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지만 우리 모두 흐린 눈으로 넘어가던 시대. ‘패션 암흑기’가 연관 검색어로 떠오는 그 시절, 바로 2000년대다. 그리고 그 시대에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 있었으니! 바로 트루릴리젼. 모두 뒷주머니에 말발굽 하나쯤은 달고 다녔을 정도로 우리를 웃고 울렸던 트루릴리젼이 4년 만에 돌아온다.
트루릴리젼은 ‘프리미엄 진’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특유의 말발굽 스티치가 수 놓인 포켓 디자인이 특징으로 패리스 힐튼, 올슨 자매, 린제이 로한,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할리우드 스타는 물론 전지현, 조인성 등 동시대 가장 핫한 셀럽들이 착용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힙 라인이 드러나는 타이트한 실루엣에 밑단으로 갈수록 퍼지는 플레어 진이나 스트레이트 진 디자인이 사랑받았는데 여기에 굵직한 벨트, 얼굴보다 커다란 링 귀고리, 보잉 선글라스, 본더치 모자까지 더하면 2000년대 패션이 완성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트루릴리젼은 온라인 쇼핑의 부상과 패스트 패션의 성장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 2017년 결국 국내 판매가 중단된다. 소비자들은 스키니 진 보다는 레깅스를 선호했고 플레어 진(일명 나팔바지) 보다는 하이웨이스트나 오버사이즈 데님이 트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이후에도 해외에서는 톱모델 벨라 하디드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새로운 변신을 꾀했지만, 국내에서 ‘패션 흑역사’ 아이템 중 하나라고 여겨지기 일쑤였다.
그렇게 4년이 흐른 2021년, '놀면 뭐하니', '피식 대학'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MZ 세대의 2000년대 음악과 패션, 문화에 대한 관심과 복고 열풍이 뜨거워지며 트루릴리젼의 부활을 예고했다. 특히 싸이월드, 버디버디, 등 그 시절 유행했던 감성과 패션을 담아 현재를 살아가는 2000년대 학번을 보여주는 '피식대학'의 ‘05학번이즈백’ 채널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대 남성들이 줄곧 따라 했던 쿨케이의 이름에서 영감받은 ‘쿨제이’로 분한 김해준은 이렇게 말한다.
이처럼 복고 열풍에 힘입은 트루릴리젼은 오는 8월 말 2021 F/W 컬렉션 론칭을 통해 프리미엄 데님 제품들을 선보이게 됐다. 스트레이트 핏, 릴렉스드 스트레이트 핏, 슬림 플레어 핏 등 다양한 핏을 제안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또한 현대홈쇼핑 및 GS홈쇼핑을 시작으로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서 만날 수 있다. 트루릴리젼의 부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1990년대를 넘어 2000년대 문화를 되짚는 레트로 열풍은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이지만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에겐 새로움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