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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불패? 스릴러로 진화한 '메스를 든 사냥꾼'

부검의 박주현 vs 살인마 박용우, 섬뜩한 父女 대결

프로필 by 박현민 2025.06.21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올해 네 번째 ‘메디컬’ 소재 드라마다. 하지만 <메스를 든 사냥꾼>은 수술대도 병동도 아닌, 부검대 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인 이 작품은 천재 부검의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중증외상센터>, <하이퍼나이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등 기존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섬뜩한 설정, 부검의 딸 vs 살인마 아빠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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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이야기의 시작은 충격적이다. 부검 중, 세현(박주현)은 시체에 남겨진 익숙한 흔적을 발견한다. 20년 전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 연쇄살인범 ‘재단사’ 조균(박용우)의 방식이다. 평범한 과학적 수사가 아닌, 피로 이어진 인연이 사건의 단서가 된다. 세현은 경찰보다 먼저 조균을 찾아야 한다. 다시는 그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오히려 사냥을 계획한다. 여기에 형사 정현(강훈)이 얽히며 세 사람의 감정과 목적이 복잡하게 뒤섞인다. 단순한 ‘추적극’이라기보단, 서로를 날카롭게 겨누는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



지루할 틈 없는, 미드폼 스릴러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메스를 든 사냥꾼>은 총 16부작. 매주 월·화·수·목 밤 12시에 한 편씩 공개되는 미드폼 구성은 회차 간 템포를 타이트하게 묶어낸다. 앞서 공개된 1~4화는 단 1분의 느슨함도 없이 휘몰아치며, 초반 몰입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특히 1화 오프닝의 ‘클럽 살인 사건’은 피해자의 시점으로 따라가던 장면이 세현의 상상 속 재구성으로 반전되며 첫 서늘함을 안긴다. 단순한 플롯 전환이 아니라, 이 인물이 가진 내면의 기묘함까지 암시하는 장치다. 이후로도 적나라한 부검 장면, 날 선 대사, 뒤틀린 관계가 짧은 호흡 안에 쉴 새 없이 쏟아진다. 형식과 전개 모두에서 과감한 밀도로 승부를 거는 작품이다.



다음 회차가 궁금해지는, '숨멎' 엔딩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메스를 든 사냥꾼>의 또 다른 매력은 매회 감정을 가장 고조된 지점에서 끊는 ‘엔딩 설계’에 있다. 1화에서는 부검 중 실 한 가닥이 드러나고, 2화에서는 감정서 속 세척 솔에서 또 한 번 조균의 흔적이 발견된다. 4화는 단연 압권이다. 세탁소를 찾은 손님에게 끝까지 친절하던 조균이 돌연 표정을 바꾸고, “어디 가, 너 줄 거 찾았는데”라고 읊조리는 장면. 짧고 담담한 그 한 줄이, 이 인물의 정체와 위협을 단숨에 보여준다.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디즈니+ 시리즈 <메스를 든 사냥꾼> 스틸

이 드라마는 ‘범인이 누구인가’를 묻지 않는다. 대신, 핏줄로 묶였지만 서로를 겨눈 부녀 사이, 엉켜버린 실타래가 어디서부터 끊어질지를 지켜보게 만든다. 복수를 향한 집착, 뒤틀린 애정, 도망치려는 자와 끌어들이려는 자. <메스를 든 사냥꾼>은 매회 끝에서 그 팽팽한 줄을 조인다.

Credit

  • 사진 / 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