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과 삼청동에서 새 출발을 알린 예술 공간들
한남동의 에스더쉬퍼와 두아르트 스퀘이라, 삼청동의 디아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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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 On
가깝게는 서울에서, 멀리서는 해외로부터 거점을 옮긴 예술 공간들.

자연광과 나선형 구조가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낸다.
에스더쉬퍼 서울
Esther Schipper Seoul
1989년 독일 쾰른에서 시작해 베를린, 파리로 족적을 확장한 에스더쉬퍼는 2022년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열었다. 안젤라 블록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로사 바바, 안리 살라, 토미야스 라당 등 개성 넘치는 해외 작가들의 개인전과 한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작가들의 기획전 «불타는 집» «뒤집기» 등을 포함해 11번의 전시를 치렀다. 확장세는 새로운 공간으로 이어졌다. 1층 윈도 갤러리를 시작으로 2,3층 메인 전시장, 4층 프라이빗 쇼잉룸까지 확실한 캐릭터를 부여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마커스 도샨치가 이끄는 뉴욕의 건축 스튜디오 MDA는 새하얀 공간에 비정형 계단과 자연 채광으로 변주를 주었다. 지난 2월 이전 기념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찾은 에스더 쉬퍼 대표가 “화이트 큐브 형태의 베를린 갤러리와는 다르게 독특한 미감의 건축과 아름다운 자연광이 작가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며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것이다”라고 밝힌 것처럼 새 공간에서도 갤러리의 목표는 굳건하다. 해외 작가들의 활발한 내한 전시와 한국 작가의 글로벌 진출, 신진 작가 발굴. 그런 의미에서 유일한 한국인 소속 작가 전현선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전 후 첫 전시도 독자적인 시리즈 프로젝트다. 거장 살보와 니키 드 생팔, 젊은 작가 소저너 트루스 파슨스, 안젤라 블록의 작품을 매칭해 새로운 시너지를 만드는 전시 «Conversations»가 5월 10일까지 열린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46길 24

붉은 벽돌 건물이라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느낌을 준다.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
Duarte Sequeira Seoul
한남동에 또 하나의 갤러리가 들어섰다. 2022년 강남 유현준 건축사무소 2층에서 첫발을 내디뎠던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이 프리츠 한센 라운지 자리에 새롭게 공간을 마련했다. 이전 장소가 거대한 평면 공간이었던 데 비해 붉은 벽돌 건물 두 채를 리뉴얼해 만든 독특한 형태의 이번 공간은 아늑함이 깃들어 있다. 두아르트 스퀘이라는 1994년 갤러리를 개관해 포르투갈 최초로 앤디 워홀 전시를 연 갤러리스트 마리오 스퀘이라의 아들. 원류로 볼 수 있는 포르투갈 북부 브라가에 위치한 마리오 스퀘이라 갤러리는 1만2천여 평의 대지에 300평 이상의 메인 갤러리 공간을 비롯한 전체 3곳의 전시 공간과 조각공원, 16세기에 만들어진 목가적인 수도원에서 작가들이 작업을 펼치는 레지던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한남동 공간을 규모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따뜻한 분위기는 궤를 같이한다. 1층은 전시 공간, 3층은 프라이빗 뷰잉룸으로 운영되는데 특히 3층은 마치 집 거실 같은 분위기다. 비현실적으로 높고 넓은 벽면이 아닌, 집과 같은 분위기의 배경에 작품이 어떻게 녹아드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세심하게 맞춘 조도도 그림만 강조하기보다는 생활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줄리안 오피 같은 전속 협업 작가들의 작업을 볼 수 있고, 1층 전시 공간에서는 전속 작가이자 포스트 인터넷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페트라 코트라이트의 전시가 4월 말까지 열린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61-17 1, 3층

작품이 가장 잘 보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벽면 색을 정한다.
디아 컨템포러리
DIA Contemporary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과 유서 깊은 갤러리들이 자리한 문화적 중심지에 새롭게 개관한 디아 컨템포러리는 싱가포르 기반의 현대미술 갤러리다. 현대미술의 성지인 디아비컨을 흠모하는 마음과 ‘Discover Inspiring Artistry’의 앞 글자를 따 디아(DIA)라 이름 붙였다. 설립자 조수정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15년간 미술 컨설팅과 갤러리 운영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을 아시아 시장에 소개해왔다. 2010년 싱가포르에서 디아의 전신과도 같은 갤러리 휴(Huue)를 설립해 200명 이상의 한국 작가들을 해외에 알렸다. “싱가포르의 미술 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다이내믹하게 성장하며 점차 성숙해졌으나, 여전히 동시대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한국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반면, 서울은 지금 미술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도시 중 하나로 작가, 관객, 컬렉터 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조수정 대표는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와 한국 간의 교두보를 놓았다. 디아 컨템포러리는 네모 반듯 단정한 공간이지만 매 전시마다 색을 바꿔 입는다. 새로운 전시가 열릴 때마다 매번 컨셉트와 작품이 조화롭게 돋보일 수 있도록 조수정 대표가 직접 컬러칩을 고르고 실제 도색을 한 후 전체 무드를 몇 번이고 시험 삼아 본다. 이런 정성스러운 시각과 섬세한 터치는 홍정욱, 이소정, 양현모, 서희수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 «Unbalanced Balance»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길 37 2층
박의령은 컨트리뷰팅 에디터다. 처음으로 진출하거나 다시금 자리 잡은 공간을 보며 새로움에 대한 욕심을 맘껏 채웠다.
Credit
- 글/ 박의령
- 사진/ 김연제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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