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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계'에서 '김부장'까지…콘텐츠 시장을 파고든 AI의 진화

국내 최초 AI 장편 영화 '중간계', 드라마 '김부장' 풀 AI 시퀀스, 할리우드의 AI 배우 주연 영화까지

프로필 by 박현민 2026.07.10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국내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영화 <중간계>와 드라마 <김부장>이 공개된 데 이어, 해외에서는 AI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장편 영화 <미스얼라인드> 개발이 진행 중이다.
  • 이러한 변화는 제작비 절감과 시각적 한계 극복이라는 대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기술의 고도화 속에서도 창작자의 직관과 인간 중심의 통찰이 핵심임을 시사한다.

최근 국내외 콘텐츠 산업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은 일회성 화제 몰이에 그치지 않는다. 제작비 절감과 시각적 한계 극복이라는 산업적 요구와 맞물려, 실제 상업 영화와 드라마의 핵심 서사를 지탱하는 실전형 카드로 급부상하는 추세다. 몇 초짜리 특수효과(VFX) 보정을 넘어, 작품의 뼈대가 되는 시퀀스 전체나 캐릭터 자체를 AI로 창조해 내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제작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AI 기술이 주요 콘텐츠에 어떻게 이식되고 있는지 그 실체와 산업적 의미를 짚어본다.



기묘한 세계관을 구현한 AI 기술, 영화 <중간계>


영화 <중간계> 포스터

영화 <중간계> 포스터

AI 기술을 상업 장편영화 전면에 내세우며 선제적 사례를 남긴 인물은 영화 <범죄도시>, 드라마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이다. 그의 영화 <중간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갇힌 사람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 간의 사투를 그린 추격 액션 블록버스터다. 변요한, 김강우, 방효린, 양세종, 이무생 등이 출연하며 개봉 당시 주목받았다.

영화 <중간계> 스틸

영화 <중간계> 스틸

영화 <중간계> 스틸

영화 <중간계> 스틸

러닝타임 60분 전반에 걸쳐 ‘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이 작품은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자들이 떠도는 기묘한 공간적 공기를 시각적으로 변주하는 데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 극장 개봉을 통해 2만 8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중간계>는 창작자의 상상력이 AI 기술과 만났을 때 상업 영화로서 어떤 시각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증명한 유의미한 발자국이다.



한국 드라마 최초의 풀 AI 시퀀스, <김부장>


SBS 드라마 <김부장> 생성형 AI 이미지 / 모피어스 스튜디오

SBS 드라마 <김부장> 생성형 AI 이미지 / 모피어스 스튜디오

SBS 드라마 <김부장> AI 작업 워크플로 / 모피어스 스튜디오

SBS 드라마 <김부장> AI 작업 워크플로 / 모피어스 스튜디오

드라마 영역에서는 한층 더 파격적인 실전 투입이 이뤄졌다. 배우 소지섭 주연의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특수요원 출신인 주인공의 과거 회상 시퀀스 약 3분 분량을 통째로 AI 영상으로 제작해 방영했다. 국내 드라마 역사상 이처럼 긴 호흡의 시퀀스를 풀 AI로 소화한 것은 최초다.

SBS 드라마 <김부장> 생성형 AI 이미지 / 모피어스 스튜디오

SBS 드라마 <김부장> 생성형 AI 이미지 / 모피어스 스튜디오

SBS 드라마 <김부장> AI 작업 워크플로 / 모피어스 스튜디오

SBS 드라마 <김부장> AI 작업 워크플로 / 모피어스 스튜디오

AI 영상 콘텐츠 전문기업 모피어스 스튜디오가 참여한 해당 시퀀스는 북한을 배경으로 한 건물 폭파, 설로와 터널 내부의 차량 추격전 및 전복, 강물로 추락하는 수중 액션 등이 전부 AI로 구현됐다. 특히 생성형 AI 영상의 고질적 한계로 지적되던 '인물 일관성 부족' 문제를 극복하고, 주인공의 표정을 보여주는 클로즈업 컷까지 이질감 없이 전달했다. 실사 촬영 시 요구되는 대규모 미술·로케이션·VFX 비용을 감당하는 대신, 캐릭터의 서사적 완성을 위해 AI라는 과감한 대안을 선택한 셈이다.



할리우드가 마주한 AI 배우 주연 영화 <미스얼라인드>


사진 /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tillynorwood)

사진 /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tillynorwood)

국내가 기술 배치를 통한 '제작비 효율화와 한계 극복'에 집중하고 있다면, 글로벌 시장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인간 배우의 대체 가능성'이라는 본질적인 화두를 던진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AI 전문 스튜디오 파티클6는 자체 개발한 AI 배우 '틸리 노우드'를 주연으로 한 코미디 장편 영화 <미스얼라인드(Misaligned)>를 개발 중이다. 육체 없이 타인의 데이터에만 접근할 수 있는 AI 주인공이 인간처럼 변하라는 유혹을 받으며 겪는 혼란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 /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tillynorwood)

사진 /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tillynorwood)

사진 /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tillynorwood)

사진 /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tillynorwood)

이 프로젝트는 기술의 진화만큼이나 거센 산업적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AI 배우는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하고 공연자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며 즉각 비판했다. 반면 파티클6의 창립자 엘리너 판 데르 펠던은 "AI가 영화 제작을 지원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인간의 정신과 기술, 판단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영화인의 직관을 새로운 도구에 접목하는 실험임을 강조했다.



서사의 공백을 메우는 기술, 결국 핵심은 창작자의 직관


영화 <중간계> 포스터

영화 <중간계> 포스터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포스터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포스터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시도들은 AI가 단순한 기술 과시용이 아닌,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드라마 <김부장>의 기술을 담당한 류재환 모피어스 스튜디오 부대표가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시퀀스 전체를 AI로 작업했다는 게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짚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사진 /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tillynorwood)

사진 / 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tillynorwood)

결국 기술은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하고 최종적인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여전히 창작자의 몫이다. AI 배우를 스크린 전면에 내세우든, 고난도 액션 시퀀스를 통째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대체하든, 그 바탕에는 인간의 정신과 윤리적 판단, 그리고 정교한 서사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AI의 진화 속에서 콘텐츠 산업이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도구의 화려함이 아닌, 그 도구를 쥐고 지휘하는 인간의 직관과 통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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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 포엔터테인먼트·SBS·파티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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