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타의 품격,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를 만나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가 느낀 서울의 인상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LOVE IS AN OPEN DOOR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하다가도, 화려한 팜파탈의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Marion Cotillard). 그녀가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의 샤넬 2026 공방 컬렉션(Métiers d’art)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바자> 코리아 카메라 앞에 서서 섬세하고 화기(和氣)로운 모습으로 세계적인 스타의 품격을 보여준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사랑을 꼽으며 우리에게 다음을 기약했다. “À très bientôt!”
재킷・스커트, 터틀넥 톱, 귀고리, 톱 핸들 미니 플랩 백은 모두 Chanel.
하프 집업 스웨트셔츠, 이너로 착용한 티셔츠, 데님 팬츠, 귀고리, 그레인드 카프스킨 소재 맥시 플랩 백, 벨트는 모두 Chanel.
프린지 디테일 재킷・스커트, 터틀넥 톱, 귀고리, 스트랩 힐은 모두 Chanel.
하퍼스 바자 한국 매거진과의 화보는 처음입니다. 촬영 내내 현장의 모든 스태프가 당신의 자연스럽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탄성을 자아냈죠.
마리옹 코티야르 한국 팀이야말로 친절하면서도 무척 프로페셔널했어요! 촬영 현장의 모든 세팅이 마음에 들었고, 편안하고 좋은 에너지가 흘러서 저 역시 편하게 임할 수 있었죠. 마티유가 완성한 이번 컬렉션의 다양한 의상을 입어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요.
하퍼스 바자 ‘샤넬 2026 공방 컬렉션 서울 쇼’를 본 소감은 어땠어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룩이 있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이 컬렉션을 실제로 처음 본 자리였어요. 쇼가 끝난 뒤 마티유에게 진심으로 모든 룩이 좋았다고 말했죠. 호랑이 패턴의 프린트 드레스는 제가 평소 입을 법한 옷은 아니지만 영감이 넘쳤고, 슈퍼맨을 연상시키는 니트도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오늘 입은 레드, 블랙, 화이트가 어우러진 착장도 기억에 남고요. 단 하나만 고르기가 너무 어렵네요.
하퍼스 바자 서울 역시 이번에 처음 방문했다고 들었어요. 이 도시는 어떤 인상으로 다가왔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오래전부터 꼭 한번 오고 싶었는데, 이제야 방문하게 됐어요.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한국 문화에는 생동감 넘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음악도 마찬가지고요! 밴 기사님이 이동할 때마다 K팝을 틀어주는데, 벌써 에스파와 아이브, 키키의 음악이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뒀어요. 파티에서 만난 페기 구의 음악도 좋았고요. 이곳에서의 시간이 너무 즐거워서 일정을 이틀 연장했어요. 일 때문에 짧게 방문하면 그 도시를 제대로 느껴볼 시간이 없을 때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꼭 며칠 더 머무르고 싶었죠.
하퍼스 바자 계획도 세워뒀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어디를 가느냐보다 이곳에서 만난 멋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중요해요. 거리를 걸으며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어요. 어디든 데려가주면 즐겁게 따라나설 생각이고요.(웃음) 새로운 나라나 도시에 가면 꼭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둘러보는 편이에요. 예술은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에 대해 많은 걸 이야기 해주니까요. 샤넬 쇼가 열린 미술관 2층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업을 살펴봤는데, 다시 가서 천천히 보고 싶네요.
하퍼스 바자 샤넬의 뮤즈로 오랜 시간 함께해왔죠. 하우스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마티유 블라지가 합류한 이후 어떤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샤넬이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와 함께하게 된 행운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마티유는 팝 컬처의 흐름과 시대적 코드를 활용해 하우스에 동시대적인 감각과 정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사람이에요. 창의적이고 열린 시선을 지니고 있죠. 저는 그게 예술가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여주는 사람들이죠. 특히 패션에서는 여성에 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고요. 샤넬에는 본래 강렬하고 에지 있는 여성상이 존재해 왔지만, 마티유가 더 감각적이고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어요.
하퍼스 바자 한동안 현장을 잠시 떠나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다시 배우의 삶으로 돌아왔죠.
마리옹 코티야르 엄마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간다는 건 어느 직업이든 정말 대단한 일이라 생각해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을 하는 모든 엄마들을 존경하고요. 엄마로 살아가면서, 저는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삶을 더욱 충실히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얻게 됐어요. 그 점이 무척 감사하죠.
하퍼스 바자 아직 한국 개봉은 미정이지만, 최근 칸 영화제에서 신작 <카르마>와 <로마 엘라스티카>를 공개했어요. 심리 스릴러와 코미디 드라마라는 상반된 장르를 택했고요. 새로운 영화에 합류할 때마다 “이전에 해본 적 없는 모험”을 원한다고 말한 적 있는데, 두 작품은 어떤 지점에서 도전 정신을 자극했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두 영화는 완전히 달라요. <카르마>는 본격적인 스릴러에 처음 도전한 작품이에요. 관객으로서 스릴러 장르를 무척 좋아해 왔는데, 특정한 방향으로 관객을 이끌다 어느 순간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흐름이 매번 흥미롭거든요. 이 작품은 장르적 묘미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깊이 내면을 파고든다는 점이 특별해요. 감독 기욤은 자신이 만드는 모든 캐릭터에 스스로의 내면을 집요하게 투영하거든요. 반면 <로마 엘라스티카>는 완전히 독창적인 세계 안으로 들어가는 경험이었어요. 감독이 만들어낸 하나의 작은 우주 같달까요? 독특하고 구체적이며 예술적이죠. 예산이 많지 않은 영화라 약 3주간 밤낮없이 촬영했는데, 영화라는 매체 안에서 강렬한 비전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이었어요.
하퍼스 바자 <로마 엘라스티카>에서는 1980년대 로마 영화 현장의 여배우를 연기했죠. <라비앙 로즈>를 비롯해 매혹적인 디바 혹은 여배우 역을 종종 맡아왔는데, 이런 배역을 맡을 때 자신과의 접점을 찾기도 하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캐릭터와의 공통점을 찾기보다, 실제 제 삶에서는 결코 경험하지 못할 인간성을 탐험하는 게 제 작업 방식에 가까워요. 그 과정을 통해 한 인간의 존재 방식, 삶과 관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좀 더 이해하게 되죠. 그게 바로 제가 배우라는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예요. 흥미로운 건, 최근 배우라는 직업의 내면 세계를 탐구하는 캐릭터를 꽤 여러 번 제안받았다는 점이에요. 이번 작품은 물론 <리틀 걸 블루>, <디 아이스 타워>까지, 공교롭게도 배우가 직업인 인물을 연달아 맡으면서 인물의 실제 삶과 연기하는 인물이 여러 겹으로 겹쳐지는 구조를 탐구하게 됐어요. 배우라는 존재 자체에 매료되어 있달까요? 배우는 감독의 비전과 자신의 비전이 뒤섞인 하나의 인물을 구현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의 감정을 활용하면서도 자신의 삶이 아닌 다른 삶 안에서 그 감정을 되살려내는 일. 때로는 인간성을 탐험하는 인류학자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재킷, 셔츠, 니트 톱, 목에 두른 타이, 팬츠는 모두 Chanel.
재킷・스커트, 터틀넥 톱, 귀고리, 톱 핸들 미니 플랩 백은 모두 Chanel.
하퍼스 바자 반면 <카르마>에서는 극한의 상황에 몰린 엄마의 심리를 표현했어요. 그 인물 안에서 인간성의 어떤 면모를 발견했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삶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인물이 본래의 자신을 되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는 이야기예요. 반항적인 인물이고, 그녀가 살아온 환경 자체가 그렇게 길들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저는 인간의 본성은 결국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어요. 아무리 깊이 상처받고 무너진다 해도, 어떤 형태의 사랑이 다시 삶 안으로 들어올 때 인간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게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지점이죠.
하퍼스 바자 카르마, 업보라는 개념을 믿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카르마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할 수 있는, 하나의 움직임이라 믿어요.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겪은 경험과 타인을 대해온 방식에 영향을 받는 존재죠. 동시에 세포나 혈연 같은 요소에도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요. 알지 못하는 조상들의 경험도 어떤 형태로든 우리 안에 남아 삶을 경험하는 방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잖아요. 그런 모든 것들이 하나의 에너지를 만들고, 세상에 던지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무리 부정적인 에너지라도 스스로 인식하면 바꿀 수 있다고 믿어요. ‘좋은 카르마’ ‘나쁜 카르마’로 규정할 수 없이, 결국 변화는 자신 안에서 시작되는 거니까요.
하퍼스 바자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처럼 민낯에 가까운 얼굴을 한 채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하다가도, 화려한 팜파탈이 되기도 하며 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죠. 배역을 선택할 때 어떤 점에 이끌렸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매번 완전히 다른 경험을 추구해온 것 같아요. 가능한 한 다양한 종류의 인간을 탐험하고 싶었고요. 스스로를 변형시키는 걸 좋아하는 편이고, 본래의 나와 거리가 먼 인물을 구현하는 걸 선호해요. 물론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미세한 차이를 탐구하는 배우들을 존경하기도 하지만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여러 삶을 살아볼 수 있었고, 저와 아주 다른 인물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그 느낌을 좋아해요.
하퍼스 바자 지금껏 참여한 수많은 영화 중 종종 다시 찾아 보는 작품도 있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전혀요. 대체로 딱 두 번 정도 보고 끝이에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완성된 결과물을 처음 마주할 때예요. 촬영 중에는 모니터링을 전혀 하지 않는 편이라, 내가 어떤 모습일지 모르는 상태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면 무척 강렬하고 불안한 경험을 하게 돼요. 스스로 제 연기를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게 되거든요. 시사회에서 처음 본 후 몇 주가 지나 두 번째로 보면, 조금 더 관객의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되죠. 어느 정도 불안이 걷히고 “그래도 이건 잘 했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상태가 돼요. 딱 한 번 다시 찾아본 적이 있는데, 완전히 재앙 같은 경험이었어요. 다신 그러지 않기로 마음먹었죠.(웃음)
하퍼스 바자 파리에서의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마리옹 코티야르 아이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날들이죠! 소중한 친구들과도 시간을 보내고, 요리를 하거나 가끔 하이킹을 떠나고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그것만큼 제 삶에 큰 에너지가 되는 일은 없어요.
하퍼스 바자 영화제의 레드 카펫이나 패션 행사에서는 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평소 일상에서는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나요?
마리옹 코티야르 클래식하고 편안한 스타일이요. 지금 입은 것처럼 후디나 티셔츠를 즐겨 입죠. 하지만 항상 작은 포인트를 주려고 해요. 주얼리를 꼭 더하는 식으로요. 반지나 목걸이를 고를 때 그 안에 어떤 의도를 담으려고 해요. 아침에 반지를 끼며 “오늘은 잘 호흡하는 걸 잊지 말자”, “잠시라도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자” 하는 마음을 되새겨요. 반지를 볼 때마다 그 안에 담아둔 의도가 다시 떠오르거든요.
하퍼스 바자 연기 외에 특히 관심을 쏟아온 예술 분야가 있다면요? 올랭피아 공연장에서 무대에 선 영상을 봤는데, 음악이 아닐까 추측해봐요.
마리옹 코티야르 맞아요, 음악은 가장 저다운 영역이에요. 오랫동안 곡을 써왔지만, 한 번도 공개한 적은 없어요. 배우라는 직업을 하다 보면 “우리는 과연 예술가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도 있어요. 하나의 예술 작품을 이루는 구성 요소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죠. 하지만 음악에는 그런 여지가 없어요. 노래를 쓰면 그것은 온전히 나의 말이고 나의 멜로디가 되죠. 제 삶에서 가장 생생하게 느껴지는 분야예요. 몇 년간 밴드 요델리스(Yodelice)와 가끔 무대에 서서 노래하기도 했는데, 친구이자 아티스트인 막심이 쓴 곡들이에요.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 제가 쓴 곡들도 세상에 나오게 될 것 같아요.
하퍼스 바자 평소에 주로 듣는 음악을 공유해 줄래요?
마리옹 코티야르 팝부터 클래식, 전자음악과 테크노까지 가리지 않아요. 최근에는 다시 1980~90년대 음악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매드니스나 야주 같은 밴드들도 다시 듣기 시작했죠. 노가 에레즈는 요즘 자주 찾아 듣는 뮤지션 중 한 명이에요.
하퍼스 바자 1998년 뤼크 베송 감독의 <택시>로 데뷔한 이후 30여 년을 돌아보면,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30여 년 전의 당신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마리옹 코티야르 ‘변했다’기보다 아주 큰 진화를 겪었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 것 같아요. 당시 저는 스스로를 진정으로 좋아하지 못했는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됐죠. 물론 지금도 여전히 흔들리지만요. 덜 비판적이 되고, 자신을 받아들이게 됐어요. 변하지 않은 건 호기심이에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탐험하고 싶어하는 마음만큼은 여전해요.
하퍼스 바자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단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마리옹 코티야르 분명, 사랑이죠.
하프 집업 스웨트셔츠, 데님 팬츠, 귀고리, 그레인드 카프스킨 소재 맥시 플랩 백은 모두 Chanel.
코트・스커트, 셔츠, 귀고리, 롱 네크리스, 슬링백 힐은 모두 Chanel.
프린지 디테일 재킷, 터틀넥 톱, 귀고리는 모두 Chanel.
셔츠 겸 재킷, 터틀넥 톱, 귀고리, 레진 소재 커프는 모두 Chanel.
재킷, 셔츠, 니트 톱, 목에 두른 타이, 팬츠는 모두 Chanel.
※ 화보에 촬영된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
Credit
- 에디터/ 안서경
- 사진/ 목정욱
- 헤어/ Rudy Marmet
- 메이크업/ Christophe Danchaud
- 스타일리스트/ 이미림
- 네일/ 임미성
- 세트 스타일리스트/ 전민규
- 어시스턴트/ 김진우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지금 주목할 트렌드
#자켓, #스타일링, #봄, #셔츠, #액세서리, #트렌드, #청바지, #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