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트리플턴이 영화 ‘페니키안 스킴’을 만나기까지
케이트 윈슬렛의 딸로 먼저 알려진 배우, 미아 트리플턴은 이제 어떤 수식도 없이 자신의 이름만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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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샹티이 레이스와 오간자 소재의 셔츠는 McQueen.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링은 De Beers.
미아 트리플턴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를 좋아한다. 어느 이른 아침, 런던브리지 근처 카페 프랑수아에서 만난 그가 구석 자리에 앉으며 자기 자신에 관해 가장 먼저 꺼낸 말이었다. 트리플턴은 이제 막 집 전체에 새로 페인트 칠을 하고, 반으로 자른 나무 밑둥 조각들을 가지고 직접 만든 선반을 벽에 설치한 참이라고 했다. “이제 우리 집 벽에는 반원형 선반들이 버섯처럼 튀어나와 있는데,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가 말했다. “선반 위에다 화분들이랑 영화 <회색빛 우정>의 촬영 현장 비하인드 컷을 올려뒀어요. 제가 찍은 사진들도 현상해서 액자에 넣을 거예요.” 줄곧 이런 유의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깨달았다. 무엇이든 손으로 직접 해내는 걸 즐기는 이 신예 배우는 비록 자신의 이름보다는 케이트 윈슬렛의 딸로 먼저 알려졌으나 웨스 앤더슨의 블록버스터 영화 <페니키안 스킴>을 통해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주목할 만한 스타가 되었다는 것을.
트리플턴은 내가 아는 대부분의 스물네 살들보다 더 진중했다. 대화하는 태도, 직업에 대한 윤리 의식, 상대방과 눈을 맞추는 모습에서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페니키안 스킴>에서 연기한, 무표정하고 위엄 있는 수녀보다는 훨씬 활달했다. 주문한 커피가 나온 후, 나는 트리플턴에게 당신의 가장 처음부터 이야기해 보자고 말했다. 트리플턴은 내 말을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Do-Re-Mi)’ 도입부 가사로 재치 있게 받아치며, 마리아 선생님의 소프라노 톤으로 나직하게 노래하듯 답했다. “거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어요(a very good place to start).” 알고 보니 트리플턴은 아홉 살 때 <판타스틱 Mr. 폭스>를 본 이래로 줄곧 웨스 앤더슨의 열렬한 팬이었단다. 이 영화를 “빠르게, 연달아 네 번이나 봤다”며 자랑스레 말한다. 앤더슨의 최신작 <페니키안 스킴>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 본격적인 오디션이 시작되기 전의 매 단계부터 최선을 다해 임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학교에서 올린 연극 공연과 몇 편의 단편영화, TV 드라마 <리치 아메리칸 걸스> 촬영까지 겹쳤는데도 말이다. 오디션이 시작되기 45분 전, 그는 8페이지 분량의 대본을 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나 난독증 있는데, 어떡하지?’라는 생각뿐이었어요.” 트리플턴은 당시를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갑자기 시험을 앞둔 기분이었달까요. 머리가 멈춰버리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는 침착함을 유지해 역할을 따냈고, 영화의 조연 배우진인 톰 행크스, 스칼렛 요한슨,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합류했다. 영화는 부유한 기업가(베니시오 델 토로 분)가 돈을 벌기 위해 무모한 계획에 뛰어들며 동시에 성직자가 된 딸(미아 트리플턴 분)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이야기다. 딸은 돈 많고 권위적인 아버지 앞에서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본 평론가들은 트리플턴이 장면을 압도하는 연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리고 <하퍼스 바자> 영국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더 플래티넘 카드가 후원하는 ‘2025 올해의 여성 신예 스타(Breakthrough)’ 부문 수상자로 트리플턴을 택했다.
실크 조젯 드레스는 Celine.
부모와 자식 관계의 역학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은 트리플턴의 출연작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 도미닉 새비지 감독의 드라마 앤솔로지 <I Am…>의 ‘루스(Ruth)’ 에피소드를 연상시킨다. 이 훌륭한 에피소드에서는 케이트 윈슬렛이 ‘루스’ 역을, 트리플턴이 점점 고립되어가며 괴로움을 겪는 10대 딸 ‘프레이아’ 역을 연기했다. 트리플턴이 <페니키안 스킴>과 <I Am…>에서 연기한 두 캐릭터는 자신과 교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를 꽤나 힘들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인물 모두 강철 같은 면이 있죠.”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말을 잇는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이랄까요. 아무리 힘든 문제를 겪어도 털어놓지는 않는 어떤 영역이 있잖아요.” 새비지 감독의 구상에 따라, <I Am…> 에서 그는 대부분 즉흥 연기로 임했다. 트리플턴은 이 경험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런 방식으로도 작업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큰 제약 안에 놓여 있지만, 모두가 친밀하고 서로 배려하는 조심스러운 환경에서라면 장편영화 한 편도 2주 만에 만들 수 있다는 걸요.” 감독은 촬영 사이사이에 엄마와 딸을 연기한 두 배우와 완전히 분리된 채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시 촬영에 들어갈 때는, 엄마도 저도 서로 무엇을 할 건지 모르는 상태로 연기를 시작했죠.” 그는 몇몇 장면들, 특히 자해와 관련된 장면들을 촬영할 때를 떠올리며 “아주 아주 무서웠다”고 말했다. “저는 다행히도 10대 때 그런 경험을 한 적은 없었어요. 엄마는 촬영 전에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요. 그래서 제가 연기하는 프레이아의 행동에 그때그때 반응하며 연기했죠.”
트리플턴은 영국과 미국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열세 살부터는 영국에서 살았다.(아티스트 겸 영화 제작자인 아버지 짐 트리플턴 역시 영국에 거주 중이다.) 그는 열다섯 살 때 직접 공개 오디션 웹사이트에 가입했다. 하지만 배우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오디션은 학업을 마치고 난 후에 보기로 결심했다. 대학 진학을 위한 과정인 A레벨의 마지막 학년을 다닐 때에는 학업이 뒤처질까 걱정하다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다.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트리플턴은 말했다. “아침이 되었는데, 전날 제가 뭘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거든요. 너무 무서웠어요. 매일매일 누군가 제 가슴을 주먹으로 마구 내려치는 것 같았죠. 그 기분에 대해 말을 꺼내기까지 몇 달이나 걸렸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시험을 치렀다. 시험이 다 끝난 순간에는 ‘세상이 열린’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요즘 그에게는 다섯 명 정도 되는 오랜 친구들이 있다. “저는 그런 방식이 좋아요. 수는 적지만 완벽하게 구성된, 독특하고 멋진 사람들이 모인 그룹이에요. 대체로 파티보다는 캠핑이나 베티 크로커 쿠키 믹스를 만들어 먹으면서 영화 보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죠.”
실크 바디수트, 스커트는 Loro Piana. 화이트 골드·다이아몬드가 세팅된 귀고리는 Cartier High Jewellery. 힐은 Jimmy Choo.
문득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난 조용한 삶을 살다 급격히 유명세를 얻은 지금, 어떻게 생활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페니키안 스킴>이 개봉한 2025년은… 정말 상상도 못한 한 해였어요.” 눈을 크게 뜨고 말을 이었다. “제가 웨스 앤더슨 감독과 작업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으니까요. 그건 정말 너무 너무 행복한 일이었어요. 시사회를 위해 투어를 다니는 건 좀 정신없었지만요.” 그의 다음 계획은 무엇일까? “커리어를 위한 로드맵 같은 건 없어요. 눈앞의 길을 걸어가면서 저만의 지도를 그려가는 중이죠.” 그에게 주요한 다음 프로젝트는 직접 데님 재킷을 만드는 것이다.
트리플턴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가장 빛난다. “저는 혼자 있는 걸 정말 좋아해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버러 마켓을 가로질러 가판대의 차양을 내리고 감자 상자들을 내놓는 상인들을 지나치는 내내 그는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건네며 휴대폰으로 경로를 확인해 촬영 장소를 찾는 일을 도왔다. 트리플턴은 독립적인 동시에 탁월한 팀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Credit
- 에디터/ Charlotte Brook
- 사진/ Pip
- 스타일리스트/ Holly Gorst
- 헤어/ Ben Talbott(The Wall Group)
- 메이크업/ Kelly Cornwell(A-Frame Agency
- Anastasia Beverley Hills And Dr. Barbara Sturm Skincare)
- 네일/ Jenni Draper(Premier Hair And Make-Up)
- 어시스턴트 스타일리스트/ Hadya Tuofiq
- 로케이션/ Shard Place London (Www.shardplace.com)
- 번역/ 박수진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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