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과의 전쟁 선포
봄맞이 대청소를 하듯 피부를 말끔하게 닦아줄 각질제거제가 절실하지만 최근 ‘마이크로비즈’의 유해성이 이슈로 떠오르며 제품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일명 미세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5mm 이하의 이 작은 알갱이는 치약, 클렌저, 스크럽의 단골 성분. 성분표 속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나일론 등이 마이크로비즈의 또 다른 이름이다. 필터로 걸러낼 수 없을 만큼 입자가 미세해 바다에 그대로 방출되어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를 삼킨 각종 해산물이 또 다시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 문제는 마이크로비즈의 원료인 ‘비스페놀 A’가 내분비계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한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피부의 모공을 막아 트러블의 원인이 되거나 세안 중 눈에 들어가면 각막에 손상을 유발한다고. 우리가 쓰고 버린 플라스틱 알갱이가 시한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잠재적 위험요소가 된 셈이다. 다행히 그린피스 등 국제 환경 단체의 노력으로 머지 않아 마이크로비즈가 들어 있는 제품의 판매가 금지되고 뒤이어 생산과 수입 규제까지 이뤄진다는 소식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눈에 띄는 각질을 이대로 두고볼 수는 없는 법. 그렇다면 나에게 꼭 맞는 각질제거제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각질제거제 선택의 기준
앞서 말했듯이 ‘폴리~’로 시작되거나 ‘~폴리머’로 끝나는 성분, 나일론 등이 쓰여 있다면 마이크로비즈 성분이 들어 있는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내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차례. 피부 각질을 제거하는 방법은 화학적 각질 제거와 물리적 각질 제거, 효소, 고마쥬 타입으로 나뉜다. 마이크로비즈 성분이 들어 있는 스크럽의 대안으로 대부분은 살구 씨, 흑설탕처럼 자연 성분의 스크럽을 떠올린다. 같은 물리적 각질 제거 방법인데다 이태리타월로 몸 구석구석을 밀어내는 것처럼 사용감이 개운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타입은 자극이 강해 예민함이 극에 달한 환절기 피부에는 위험하다. 반면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활용한 효소 클렌저와 고마쥬(필링 젤)의 활약은 도드라질 전망. 부드러운 질감이라 자극이 거의 없고 불필요한 각질만 제거하기 때문. 함께 사용했을 땐 효과가 더욱 좋으니 기억해두자.
아하(AHA), 바하(BHA), 파하(PHA) 중 가장 대중적인 화학적 각질 제거 방법은 글리콜산, 락트산, 구연산 등의 유기산으로 각질을 제거하는 아하(AHA) 성분. 모든 피부 타입에 사용할 수 있으며 오래된 각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뿐만 아니라 여드름 흔적, 자외선으로 생긴 잡티를 없애는 데 탁월해 칙칙한 안색을 맑게 다독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다만 산성을 띠기 때문에 비타민, 레티놀과 함께 사용하는 것은 금물. 뾰루지를 잠재우는 데 좋은 살리실산은 바하(BHA)의 대표 성분으로 피지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니 지성 피부와 여드름성 피부에 제격. 파하(PHA)는 피부를 얇게 깎아내어 재생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으로 박피, 프락셀 등의 피부과 시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층까지 무분별하게 제거해 피부를 얇고 건조하며 예민하게 만들 수 있으니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자. 하지만 스킨케어 속 파하 성분은 의미가 조금 다르다. 아하, 바하보다 각질 제거 기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자극이 거의 없어 요즘 자주 쓰이며 민감한 피부 타입에 권장한다.
참고로 사람에 따라 얼굴 안에도 두 가지 피부 타입이 공존할 수 있다. 아이오페 르 랩의 최현 이학박사는 “홈케어와 에스테틱의 가장 큰 차이는 피부 타입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제품을 사용한다는 거예요. 피지가 샘솟는 T존은 바하 성분이 담긴 각질 케어 아이템을 바르고 예민한 U존은 필링 젤을 사용해보세요.”라고 조언한다. 결국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가는 정확한 피부 진단이 밑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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