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는 H&M Studio. 스윔수트는 모델 소장품.
파워 긍정의 아이콘, 다이빙 국가대표 김수지 올림픽 시청자로서의 솔직한 소감을 말하자면, 결승 진출을 못한 게 매우 아쉬웠다. 예선 때 워낙 성적이 좋아서 본인도 기대가 컸을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이 오히려 더 아까워 하더라고.(웃음) 사실 굉장히 만족했다. 시합 준비하면서 연습하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다 생각했고.
한국에서 다이빙은 사실 열세 종목 아닌가. 다이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
어릴 때부터 워낙 ‘똥꼬발랄’(?)해서 많이 까부는 애였다.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이 주체 못할 에너지를 어디 다른 데 쏟아야지 안 되겠다면서 수영을 추천해주셨다. 평소 나무 오르는 것도 좋아하고 물도 좋아했다. 방과 후 수업 중에 수영이라고 해서 갔더니 다짜고짜 올라가서 점프를 시키시더라.
보드에서 준비 자세를 할 때, 박자가 딱딱 들어맞고 점프가 ‘땅’ 하고 잘 뛰어졌을 때! 그리고 물에 잘 들어갔을 때. 들어가는 순간 잘 뛰었는지 아닌지 딱 아는데, 나 같은 경우 스스로 ‘진짜 잘했다’ 싶으면 물속에서 빨리 나온다. 박수, 함성 소리 듣고 싶어서. 안 맞았다 싶으면 물에서 나오기 정말 싫다.(웃음)
(1초도 안 쉬고) 파워 긍정! 뭐든 긍정적으로, 나쁜 감정에 깊게 안 들어가려고 한다. 또 내가 워낙 하나에 꽂히면 정신을 못 차리는 편이다. 공부에 대해서도 부모님이 포기했던 이유가, 마음에 드는 과목이면 10시간씩 공부하는데 안 좋아하는 과목은 쳐다도 안 보니까. 뭐든 호기심이 생겨야 하는 성격이라 파고들면 끝까지 한다.
런던올림픽 때는 너무 어려서 뭘 몰랐고. 특히 첫 번째 올림픽을 내가 너무 망해버려서(웃음) 이번 올림픽은 ‘에이, 설마 그때보다 더 못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진짜 편하게 했다. 이번에 뛰고 나서는 ‘그래,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3년 뒤 파리올림픽 때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자면 어떤 모습인가?
흠, 그때도 한결같을 것 같다. 여전히 별로 긴장 안 하고, 깨발랄하겠지?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내 거 잘 뛰겠다. 대신 결과가 좋아서 메달 딱 걸고 있다면 더 좋겠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다이빙 최초 올림픽 준결승 진출. 2019년 광주 세계챔피언십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다이빙 최초로 세계 챔피언십 시상대에 올랐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14세,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로 참가했다.
타고난 승부사, 다이빙 국가대표 우하람 이번에 한국 다이빙 최고의 성적을 낸 소감은?
메달은 못 땄지만 성적에 대해서는 굉장히 만족하는 편이다.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왔다는 성취감이 크다.
일 년이 미뤄진 올림픽,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컸을 텐데. 선수로서 그 기간을 어떻게 보냈나?
2019년까지 꽤 잘해왔기 때문에 이 분위기 그대로 2020년 올림픽을 뛰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컸다. 코로나로 훈련을 아예 5~6개월 쉬어야 했으니까. 감도 많이 떨어지고 심적으로도 힘들었던 것 같다. 다이빙은 감각 종목이기 때문에 올림픽 직전까지도 사실 감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다운됐었는데, 막상 시합 들어가니까 옛날에 했던 것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더라. 이번 올림픽을 통해 오히려 슬럼프를 극복했다.
지독한 연습벌레라고 들었다. 하루에 다이빙을 1백 번 하고, 7~8시간 넘게 훈련한다고?
일단 제 자신이 감이 안 돌아오니까 답답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이 뛰는 편이긴 했다. 시간적으로 따지면 한 시간 정도는 더 하고, 선수들 가고 혼자 남아서 더 뛰고. 내 스스로가 만족이 안 돼서 시간을 더 많이 투자했다. 그런 부분들이 대회에서 결실을 맺지 않았나 싶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못 따더라도 박수쳐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게 선수로서도 느껴지나?
많이 느꼈다. 메달 못 따도 질타보다는 가능성을 봐주고 응원해주는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저 스스로는 4위에 만족하지 않는다. 목표가 언제나 올림픽 메달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이렇게 응원해주시니까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메달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난도 높은 기술을 구사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기술인가?
기술적인 난도 부분에서는 현재 메달권 선수들과 똑같은 상황이다. 두 바퀴 반 돌면서 옆으로 세 바퀴 비틀기를 같이 하는 기술이다.
없다. 그냥 저 자신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도 있고, 그 선수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게 꼭 저의 목표는 아니다. 다이빙은 워낙 변수가 많은 종목이어서 세계 랭킹 1위도 예선 탈락을 한다. 그날 그날의 컨디션이 정말 중요한 종목이다.
목표에 대한 간절함이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치열하게 노력했고, 다이빙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선수로.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사상 최고 성적인 4위 기록. 2016년 리우올림픽 한국 최초 10m 스프링보드 결선 진출. 현재 한국 선수 중 가장 난도 높은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
장용흥의 패딩 점퍼, 스니커즈는 Moschino. 풀오버는 Coach. 쇼츠는 2 Moncler 1952. 안드레의 패딩 코트, 쇼츠는 Fendi. 스니커즈는 Tod’s.
‘무승’의 기적, 럭비 국가대표 안드레 진 & 장용흥 98년 만에 올림픽에 첫 진출 한 럭비 국가대표팀에게 이번 올림픽은 누구보다 남다른 의미였을 것 같다.
안드레 진(이하 안): 이번 올림픽은 한국 국민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럭비의 쇼케이스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럭비가 1백 년 동안 한국 땅에 존재했음에도 큰 무대에서 럭비를 소개할 기회조차 없었다. 우리가 아직 부족해서겠지만, 이번 기회로 이렇게 매력적인 럭비를 소개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도 많이 됐고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꼈다.
비록 올림픽에서 원하던 첫 승은 따지 못했지만, 올림픽 진출이라는 것부터 이미 기적은 일어난 거다. 아시아 예선에서 강팀 홍콩과의 마지막 경기, 연장전의 발판을 만든 마지막 득점자가 바로 장용흥 선수였다. 럭비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엄청난 감동의 드라마였다.
장용흥(이하 장): 처음에는 아무런 생각도 안 들고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얼떨떨하기만 했다. 경기 끝나고 다 같이 밥 먹고 숙소 들어가서 누웠을 때, 그때서야 실감이 나더라. 안: 그 홍콩전이 저에게는 럭비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었다. 시합 전에 부모님에게만 얘기한 게 이번에 올림픽 진출을 못하면 럭비 그만두겠다고 말했는데, 속으로는 우리가 이길 거라고 확신하면서 꼭 이겨야겠다는 다짐의 의미였다.
일본은 프로리그가 탄탄하고 2019년 럭비 월드컵을 치렀을 정도로 인기 종목인데, 한국은 고작 실업팀 3개, 대학팀 4개, 전체 선수가 1천 명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다. 서러움이 클 것도 같다.
장: 전지훈련을 가거나 해외 훈련을 가면 빌려주는 운동장이 없어서 그냥 공원에서 할 때도 많았다. 스태프도 턱없이 부족해서 선수들이 모든 일을 다 같이 해야 했다. 안드레는 통역하고. 안: 럭비가 신기한 게 우리나라에서만 인기가 없지, 전 세계적으로 정말 인기 있는 종목이다. 럭비는 경기 자체를 보면 엔터테인먼트적으로도 진짜 재미있는 운동이다. 그래서 난 가능성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아직 한국에서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 않고 관심이 적어서 그렇지, 선수로서 우리가 잘하고 이슈가 많이 생기면 투자도 이뤄질 거고 미래가 밝다 생각한다. 지금이 바닥이라는 건, 이제 더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증거니까.
아무리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더라도 끝까지 투혼을 발휘하는 게 보이더라. 한국 럭비팀 분위기는 어땠나?
안: 팀 내에 띠동갑까지 있는데 다 허물없이 지낸다. 서로 그렇게 좋아하고 친해야 한 템포를 더 나아가고자 하는 게 생긴다. 장: 우리 팀 분위기는 정말 좋다. 선수촌에서도 보면 우리는 다 같이 모여서 제일 깔깔거리면서 밥 먹고, 목욕탕도 다 같이 가고, 얘기도 제일 많이 한다. 같이 있는 시간이 제일 많은 팀일 거다.
럭비를 보다 보면, 정말 저렇게 맨몸으로 해도 괜찮을까 싶을 만큼 거칠다. 실제로 1톤 트럭이 시속 30~40km로 달려와 부딪히는 정도의 강도라고 하던데. 또 얼마나 힘들면 전후반 경기 시간이 각각 7분밖에 안 될까 싶기도 하다. 럭비의 매력이 뭔가?
안: 외국에 이런 말이 있다. “축구는 신사의 게임인데 훌리건들이 하고, 럭비는 훌리건 게임인 듯하지만 진짜 신사들이 한다”고. 럭비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거친 건 맞지만 생각보다 안전하고, 다른 종목 선수들보다 오히려 심하게 안 다친다. 신기한 게, 우리 럭비 선수들은 오히려 운동장에 나오면 굉장히 평화롭다. 시합할 때 태클하고 뛰면서 스트레스를 다 푸니까. 장: 마약 같다. 솔직히 시합 도중에 부딪히거나 하면 아프다. 근데 끝나고 나면 또 생각난다. 밤에 씻고 누우면 계속 생각나고, 일어나면 또 운동장 나가고 싶고. 마치 너무 사랑하는 연인처럼. 그만큼 매력적인 운동이다.
장: 아시안게임 금메달. 합숙 기간 동안 시합 경험만 좀 더 쌓는다면 승산 있다고 본다. 안: 지금은 멤버도 좋고 환경도 좋다. 월드컵 진출, 아시안게임 둘 다 내년 9월이다. 가능성 말고 진짜 성적을 낼 수 있는 타이밍이 왔다.
사람들이 나를 어떤 선수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나?
안: 누구보다 럭비를 좋아하고, 한국 럭비를 위해서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장: 운동장이나 생활 면에서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는 선수, 말보다 행동이 앞섰던 선수였다고 기억해주면 좋겠다.
장용흥의 패딩 점퍼, 스니커즈는 Moschino. 풀오버는 Coach. 쇼츠는 2 Moncler 1952. 안드레의 패딩 코트, 쇼츠는 Fendi. 스니커즈는 Tod’s.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우승, 한국 럭비 사상 첫 올림픽 진출. 올림픽 경기 전패, 12위 기록. 퀴야드 안드레 진(대한럭비협회 소속)은 한국 럭비의 귀화 1호, 팀의 부주장을 맡고 있다. 장용흥(일본 리그 NTT Communications 소속)은 아시아 지역 예선 홍콩과의 경기에서 마지막 득점을, 올림픽 첫 상대인 세계 최강팀 뉴질랜드전 첫 득점을 어시스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