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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는 이렇게 마신다” 런던 기네스 펍 추천 4

흑맥주의 대명사 기네스를 더 맛있게 즐기는 법

프로필 by 한지연 2025.11.12

런던의 펍을 누비다 보면 유독 검은색 파인트 잔을 든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그들의 선택은 대부분 하나다. 바로 기네스(Guinness). 톡 쏘는 청량감 넘치는 라거나 과실 향이 매력적인 IPA, 묵직한 페일 에일도 좋지만, 흑맥주의 부드러움과 특유의 고소함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


1759년, 아서 기네스(Arthur Guinness)가 더블린의 세인트 제임스 게이트(St. James’s Gate) 양조장을 세운 이후, 기네스는 아일랜드를 넘어 전 세계인의 흑맥주가 되었다. 특유의 크리미한 거품, 몰트의 쌉쌀한 풍미, 그리고 ‘두 번 붓기’라는 독특한 서빙 방식 덕분이다. 오늘날에는 매년 1억 8천만 파인트 이상이 소비되고 있으며, 기네스의 본고장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기네스 스토어하우스(Guinness Storehouse) 에선 양조 과정부터 서빙 체험까지 직접 배울 수 있다.


필자는 더블린의 기네스 박물관 투어까지 마친 찐 기네스 러버다. 기네스를 처음 마시는 사람도, 이미 최애 맥주로 꼽는 사람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을 공유한다. 당신이 몰랐던 기네스의 모든 것.




기다림, 기네스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



기네스를 따르는 자도, 마시는 자도 꼭 지켜야 할 단 하나의 법칙이 있다. 그건 바로 기다림. 기네스는 거품이 완전히 가라앉아 검은색 맥주와 베이지색 거품이 명확히 분리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서지(Surge)’란, 맥주 속 질소 거품이 잔 안에서 천천히 위로 떠오르며 크림처럼 변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 현상이 일어나야 기네스 특유의 부드럽고 밀도 높은 거품층이 형성된다.


1. 두 번에 나눠 따르기 – 파인트 잔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¾까지 따른다. 약 2분 동안 거품이 위로 오르며 가라앉는 서지 과정을 지켜본다.

사진/ 에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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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지막 한 번 붓기 – 잔을 세우고 천천히 채우며 거품이 잔 위로 살짝 도톰하게 올라오게 한다. 기네스가 맥주잔에 채워져도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엔젤링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사진/ 에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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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 모금에 맛보기 – 잔 속 기포가 완전히 안정되어 표면이 고요해지면, 그때가 바로 ‘기네스의 황금 타이밍’이다. 거품과 맥주를 함께 느껴야 진짜 맛을 알 수 있다.

사진/ 에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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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맥주잔 로고 반으로 가르기 – 여기에 기네스를 더 재밌게 즐기는 놀이가 있다. 첫 모금에 기네스 잔의 로고를 정확히 반으로 가르는 것. 성공한다면 당신은 진정한 기네스 마니아다.

사진/ 에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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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꿀조합



사진/ 에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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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맥주와 해산물이 사실은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특히 과 기네스의 조합은 더블린 현지에서도 고전적인 페어링이다. 기네스의 고소하면서도 쌉쌀한 몰트 풍미가 해산물의 짠맛과 미네랄 향을 중화해 주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한바, 레몬 몇 방울을 뿌린 굴과 막 따른 기네스의 조합은 ‘바다와 대지의 완벽한 밸런스’다. 기네스 박물관에서 기네스와 해산물은 최고의 조합(Oysters and Guinness — Perfect Match)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1940년대 광고 포스터를 확인할 수 있다.


런던에서 기네스를 ‘제대로’ 마시고 싶다면 — 이 네 곳을 기억하자


The Auld Shillelagh

런던에서 가장 아일랜드다운 펍으로 꼽히는 곳. 작고 좁은 공간, 늘 틀어놓은 게일릭 풋볼 경기, 그리고 완벽한 ‘두 번 붓기’를 구사하는 바텐더의 솜씨는 예술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 따르는 기네스’로 유명하며, 현지 아이리시 커뮤니티의 단골 사랑도 두텁다.
위치: 105 Stoke Newington Church St, N16 0UD
운영 시간: 월–화 15:00–24:00 / 수-토 12:00-24:00 / 일 12:00-23:00
가격대: 기네스 파인트 약 £7


Waxy O’Connor’s London

런던의 센트럴, 소호에 위치한 아이리쉬 펍. 마치 중세 트리하우스에 들어온 듯한 독특한 내부 구조가 압도적이다. 6개의 바와 나무 뿌리 모양의 기둥, 나선형 계단이 얽혀 있으며, 층마다 다른 음악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관광객과 로컬이 뒤섞여 기네스를 마시는 모습은 아일랜드식 펍 문화의 본질을 보여준다.
위치: 14-16 Rupert St, W1D 6DD
운영 시간: 월–토 11:00–00:00 / 일 12:00–23:00
가격대: 기네스 파인트 약 £6.5



Mc & Sons

더블린 출신 가족이 운영하는 펍으로, 내부는 아일랜드의 오래된 주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따뜻한 분위기다. 벽마다 흑백 가족사진이 걸려 있고, 천장은 낮고 조명이 노란빛이라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기 좋다. 특이하게도 태국식 요리와 기네스의 조합을 선보인다. 팟타이나 레드커리와 함께 마셔보면 의외로 궁합이 좋다. 매주 금·토에는 작은 밴드의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위치: 160 Union St, SE1 0LH
운영 시간: 월–목 12:00–23:00 / 금-토 12:00-24:00 / 일 12:00-22:00
가격대: 기네스 파인트 £6, 태국식 메뉴 £9–15


Wright Brothers

런던 여행 필수 코스인 버러우 마켓(Borough Market) 안의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정통 아이리시 펍은 아니지만, 굴과 기네스의 ‘마리아주’ 를 체험하기엔 더할 나위 없다. 매주 월~수 오후 3시–6시에는 오이스터를 £1에 즐길 수 있어, 런던 물가 속 진정한 해피아워라고 할 수 있겠다. 기네스 한 잔과 신선한 굴 한 입의 조합은 단언컨대 런던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사치다.
위치: 11 Stoney Street, Borough Market, SE1 9AD
운영 시간: 월–일 12:0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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