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Culture

도자의 이면

견고하고도 유연하다. 도자가, 도자를 이루는 흙이 그렇다. 이 전통 매체는 작가 백진을 거쳐 현대적으로 재탄생한다. 유연하게 탈바꿈하여 그 자리를 견고하게 지킨다.

BYBAZAAR2020.02.02
 ‘깨어지거나 부서진 조각’ ‘전체적으로 이어지거나 완성되지 않은 짧은 부분이나 면모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단어 ‘파편’의 사전적 정의이다. 같은 이름의 전시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 백진의 전시 «파편(Fragment)»은 그 의미처럼 작업 의도와 방식 모두를 아우르는 동시에 한 단계 더 나아가 흩어져 존재하던 조각들을 한데 모은다. 조각난 꿈, 혹은 무의식 저편의 기억들을 수집하여 재구성하듯, 그의 손에서 탄생한 도자 조각들은 캔버스 위에서 한데 모여 패턴을 이루고, 기둥처럼 높게 쌓이며 작가의 작품 세계를 완성한다. 각기 모양이 다른 비정형의 것들이 모여 일정한 규칙을 이루고 하나의 완성체가 되는 것이다. 이는 곧 백진이 조각난 기억들의 실체를 구체화시키는 방법이자 도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방식이다. 무겁고 쉽게 깨지는 것이 아닌, 가볍고 단단한 도자의 또 다른 면. 도자라는 매체가 갖는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작가의 새로운 도전이다. 
※ 백진 개인전 «파편(Fragment)»은 3월 8일까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