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J.W. 앤더슨'으로 불리는 스티븐 스토키-달리가 궁금해?
패션계에 흐르는 새로운 피, S.S. 달리의 스티븐 스토키-달리와 나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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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SH BLOOD
영국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재해석한 S.S. 달리(S.S. Daley)가 런던과 피티 워모를 넘어 곧 파리까지 점령할 기세다. 해리 스타일스는 물론이고, 머지 않아 많은 이들을 매료시킬 그 남자를 만났다.

해리 스타일스와 디자이너 스티븐 스토키-달리.
먼저 짚고 넘어가자면, 그의 브랜드명에 들어간 두 개의 ‘S’는 나치 친위대를 의미하지 않는다. 리버풀 인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올해 스물다섯 살의 디자이너, 그의 이름은 스티븐 스토키-달리(Steven Stokey-Daley)다. 처음부터 패션계에 발을 들일 운명을 타고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쇼에는 해리 스타일스, 엠마 코린, 세바스찬 크로프트(Sebastian Croft) 같은 ‘빅 스타’들이 앞다투어 참석한다. 심지어 해리 스타일스는 브랜드에 직접 투자했고, 그가 입은 오리 패턴 카디건은 온라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사람들은 스티븐을 ‘차세대 J.W. 앤더슨’이라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24년 1월, 피렌체 피티 워모에서 열린 그의 쇼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메리제인 슈즈, 태피스트리 패턴, 다양한 체형과 인종이 어우러진 모델 캐스팅까지 기존 패션 문법을 유쾌하게 깨는 요소로 가득했으니! 이제 S.S. 달리는 여성복까지 확장했고, 파리 패션위크 데뷔 쇼에 대한 기대도 높다. 그렇다. 현재 이 영국의 신예 디자이너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다. 이러한 뜨거운 관심과 달리 스티븐은 늘 그랬듯 조용하고 침착하다. 붉은 수염, 안경, 모자. 무심한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패션이 직업이 되고 나니 정작 제 옷엔 신경을 못 쓰겠어요” 그의 이러한 태도는 화려한 이미지를 내세우던 존 갈리아노와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쿠튀르적인 컬렉션을 선보이고도 늘 청바지에 체크 셔츠 차림으로 피날레에 등장한 알렉산더 맥퀸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스티븐은 연극과 문학에 푹 빠져 있었다. 당시만 해도 그는 패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전 손재주가 좋고 창의적인 아이였어요. 하지만 어떤 디자이너들이 말하곤 하는 ‘10살 때 패션에 눈떴다’ 같은 낭만적인 순간은 없었죠. 대신 학창 시절, 어떤 분야로 나아갈지 진로를 고민할 수 있도록 1년간 장학금을 받았어요. 그때 만난 멘토가 내게 중요한 질문들을 던졌는데 어느 순간 모든 조각이 맞춰지면서 ‘패션이야말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매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패션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후, 스티븐은 곧바로 스스로 옳은 선택을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빠르게 톰 포드와 알렉산더 맥퀸(사라 버튼 시절)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톰 포드에서는 옷을 깊이 있게 고민하고 그것을 완벽하게 완성해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하는 법을 배웠어요. 사라 버튼에게선 다른 걸 배웠죠. 그녀는 정말 훌륭한 스토리텔러예요. 특히 영국 패션의 서사를 재해석하는 그녀만의 방식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2020년,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을 때 많은 사람들은 우울감에 빠졌지만 스티븐은 그 속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사람들이 화면 앞에 갇혀 있는 지금이야말로 내 옷을 보여줄 완벽한 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 만든 아이템은 단 두 가지다. 바지와 셔츠. 하지만 그 디자인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옥스퍼드, 이튼, 해로 같은 영국의 전통 명문 학교 교복에서 받은 영감을 재해석했다. “전통적인 앞주름 바지를 과감히 오버사이즈로 만들고, 빈티지 플로럴 패브릭으로 변형했어요. 셔츠도 마찬가지예요. 턱시도 셔츠 특유의 앞 플리츠 디테일은 살리되, 사이즈를 과장되게 키우고 독특한 원단으로 제작했죠.” 겉으로 보면 단순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영국 클래식 스타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했다. 원단, 실루엣, 크기까지 모든 요소를 비틀고 해체한 뒤 다시 XXL 사이즈로 조합해낸 것이다. 그렇게 그는 S.S. 달리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완성했다. 그리고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운이 좋았어요. 좋은 타이밍이었고, 상황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죠.” 그로부터 4년 후, 단순한 직감에서 출발했던 작은 브랜드는 이제 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전환점 중 하나는 단연 2022 LVMH 프라이즈 수상이었어요. 우승자가 된 뒤 우리 브랜드가 드디어 현실 속에 발을 디뎠다는 실감을 했죠. 심사위원들도 ‘코비드19 때문에 온라인으로만 지켜봤는데, 이제야 직접 옷을 만져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더군요.”
그 다음으로 찾아온 단계는 패션쇼였다. 초반 쇼들은 스티븐의 연극과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문장이 셔츠에 수 놓였고, 런던 내셔널 유스 시어터(National Youth Theatre)가 퍼포먼스를 펼쳤다. 심지어 배우 이안 맥켈런(<반지의 제왕>의 간달프 역)이 직접 쇼에서 빅토리아 시대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의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쇼들이 음악, 서사, 예술적 연출 면에서 점점 정형화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조각가와 협업하기도 했고, 가장 최근엔 제가 생각하는 영국 최고의 아티스트인 케이트 부시(Catherine Bush)의 음악을 메인으로 사용했죠.”
무엇보다 S.S. 달리가 대중에게 주목받게 된 전환점은 해리 스타일스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는 브랜드 초창기인 팬데믹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요. 해리 스타일스의 스타일리스트 해리 램버트(Harry Lambert)가 우리 컬렉션을 발견했고, 그에게 우리 옷을 입히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 이 관계는 아주 자연스럽고 명확하게 형성되었죠. 어느 순간 스타일스가 우리를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고 회사 지분도 일부 인수하기 이르렀거든요. 물론 외부에서 보면 믿기 어려운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어요.”
S.S. 달리의 파리 데뷔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그의 노란 오리 카디건을 걸치고, 카나스타(Canasta, 카드 게임의 일종) 게임을 하거나 정원을 가꾸며 기다려주면 된다.
Credit
- 글/ Olivier Nicklaus
- 번역/ 최지인
- 사진/ © S.S. Daley,Launchmetrics(런웨이)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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