이다. 
중국식 옛 맛을 내는 풍미식당

중국식 옛 맛을 내는 풍미식당

부와 복을 상징하는 온갖 붉은 물건들로 치장한 식당 안에는 마을과 가족의 기록을 담은 사진이 오래된 액자에 담겨 화석처럼 걸려있다. 한쪽에 신선한 채소를 다듬는 조지미 대표도 보인다. 60년간 4대가 이어 운영 중인 풍미는 단체 관광객으로 가득한 여느 식당과 달리 중구청 직원과 현지 주민이 더 모이는 지역 단골집이다. 
10년 단골 주민 홍성식 씨는 차이나타운에서 풍미 식당이 가장 변함없는 정통의 옛 맛을 낸다고 강조해 말한다. 계란 프라이와 오이 고명을 올린 면에 기름과 양파를 충분히 쓴 소스를 별도로 내는 유니짜장의 완벽한 삼합, 돼지기름으로 풍미를 낸 옛날 볶음밥, 극진하게 우린 짬뽕 국물의 맛은 참 두고두고 잊기 힘들다.
차이나타운에 오면 꼭 맛봐야 하는 유니짜장

차이나타운에 오면 꼭 맛봐야 하는 유니짜장

*풍미식당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 56-1, 9am~9pm, 유니짜장 8,000원, 해물짬뽕 8,000원
 

근대 카페와 힙한 심야식당까지

중구청 앞은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조계지와 화교 거주지가 혼합되어 있다.개항 시대 초기에 지어진 일본 주택은 점포가 1층에 딸린 마찌야 양식의 목조 주택들인데, 동네 우유 가게와 작은 서점, 옛 성당과 나란한 모습이 생경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근대 건물의 원형을 복원한 팥 디저트 카페, 팟알

근대 건물의 원형을 복원한 팥 디저트 카페, 팟알

그중에는 개항 시대에 인천항에 노동 인력을 보내던 하역 업체 사무소 건물을 복원해 2년 전 카페로 문을 연‘팟알’도 있다. 인천시 등록문화재 중 유일한 민간 사유 건물이다. 2~3층에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거처로 사용했다는 다다미방이 원형의 모습으로 복원되어 있다.
홍콩 소호를 떠올리게 하는 타이홍의 입구

홍콩 소호를 떠올리게 하는 타이홍의 입구

최근 가오픈을 마치고 정식으로 문을 연 홍콩 요리점 ‘타이홍’도 개항장 거리에서 발견한 매혹적인 식당. 홍콩의 네온사인이 떠오르는 보색의 명료한 색감 대비와 벽면 한쪽을 큼지막한 동양 캐릭터로 채운 공간 디자인은 젊은 감각의 홍콩 소호 식당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타이홍본점의 진주알 트러플 멘보샤

타이홍본점의 진주알 트러플 멘보샤

진주처럼 탱글탱글한 새우알에 트러플을 곁들여 튀겨낸 진주알 트러플 멘보샤는 한참을 수다 떨며 느리게 먹어도 바삭한 식감, 안쪽 육즙이 그대로다. 새우 기름으로 깊은 풍미를 낸 쌀 당면 요리 버미셀리볶음, 수란을 넣은 샤오메이 등 어떤 요리를 주문해도 실패가 없을 것. 아, 인천의 수제 맥주인 개항로 맥주도 함께 곁들이자. 목 넘김 좋은 라거 맥주로 오직 인천에서만 맛볼 수 있다.
*카페 팟알 인천 중구 신포로27번길 96-2, 10:30am~9:30pm, 팥빙수 8,000원, 단팥죽 8,000원
*타이홍 인천시 중구 신포로23번길 57, 11am~10pm(평일 브레이크 타임 3~5pm), 진주알 트러플 멘보샤 24,000원, 버미셀리볶음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