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유리 공예를 만난 히비키 한 잔

미식과 공예가 어우러진 히비키의 팝업, ‘테이스트 오브 하모니’ 현장.히비키, 야마자키, 재패니즈위스키, 블렌디드위스키, 위스키, 싱글몰트, 하쿠슈, HIBIKI, 팝업, 미식, 유리공예, 유리공예가, 박선민, 공예가박선민

프로필 by 안서경 2026.09.30

Held in Craft


손안에 감싸인 한 잔의 위스키가 감각을 건드릴 때. 유리공예가 박선민의 작업과 재패니즈 블렌디드 위스키 히비키가 만난 순간.


위스키와 예술은 시간의 미학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같은 교차점 위에 서 있다. 아트위크를 맞이해 곳곳에서 위스키 브랜드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이 줄을 잇는 이유다. 화려하고 소란한 이벤트 사이, 재패니즈 블렌디드 위스키 히비키는 차분히 미식과 공예의 본질을 꿰뚫은 자리를 마련했다. 히비키는 다층적인 무형의 가치를 다뤄온 위스키 브랜드다. 다양한 원액이 오크 통 속에서 통과한 계절의 감각, 블렌딩을 통해 장인의 손끝에 새겨진 반복, 브랜드가 지켜온 ‘조화’라는 철학까지. 그 무형의 언어를 옮겨 담을 매체로 히비키가 이번에 선택한 것은 공예다. 유리공예가 박선민 작가가 히비키로부터 영감받아 만든 작업에, ‘JL 디저트 바’의 셰프 저스틴 리, 전통 일식을 재해석하는 셰프 장호준, ‘디핀’을 이끄는 셰프 최상현이 위스키 페어링 코스를 선보였다. 히비키를 이루는 대표적인 싱글몰트 원액인 야마자키와 하쿠슈, 그리고 히비키까지 3종의 위스키와 어우러진 음식이 감각을 일깨우는 시간을 선사했다.

유리공예가 박선민은 ‘지속가능한 공예’를 추구하며 유리의 물성적 특징을 탐구해왔다. 대표작 ‘유물’ 시리즈는 박물관을 탐구하던 중 고대 한반도에서 가장 많이 출토되는 유물 중 하나가 유리라는 점에 주목해 시간성을 담아낸 작업이다. 이번 협업을 맞아 작가는 시간의 흔적을 표면에 새기는 신작의 연장으로, 다채로운 기물을 만들었다. 블로잉 기법으로 만든 볼(bowl)은 물론 히비키 공병을 활용해 만든 오브제도 완성했다. 일반적인 유리병보다 위스키 병은 두께가 두껍고 무거워 수차례 가공과 가열 작업을 거쳐야 했다. 병마다 녹는점이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에, 위스키 병이 녹아 퍼지는 정도에 따라 형태를 섬세하게 재해석했다.


“오래도록 숙성된 위스키를 담고 있는 병 안에는 이미 긴 시간이 배어 있잖아요. 그 시간에 현재의 제가 변형한 형태를 더하는 거죠. 병이 품고 있던 시간에 더해, 앞으로 더 오랜 시간을 쓰일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되는 것. 그게 이번 작업의 핵심이에요. 이번 협업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이어지는 순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시고, 향기를 맡고, 손끝으로 만지는 감각이 한자리에서 조화를 이룬다.


안서경은 <바자>의 피처 에디터다. 은은한 꽃향이 나는 ‘히비키 하모니’ 니트 한 잔과 함께 공예 기물에 담긴 디저트를 먹고 마감의 피로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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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히비키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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