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대했던 일이 벌어졌다. 지난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데 이어〈미나리〉의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 이는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첫 한국 여성이기 때문에,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여겼던〈미나리〉의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아 새역사를 쓰는 중이다! 아카데미 예측 전문 사이트, 미국 골드더비도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 1위로 손꼽으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는데, 기대가 현실이 됐다. 〈미나리〉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미나리〉의 윤여정의 경쟁자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두고두고 화제가 될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들어보자.
저는 윤여정입니다. 많은 유럽분들이 제이름을 여여라고 하거나, 정이라고 하는데 모두 용서하겠습니다. 제가 늘 보던 해외 프로그램에 나오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 표를 주신 모든 분들 특히 미나리팀에게 감사하며, 무엇보다 선장이자, 감독이신 정이삭 감독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후보자에 오른 대배우인 글렌 클로스와 경쟁할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단지 운이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
제 두 아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네요.
라고 다른 역할을 다른 영화에서 성공적으로 해낸 후보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마지막으로 첫 영화를 함께 찍은 김기영 감독에게도 공을 돌렸다.
저의 첫 영화를 함께 만든 김기영 감독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오늘 저의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입니다.
〈미나리〉 명대사 미나리는 어디에 있어도 알아서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든 건강하게 해줘.
보이는 게 안 보이는 것보다 낫다. 숨어있는 게 더 위험한 법이야.
띵똥 브로큰! 띵똥 브로큰!
코로나 시대의 아카데미 시상식의 특이점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코로나 19로 두 달이나 연기되어 개최되었다. 모든 후보자와 게스트는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최소한 두 번의 코로나 PCR 테스트를 거쳐야만 했다고. 〈뉴욕 포스트〉 매거진에 따르면 카메라 앞에 서는 배우들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도했다. 단 광고가 방영될 때나 휴식 시간에는 모든 게스트가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를 우려하여, 시상식 전에는 대규모 리노베이션 공사까지 마쳤다고 전한다. 테이블과 소파 등의 간격을 넓히고 설치물을 재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