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여자들의 숨은 매력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몸매 가꾸기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수련을 위해 운동하는 여자들. 건강한 삶을 위해 자신의 일상에 운동을 정착시킨 여자들. 우리 주변 보통 여자들이 체험한 몸의 특별한 변화에 대하여. | 운동,건강,헬스,수련,폴댄스

 ━  KIM HYOJIN   제일기획 아트 디렉터 니트, 팬츠, 플랫슈즈 모두 Polo Ralph Lauren. 귀고리는 Portrait Report. 팔찌는 스타일리스트 개인 소장품. 내가 폴댄스를 하는 이유는?  제일기획 광고 제작 파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스케줄이 일정치 않지만, 바쁠 때 운동을 많이 못하면 한가할 때 그만큼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쉽진 않다. 그런데 잠은 죽어서도 평생 잘 테니까. 일하다가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폴댄스를 하고 온다. 그러면 뭔가 확 풀리는 게 있다. 폴댄스와 다른 운동의 차이는?  피트니스, 요가, 필라테스도 해봤지만 정적이기도 하고 매번 비슷한 동작을 반복하다 보니 금방 싫증이 나더라. 폴댄스는 근력 운동 위주의 피트니스와 유연성 위주의 요가가 접목된 운동이다. 음악에 맞춰서 자기가 가진 기술을 몸으로 표현하다 보니까 질리지 않는다. 폴댄스를 둘러싼 선입견에 대해서?  다른 운동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다. 일단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너 봉 춤 추니?” 이런 얘기를 진짜 많이 들었다. 인스타그램에 폴댄스 사진을 올렸더니 “그런 걸 왜 올려, 민망하게, 야하게”, 이런 반응이더라. 의상에 노출이 많아서 야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사실은 안전상의 이유인데 말이다. 마찰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어? 저거 하려면 몸매가 좋아야 하는 거 아니야?” 하는데 이 운동을 하다 보면 저절로 살이 빠지고 근육이 붙는다. 그런데 살을 빼고 근력을 붙여서 이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그러면 어떤 운동도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내가 몸의 변화를 체험한 순간은?  몸은 정직하다. 이걸 하다 보면 근력도 생기고 몸의 라인이 예뻐진다. 내 경우엔 근력이 붙으면서 오히려 살이 찌고 건강해졌다. 폴을 타기 전에 20분 정도 웜업하는 시간이 있다. 내가 디스크도 있고 팔이 안 올라갔는데 스트레칭을 하면서 거기에 근력을 붙여주니 저절로 나았다. 몸의 변화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변화도 컸던 것 같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까 스트레스가 크다. 식사를 자주 걸렀고 살이 너무 많이 빠졌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니 식욕이 좋아지더라.      ━  KIM HYOYEON   MCN 마케팅사 효원커머스 CEO 재킷은 Marni. 터틀넥은 Golden Goose. 팬츠는 Calvin Klein Jeans. 목걸이는 모두 Vintage Hollywood. 반지는 Pandora. 부츠는 Jimmy Choo. 내가 서핑에 빠지게 된 건?  15년 전에 시작했으니 서핑 1세대가 맞겠지. 당시엔 전국의 서퍼가 다 모여도 50명 남짓이었던 것 같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운동은 세상에 많다. 스노보드는 닦아놓은 슬로프를 내려오는 것이고 웨이크보드는 배의 무게에 의해 만들어진 웨이브를 타는 거다. 그런데 서핑은 인간이 스스로 자연을 활용해서 즐기는 운동이다. 이를테면 지난 15년 동안 몇 천 개의 파도를 탔지만 한 번도 같은 파도는 없었다. 서핑을 위한 은퇴 계획?  사업한 지 18년째다. 내 목표는 10년 안에 은퇴해서 서핑 여행을 다니며 사는 거다. 외국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서퍼들이 라인업을 하는, 다시 말해 좋은 파도를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봤다. 나도 그렇게 늙고 싶다. 내가 몸의 변화를 체감한 순간은?  어깨 쪽에서 팔로 떨어지는 패들 근육과 허리 뒤 코어 근육, 중심을 잡게 하는 허벅지 근육이 특히 발달한다. 어느 정도 파도를 잡아탈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 몸의 라인도 예뻐지고. 물론, 패들링을 계속하기 때문에 팔뚝은 좀 두꺼워질 수 있다. 15년 전의 나는 근육이 하나도 없는 말랑말랑한 살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지. 나는 내 몸의 근육들이 좋고 내 얼굴에 있는 기미, 주근깨가 좋다. 까만 피부도, 군데군데 흉터도 좋다. 인생을 즐기면서 얻은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서핑이 내 삶에 미친 영향은?  자연을 즐기는 만큼 위험한 상황도 마주한다. 피부가 찢어지고 앞니가 깨져서 임플란트도 해봤다. 그럴 때마다 자연 안에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고 겸손해진다. 눈앞의 욕심이나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에서 자유로워진다. 사업하다 보면 사람이 내 맘대로 안되는 경우도 있고 연애가 내 맘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지 않나. 그럴 때도 서핑을 통해 치유받았던 것 같다. 서핑과 일의 균형을 위해서?  대한민국에 여자 프로 서퍼가 20명 정도 되는데 내가 그중에 꼴찌다. 대회에 나가면 겨우 입상하는 수준의 프로인데, 사실 프로들 중에서 직장인은 나 하나다. 서핑이 전업인 다른 서퍼들에 비해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이제는 많이 내려놓았달까. 하지만 성적을 떠나서 난 충분히 행복하다. 인생에서 이렇게나 좋아하는 운동을 만난 것 자체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가 된다. 이건, 절대 돈 주고 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