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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가 운명을 바꿨다! 자라 라슨부터 솜버까지, 숏폼이 띄운 뮤지션들

밈으로 역주행하고, 통편집된 무대가 다시 소환된다. 숏폼이 스타를 만드는 시대.

프로필 by 서해인 2026.08.28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자라 라슨의 역주행부터 루시갱의 재발견, 솜버의 스타덤까지. 시작은 짧은 영상이었다.
  • 방송보다 빠르게 퍼지는 직캠과 밈, 팬들이 만든 숏폼이 뮤지션의 운명을 바꾸고 있다.
  • 알고리즘을 타고 대중의 선택을 받은 세 뮤지션의 결정적 순간을 살펴본다.


기획사의 마케팅 캘린더도, 음악 방송이나 쇼 프로그램 PD의 편집도 아니다. 요즘 뮤지션의 운명을 가르는 건 다름 아닌 네티즌 한 사람이 올린 15초짜리 클립이다. 발매된 지 몇 년이 지난 곡이 어느 날 갑자기 릴스를 타고 역주행하거나, 방송에서 편집 당한 무대가 오히려 스타를 만들어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이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세 사례를 짚어본다.




자라 라슨, ‘돌고래 밈’이 만든 제2의 전성기


사진/ Sommer House

사진/ Sommer House

지난 8월 23일, 벨기에 하셀트에서 열린 뮤직 페스티벌 ‘푸켈팝 페스티벌’에서 ‘Midnight Sun’을 부르던 자라 라슨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관중 중 몇 사람이 자신의 공연 중 댄서들이 라슨을 공중으로 들어 올려 돌고래 모양을 만드는 동작을 따라 하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그 규모가 커지면서 관중석에서 돌고래 떼가 나타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자라 라슨이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할 정도로 폭소하면서 이날의 무대는 ‘Midnight Sun (ha ha ha ver)’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시작은 2024년, 당시 기준으로 7년 전에 발매된 자라 라슨과 클린 밴딧의 듀엣곡 ‘Symphony’ 음원을 배경으로 “나는 우울해” 같은 염세적인 텍스트와 발랄하게 물 위로 튀어 오르는 돌고래 이미지를 조합한 한 틱톡커의 포스팅이었다. 이 밈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Symphony’가 틱톡 빌보드 톱 50 차트 1위까지 오른 것. 이듬해의 브리 라슨은 정규 5집의 타이틀곡 ‘Midnight Sun’ 무대에서 댄서들과 함께 돌고래 형상을 만드는 킬링 댄스 파트를 넣었고, 이는 자신을 스타로 만든 밈을 직접 오마주한 셈이었다. 그 후 자라 라슨이 투어에서 ‘Midnight Sun’을 부르며 돌고래 안무를 선보이는 영상이 지속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루시갱, 서바이벌 프로에서는 통편집 당했지만 타임라인에서는 호평


사진/ bvcklash

사진/ bvcklash

비슷한 시기, 국내 힙합 신에서는 래퍼 ‘루시갱(Luci Gang)’이 화제다. 2026년 1월 방영된 <쇼미더머니 12>에서 루시갱은 200, 치오치카노와 함께 “힙합씬에서 하입 받는 세 명의 여성 신예 래퍼”로 소개된 바 있다. 2차 예선에서 무반주 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래퍼들 사이 자체 평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통편집을 당하면서 존재감이 사그라들었다. 그 후, 무대 직캠과 짧은 클립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왜 이런 실력자가 편집됐냐”는 반응이 줄을 이었고, 오히려 서바이벌 프로그램 종료 이후 대중적 인지도를 얻는 상황을 맞았다.



그 화력은 2026년 하반기 들어 더 뚜렷해졌다. 7월 발매한 정규 3집 수록곡 ‘HEADLOCK’은 서울 망원동 일대를 배경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로 공개됐는데, 프로듀서 Lucky Bando가 연출까지 맡아 여름 동네 풍경을 담백하게 담아낸 영상이 곡의 하우스 비트와 맞물리며 국내는 물론 일본의 X 유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또한, 8월 21일 서울 롤링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에서도 음원과 다를 바 없는 라이브에 호평이 이어졌다.




솜버, 쇼츠 시대의 아티스트와 팬덤


사진/ Warner Records

사진/ Warner Records

미국 인디팝 가수 솜버(sombr)는 팬데믹 시절, 틱톡을 “낯간지럽다”며 멀리하던 10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어느 날 별생각 없이 틱톡에 올린 어쿠스틱 발라드 곡 ‘Caroline’이 하루 만에좋아요 20만개를 얻었다. 이 반응을 계기로 워너 레코드 및 자신의 레이블 SMB와 계약을 맺고 2023년 데뷔 EP ‘In Another Life’를 발매한다. 그러나 틱톡에서 단 하룻밤 만에 맛보았던 화력과 달리, 뮤지션으로서 활동하는 초기 3년간은 별다른 대중적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반전은 2024년 12월 27일 발매한 'Back to Friends'에서 시작됐다. 이 곡 역시 발매 즉시 뜬 건 아니었다. 빌보드 핫100에 처음 이름을 올린 건 2025년 4월이었고, 최고 순위 7위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 건 발매 후 1년도 더 지난 시점인 2026년 초다. 각종 온라인 채널에서 팬들의 자발적인 커버, 듀엣, 리액션 영상이 누적되며 화제성이 생겨난 것.



여세를 몰아 솜버는 2026년 그래미 후보에 올랐고, 코첼라롤라팔루자에서도 무대를 소화했다. 특히, ‘Back to Friends’ 무대에서 스피커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가 내려오는 순간이 그의 시그니처 무브가 되어 다시금 릴스에서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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