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응답하라 화운데이숀: 1950s~1990s

ABC 분백분부터 트윈케이크, BB크림, 쿠션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추억을 소환해줄 베이스메이크업 연대기.

BYBAZAAR2021.06.30

HISTORY

OF

FOUNDATION 

 
 
최초의 베이스메이크업 아이템은 파우더다. 1935년에 프랑스에서 탄생한 가루 파우더 ‘코티분’. 당시 한국에서는 고급 기생이나 부잣집 마나님이 쓰는 사치품으로 소량만 비싼 가격에 거래되었다. 한국전쟁 후에는 미군 PX 화장품으로 유통되었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서 가짜 제품도 많았다고 전해진다. 1918년에 국산 화장품인 ‘박가분’이 처음으로 출시됐지만 납 성분이 들어 있어 제대로 된 화장품으로 보기 어렵고, 50년대 말에 이르러서야 국산 파우더가 등장했다.
 
1959년 ABC 분백분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화학에서 국산 파우더 ‘ABC 분백분’을 만들었다. 이후에 코티사와 기술 제휴를 통해 만든 ‘코티 분백분’이 오랫동안 엄청난 히트를 쳤다. 하지만, 가루가 잘 뭉쳐서 바르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어린 시절, 운동회 날 엄마가 코티분을 바르고 왔는데 얼굴이 얼룩덜룩해서 부끄러웠다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추억담도 있었다. 
 
1960년대 초엔 메이크업 제품은 거의 수입 브랜드 위주였다. 일본 화장품이 특히 인기가 많았는데 일반 여성들은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거나 특별한 날 백분을 바르는 정도가 전부였을 때, TV 광고에 처음으로 국산 리퀴드 파운데이션이 등장했다. 
 
1964년 아모레 화운데이숀
“여러분을 언제나 매력 있는 아름다움으로 이끌어드리는 아모레 화장품. 분연히 풍기는 이 매혹적인 향기. 부드러운 감촉. 아모레~ 아모레 화장품.” 1964년에 태평양화학이 론칭한 브랜드 아모레의 CF 카피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리퀴드 파운데이션이 ‘아모레 화운데이숀’. 컬러가 노란 컬러톤 한 가지인 데다 입자가 굵었기 때문에 두껍게 발리는 제품이었다.  
 
1965년 부루버드 화운데당(콤팩트)
고급 브랜드이자 인기 브랜드였던 시세이도 ‘디 럭스(De Luxe)’. 당시엔 드 룩스라고 불렀는데 ‘모단걸’이라면 비싼 드 룩스 제품을 갖기 위해 끼니를 굶는 경우도 많았다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태평양화학이 1964년 시세이도와 기술 제휴를 통해 부루버드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때 출시한 ‘부루버드 화운데당’은 파우더에 오일 성분을 더해 압축한 콤팩트 제품이다. 오일 덕분에 피부에 균일하게 밀착돼 당시엔 큰 혁신이었지만 지금 본다면 사실 두껍고 숨막히는 메이크업이다.
 
 
모든 매체가 흑백이던 시절을 지나 컬러 잡지가 등장하면서 화장품 광고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신인 모델을 발굴해 브랜드 얼굴로 내세웠고 광고 속 메이크업 역시 컬러풀해졌다. 베이스메이크업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처음으로 트윈케이크가 등장한 것. 트윈케이크는 리퀴드 파운데이션과 가루 파우더의 중간 제형으로 퍼프에 물을 묻혀서 바르면 커버력이 좋은 데다 여름철 물과 땀에 잘 지워지지 않는 장점을 지녔다. 리퀴드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를 대체하는 아이템으로 급부상해 1980년대와 90년대 중반까지 모든 여성의 화장대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다. 트윈케이크란 명칭은 아모레퍼시픽에서 처음 사용해 상표 등록을 한 터라 이후에 출시한 타 브랜드 제품은 모두 투웨이케이크란 이름을 사용했다. 
 
1972년 아모레하이톤 화인타치
트윈케이크 제품인 아모레하이톤 ‘화인타치’. 케이스를 열면 고체 타입의 제형과 퍼프가 나눠져 있었다.
 
레트로 스타일과 메이크업을 오마주할 때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시대가 1980년대다. 위아래 세트업 양장에 사자처럼 부푼 펌 헤어가 필수였던 시절. 메이크업은 기본 에티켓으로 여겨졌다. 화려한 색조는 기본, 베이스메이크업엔 음영이 강하게 들어갔다. 당시 외국 배우로는 브룩 실즈가 최고 인기를 누렸고, 컴퓨터 미인이라 불렸던 황신혜가 서구적인 미인상으로 사랑받았다. 80년대는 방문판매원의 전성기였는데 아모레 아줌마, 쥬리아 아줌마, 피어리스 아줌마 등 색색깔의 화장품 가방을 든 방문판매원이 골목 곳곳을 누볐다. 전화 한 통이면 직접 와서 화장품에 대해 설명하고 마사지를 해주기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동네 아줌마들이 일렬로 누워 마사지를 받으며 수다를 떠는 장면을 생각하면 된다. 수입상가에서는 시세이도 화장품이 인기를 끌었다. 
 
1980년 시세이도 스포츠커버 화운데이션
80년대에 일본에서 출시된 시세이도의 ‘스포츠커버 화운데이션’은 엄마들 사이에 유명세를 타며 수입상가에서 핫한 제품으로 급부상했다. 국내에서는 커버력이 좋아 컨실러나 파운데이션으로 인기였지만 일본에서는 피부 질환이나 화상 환자들의 상처를 가리기 위한 치료용 제품이었다고. 크림처럼 동그란 단지에 담겨 있어 손끝으로 문질러 사용했다. 스포츠커버란 이름이 붙은 것은 탁월한 밀착력으로 땀과 물에 강했기 때문. 워낙 인기가 좋아서 2004년 한국시세이도에서 출시해 현재까지도 판매되는 스테디셀러다.
 
1983년 나그랑 가을 메이크업 캠페인
“나그랑-그 신비한 색채의 언어”라는 카피처럼 광고 비주얼 역시 컬러풀하다. 황신혜의 메이크업을 보면 광대뼈와 콧대에 강한 셰이딩이 들어가 있는데, 블러셔로 보이는 ‘훼이셜타치’의 어두운 컬러를 사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1990년대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주체적인 여성상이 주목받으며 화장품 광고에도 짧은 머리의 모델이 자주 등장했다. 눈두덩을 파랑, 보라색으로 물들이던 색조 메이크업은 줄어들고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하기 시작했다. 피부톤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파운데이션 전에 메이크업베이스를 필수로 발랐다. 베이지(당시엔 ‘살색’이라 불렀다)부터 그린, 블루, 오렌지, 퍼플까지 다양한 색상의 메이크업베이스가 있었다. 스킨케어 후 자외선차단제, 메이크업베이스, 파운데이션, 파우더까지 겹겹이 올려서 바르는 메이크업 공식을 많은 여성들이 충실히 따랐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며 직구템의 인기도 뜨거웠다. 90년대 후반엔 테크노 열풍도 있었다. 가수 엄정화, 이정현의 사이버틱한 매력에 모두가 빠지며 하이라이트 메이크업이 반짝 유행했다. 아이홀에 밝은 섀도를 바르고 하이라이터로 얼굴에 입체감을 더해 메이크업 자체가 80년대보다 훨씬 밝아진 느낌이 든다.
 
1992년 쥬리아 르 비앙 크리에타 메이크업베이스(그린)
노란 피부톤을 보정하기 좋은 그린 컬러 메이크업베이스.
 
1992년 겔랑 메테오리트 파우더
‘구슬 파우더’로 잘 알려진 겔랑 ‘메테오리트 파우더’는 해외여행을 가면 선물로 사 오거나 부탁을 해야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단일 색상의 파우더밖에 없던 시절이라, 다양한 색상이 혼합한 구슬 형태의 파우더는 센세이션이었다. 비슷한 제품으로 인기가 있었던 건 지방시 ‘프리즘 비사지’. 4가지 다른 색의 파우더를 브러시로 섞거나 따로 사용하는 획기적인 제품인 데다 케이스가 패셔너블해 갖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구슬 파우더는 국내에는 92년에 정식으로 출시돼 90년대 후반에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매년 리미티드 에디션이 나올 만큼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1996년 라네즈 EX-UV 트윈케이크
라네즈는 95년부터 97년까지 짧은 머리와 활동적인 이미지의 김지호를 모델로 발탁해 ‘영화처럼 사는 여자’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프렌치 키스〉 〈사랑과 영혼〉 등 영화를 패러디한 광고로 큰 성공을 거뒀다. 라네즈 ‘EX-UV 트윈케이크’ 광고는 영화 〈연인〉을 패러디한 것. 광고 문구를 보면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럽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당시 선호하는 피부 표현을 알 수 있다.
  
1998년~ 안나수이 페이스 파우더
2000년대 화장대 한구석에 놓여 있던 화려한 양각의 까만 단지형 파우더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거다. 주로 해외여행을 갈 때 비행기나 면세점에서 구매했던 추억이! 당시 이 제품을 썼던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포슬포슬하고 두툼한 보라색 퍼프를 팡팡 두드려야 화장이 마무리된 느낌이었다고. 양 조절이 관건이었는데 입자가 작아 얇게 바르면 일반 파우더 콤팩트보다 청순한 피부 표현을 할 수 있었다.
 
 
1998년~ 마몽드 브라이트닝 파우더 팩트
당시에 한가인이 모델로 활동하며 ‘한가인 팩트’라 불렸다. 출시는 98년에 했지만 2010년 초반까지 10년 이상 사랑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품. 몇 번의 리뉴얼로 케이스가 계속 바뀌었는데 에디터가 기억하는 건 핑크색의 꽃잎 모양 케이스다. 과장을 조금만 보태자면 내가 아는 모든 여자 사람이 가방에 이 팩트를 들고 다녔다. 브라이트닝 제품인 만큼 피부톤이 화사해 보이는 것은 물론 적당히 커버될 정도의 두께로 발리는 데다 밀착력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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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지영
  • 참고/ 아모레퍼시픽 60 Years Creativity
  • 어시스턴트/ 천서영
  • 출처 1/ 유튜브 IVYTV,sobong official
  • 출처 2/ PONY Syndrome,D6S0N,각 브랜드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