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하·전도연을 잇는 정채연·나나
리부트는 전설을 넘어설 수 있을까? 'M'과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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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명작을 소환하는 일은 검증된 인지도라는 방패를 얻는 동시에 원작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하는 양날의 검이다. 더구나 당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지배했던 배우들의 상징적 캐릭터를 물려받는 후배에게는 연기력 이상의 무게가 얹힌다. 1990년대 공포의 아이콘이었던 심은하의 'M'을 이어받은 정채연, 그리고 2000년대 초 한국영화 르네상스 한가운데서 전도연이 빚어낸 정절과 파격의 결을 이어받은 나나. 시대의 전설을 자기 호흡으로 다시 쓰려는 두 배우에게 시선이 쏠린다.
<M: 리부트> 초록빛 안광을 물려받은(?) 정채연
사진 / MBC 드라마 <M> 화면캡처
1994년 MBC 드라마 <M>은 최고 시청률 52.2%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공포로 몰아넣었고, 배우 심은하를 단숨에 시대의 아이콘으로 각인시켰다. 초록빛 안광과 변조된 목소리, 그리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사회적 화두를 엮어낸 이홍구 작가의 메디컬 공포 스릴러. 이 전설적인 IP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M: 리부트>로 33년 만에 돌아온다. 촉망받던 여고생 발레리나 마리(정채연)의 몸에서 깨어난 미스터리한 인격 M과, 초록빛 잔상을 쫓는 형사 지석(정건주)이 기이한 연쇄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사진 / 티빙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스틸
시선의 중심은 단연 마리 역의 정채연이다. <금수저>,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등을 통해 차근차근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는 발레리나 마리, 베일에 싸인 천재 외과의사 제니, 그리고 악마적 인격 M까지 아우르는 데뷔 후 첫 1인 3역에 나선다. 청순함과 서늘함의 양극을 오가며 대중을 압도했던 심은하의 아우라를 정채연이 어떤 감각으로 재해석해낼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미씽: 사라진 여자>, <히든페이스>로 인물의 심리와 욕망을 치밀하게 그려낸 홍은미 작가가 신예 이정은 작가와 공동 집필하고, 임대웅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27년 티빙 공개)
<스캔들> 청상과부의 얼굴을 받아든 나나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스틸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스틸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2003)는 1782년 발표된 프랑스 고전 <위험한 관계>를 조선 후기로 옮겨, 배용준·이미숙·전도연이 펼친 위험한 사랑 내기로 한국 사극의 미학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당시 전도연이 연기한 숙부인 정씨는 굳건한 정절 뒤에 숨겨둔 열망과 그에 따르는 파멸을 처연하게 그려내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로 새로 태어난 <스캔들>은 이 관계망을 다시 펼친다. 여인으로 갇혀 살기에는 재능이 지나쳤던 조씨부인(손예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그리고 두 사람의 내기에 얽히게 된 청상과부 희연(나나)의 이야기다. 정지우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이승영·안혜송 작가가 극본에 함께 참여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스틸
나나의 변신은 그중에서도 파격적이다. <마스크걸>과 <클라이맥스>를 거치며 날것의 에너지와 복합적인 감정선을 증명해 온 그는, 정절의 틀을 깨고 욕망과 배신의 소용돌이로 걸어 들어가는 희연 역을 맡아 극의 서스펜스를 쥔다. 정지우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원작과의 차이를 예고하며 한층 깊어진 인물 서사와 과감한 수위를 언급했다. 두 시간짜리 영화가 담지 못했던 여백을 시리즈의 호흡으로 메우겠다는 뜻이다. 그 여백의 상당 부분이 희연에게 돌아간다면, 나나의 희연은 전도연의 숙부인과는 다른 결의 당돌함에 가닿을 수 있다. (오는 18일 넷플릭스 8부작 전편 공개)
Credit
- 사진 / MBC·티빙·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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