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의 새로운 도전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한효주는 낯선 타지에서 누구보다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본’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 <트레드스톤(Treadstone)>의 촬영을 위해 그녀가 흘린 땀과 눈물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일 년간의 아주 특별한 여행을 끝낸 그녀는 이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 | 한효주,트레드스톤,Treadstone,본시리즈,스핀오프

&nbsp;━&nbsp; ON THE WAY &nbsp; 깃털 장식의 드레스, 스몰 체인 링크 귀고리는 모두 Burberry. 한 달 뒤면 미국 TV 드라마 &lt;트레드스톤&gt;이 방영을 시작해요. 첫 방송을 기다리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nbsp;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해요. 오디션 테이프 보내고 역할 따내고 촬영하고 이게 벌써 작년 10월부터거든요. 어떻게 보면 이 드라마를 위해서 일 년을 꽉 채워서 쓴 거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다 보니까 부담도 컸고 그만큼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nbsp; &nbsp;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확실히 액션이 눈에 띄어요. 구두를 신고 지붕을 뛰어다니고, 돌려차기로 남자를 기절시키고, 끈으로 목을 조르기도 하고요.&nbsp; 액션은 늘 하고 싶었던 장르예요. 매번 작품 홍보를 할 때마다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다음엔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으세요?”였어요. 그럼 저는 항상 액션물 해보고 싶다고 대답했거든요. 한번은 “어떤 액션을 해보고 싶으세요?” 하시기에 “본 시리즈 같은 액션 해보고 싶어요.”라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랬는데 제가 실제로 그 시리즈를 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 거예요. 오디션 때부터 벌써 설레고 재미있더라고요. 마음먹는다고,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특히나 여배우로서는 액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더욱 적고요. 오랫동안 바라왔던 걸 이제야 진짜 해보는 거죠. &nbsp; 더블 브레스트 버튼의 울 테일러드 드레스, 네오프렌 본딩의 레더 베스트, 귀고리, 퀼트 체크 디테일의 스몰 롤라 백, 포인티드 토 뮬은 모두 Burberry. 막상 겪어보니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어떤 신이 가장 힘들었어요?&nbsp; 모든 신이 다 힘들긴 했어요.(웃음) 액션 자체를 처음 하는 데다가 여기까지 와서 너무 몸을 못 쓰면 안 좋게 보일 것 같아서 작년 겨울엔 한국에서 개인적으로 액션스쿨을 다녔어요. 거의 한 달간 파주로 출퇴근하다시피 하면서 연습했죠. 이곳에 와서도 촬영이 없는 날은 매일 스턴트 배우와 합을 맞추고요. 그렇게 열심히 배우는데도 확실히 어렵더라고요. 몸이 힘들고 멍이 들고 이런 건 괜찮아요. 아무리 모션이라지만 싸우는 장면이니까 서로 다치지 않게끔 상대 배우와 교감해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 압박감이 심했어요. 하나 끝나면 그 다음 동선을 외우고 연습해서 몸에 익히고, 외우고 익히고, 외우고 익히고. &lt;트레드스톤&gt;의 소윤이가 그런 것처럼 매주 새로운 미션이 떨어지면 그걸 해내는 느낌이었어요. &nbsp; 영화 ‘본’ 시리즈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nbsp; 영화는 두 시간이 한 작품이지만 &lt;트레드스톤&gt;은 에피소드 10개가 한 시즌이에요. 그만큼 볼거리가 많다는 거고요. ‘본’ 시리즈의 주인공이 제이슨 본이잖아요. 제이슨 본이 훈련을 받았던 프로그램이 ‘트레드스톤’이에요. 그러니까 &lt;트레드스톤&gt;이라는 드라마는 영화 본 시리즈의 프리퀄이죠. 제이슨 본이 트레드스톤에서 어떻게 훈련을 받았고 왜 그 프로그램이 파기되었는지 그리고 제이슨 본 같은 요원들이 전 세계 각지에서 깨어나는 과정이 나와요. 제이슨 본 같은 사람들이 여러 명 나오다 보니 액션이나 스토리에서 좀 더 풍성해지죠. &nbsp; 이너로 입은 스트레치 저지 톱, 컬러 블록 실크 톱, 스트라이프 디테일의 테일러드 팬츠, 울 캐시미어 소재의 케이프, 모노그램 모티프 목걸이, 반지, 앵클부츠는 모두 Burberry. 직접 오디션을 보고 이번 역할을 거머쥐었다죠.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nbsp; 일단은 회사를 통해서 연락이 왔어요. 북한 사람 역할이다 보니까 영어보단 한국어가 유창한 게 더 중요했거든요. 운이 좋았던 거죠. 그래서 셀프 테이프를 여러 번 보냈어요. 한 서너 번 계속 왔다갔다 커뮤니케이션을 했고요. 마지막엔 스카이프로 감독, 프로듀서, 쇼러너랑 다같이 영상 통화를 하고 캐스팅 소식을 접했죠. 그 후에 바로 헝가리로 넘어왔고요. &nbsp; 셀프 테이프라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흰 벽 앞에 서서 자기 소개하는 영상요?&nbsp; 맞아요. 파일럿에 나오는 신 중에 두세 개를 뽑아서 연기를 하고요. 영어 버전으로 한 번, 한국어 버전으로 한 번. 릴 영상이라고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연기나 활동을 모아서 편집한 짧은 홍보 비디오도 만들고요. 할리우드는 워낙 오디션도 많고 모든 배우가 그걸 해야 하니까 필수적이라고 하더라고요. 할리우드에선 신인이잖아요. 이번에 하나하나씩 알게 된 것들이죠. &nbsp; 베스트 디테일이 덧붙은 재킷, 크리스털 장식의 셔츠, 플리츠 스커트, 스몰 체인 링크 귀고리, 퀼트 체크 디테일의 스몰 롤라 백, 포인티드 토 뮬은 모두 Burberry. 오래전부터 할리우드에 진출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던 거예요?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해온 것도 그렇고, 지금껏 찬찬히 준비를 해왔다는 느낌이 들어요.&nbsp; 어렸을 때부터 꿈을 크게 가진 것 같긴 해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할리우드 진출만을 위해 준비했다기보단 꿈을 가지고 있는 배우였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번에 첫 관문이 열린 거죠. &nbsp; 버버리 코리아와 함께하는 ‘시네마 엔젤’ 프로젝트의 뮤즈이기도 하잖아요. 안주하지 않고 배우로서 계속 발전하려는 시도 자체가 동료 배우, 관객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해요.&nbsp; 외국 생활을 하다 보니까 확실히 한국인으로서 애국심도 커지고 연대감도 강해지더라고요. 한국 배우로 왔으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들고요. 그럴 때 힘이 되는 게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감독님들의 존재예요. 봉준호 감독님, 이창동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영화를 봤다며 다가오는 배우나 스태프들도 많고요. 그럴 때마다 자부심을 느껴요. &nbsp; 울 캐시미어 소재의 케이프는 Burberry. 효주 씨의 작품을 봤다는 사람은 없던가요?&nbsp; 제가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아직 못 봤대요.(웃음) &nbsp; 한국에서는 톱스타지만 말한 대로 여기서는 신인 배우잖아요. 그 갭이 어색하진 않나요?&nbsp; 한국에서는 새 작품에 들어가면 배우로서 받는 기대가 너무 커요. 이번엔 어떤 연기를 보여줄까,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이런 기대감요. 여기서는 저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큰 기대도 존재감도 없는 거죠. 이분들이 예상한 것보다 제가 연기를 잘하면 칭찬도 많이 받고 박수도 받고.(웃음) 피아노를 완벽하게 연주해야 하는 신이 있었어요. 한 달 동안 연습해서 그 신을 무사히 딱 끝내고 나니까 다들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더라고요. 그때 연기하는 게 새삼 보람되더라고요. 우리도 잘하면 박수도 쳐주고 칭찬도 자주 해주고(웃음) 이런 문화 좀 갖고 와야 될 것 같아요. &nbsp; &nbsp; 한국에서 좀 더 편하게 연기할 수도 있을 텐데 굳이 사서 고생을 택한 이유는 뭔가요?&nbsp; 저는 한번 선택하면 후회는 안 하는 편이라서.(웃음) 그래도 솔직히 힘들긴 했어요. 이제 촬영이 몇 회 안 남았거든요. 끝날 때가 되니까 마음이 복잡한 게 헛헛하기도 하고, 문득 울컥하기도 하고, 말도 잘 안 통하는데 지금까지 애썼다 뭐 이런 생각도 들고요. &nbsp; 실크 패딩 블랭킷이 덧대어진 피코트는 Burberry. 이번 작품이 17년 차 배우에게 어떤 식으로든 큰 자극이 되었을 것 같아요.&nbsp; 워낙에 인터내셔널한 작품이잖아요. 한번은 대만에서 촬영을 하는데 가만히 현장을 둘러보다가 문득 너무 신기한 거예요. 대만의 현지 스태프, 영국에서 온 감독, 네덜란드에서 온 촬영감독, 프랑스에서 온 제 스턴트 더블, 인도에서 온 상대 배우, 미국에서 온 상대 스턴트 더블까지…. 정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 작품을 찍기 위해 대만의 산꼭대기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는 게 말이죠. 지금껏 내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 좁았다는 생각도 들고 새로운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더 외로웠던 적도 있지만요. &nbsp; 깃털 장식의 울 실크 드레스, 스몰 체인 링크 귀고리, 크리스털 장식의 펌프스는 모두 Burberry. 그럼 숨고르기 차원으로 작은 영화에서 일상 멜로 같은 걸 보여줄 생각은 없나요? 한국에는 한효주표 멜로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거든요.&nbsp; 20대 때 운이 좋게 멜로를 많이 경험해봤어요. 예쁜 나이에 예쁜 사랑을 하는 작품을 한 건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앞으로는 멜로보다는 계속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을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역사적,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도 하고 싶고요. 이제는 좀 더 넓은 세계에 있고 싶어요. &nbsp; 인스타그램에서 본인을 배우이자 여행자라고 소개하더라고요.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정착민’과 ‘유목민’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도 하잖아요. 본인을 여행자로 정의하나요?&nbsp; 배우야말로 늘 여행하는 직업 같아요.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여행의 시작인 거죠. 그건 한 인물을 여행하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다 쏟아내고 난 다음에는 제가 저 스스로를 돌봐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해요. 오늘 화보 촬영이 저한텐 너무 좋은 경험인 게, 지난 일 년간의 추억이 담긴 곳이잖아요. 그 추억을 한국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조금 고되긴 했지만요.(웃음)&nbsp; &nbsp; 버튼 장식의 울 테일러드 코트, 피시 스케일 프린트 재킷, 이너로 입은 실크 셔츠, 플리츠 스커트, 스몰 체인 링크 귀고리는 모두 Burberry. 버튼 장식의 울 테일러드 코트, 피시 스케일 프린트 재킷, 이너로 입은 실크 셔츠, 플리츠 스커트, 스몰 체인 링크 귀고리는 모두 Burberry. ※ 시네마 엔젤 프로젝트 영화 관람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문화 소외 계층에게 볼권리를 제공하고 한국 독립영화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현승 감독과 영화배우들이 발족한 프로젝트. 영화인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며 후원금은 영화 관람권 제공, 단편 및 독립영화 후원, 서울아트시네마 필름 기증 등에 쓰인다.&nb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