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처음으로 옷에 모자를 단 사람은 누굴까?
노동복부터 교복, 범죄자의 상징으로까지, 후디의 변화무쌍한 역사에 대하여.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사실 처음 옷에 모자를 단 것은 고대 그리스 농민들이었다. 변덕스러운 날씨로부터 머리와 어깨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했던 모자, 후드에서 비롯한 것. 이후 중세에는 성직자들이 종교 의식을 진행할 때 망토형 후드웨어를 입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착용하는 것은 후디, 바로 후드가 달린 스웨트셔츠다. 1930년대 챔피언이 노동자와 운동선수를 위해 개발한 것이 시초이며, 1950년대엔 대학생들이 로고를 프린트해 학교를 자랑하고자 입었고, 영화와 대중문화가 그 인기를 확산시켰다.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후디를 입고 등장한 장면은 이를 자기계발과 강인함의 상징으로 변화시켰다. 1980년대 랩, 그래피티, 비보잉, 스케이팅 등을 다 같이 묶어 통칭한 ‘힙합’의 등장도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남의 건물이나 담벼락, 버스·지하철역, 주차장 등 거리에서 몰래 활동하던 이들에게 후디는 얼굴을 가리기 위한 좋은 수단이었던 것. 특히 실제 갱단 출신인 래퍼들이 활약하며, 이들의 유니폼이었던 후디가 힙합 마니아에겐 긍정적, 대중에겐 부정적 인식을 얻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들어와 후디는 범죄와 연관지어졌으나, 2012년 미국에서 발생한 트레이본 마틴 사건을 계기로 그 상징이 바뀌었다.(17세 청소년 마틴은 후디를 입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위협적이라고 판단돼 자경단원 조지 짐머만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오늘날 후디는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상징하지 않는다. 오히려 패션계에서는 하이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럭셔리 하우스의 선택을 받았다는 의미다. 2001년 후디가 대중적으로 평가받지 못하던 시절, 이를 런웨이에 올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라프 시몬스의 용감한 시도 이후, 2014년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가 반향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그의 베트멍 후디 드레스는 물론, 이후 발렌시아가로 이적한 뒤 2021년에 부활한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블랙 터틀넥 톱, 데님 팬츠와 그레이 후디를 매치한 38번 룩은 패션계를 떠들썩하게 했다.(패션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오트 쿠튀르에서 후디라니!) 또 2013년 버질 아블로가 오프화이트를 론칭하면서 슈프림, 팔라스 등과 함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고급화되기 시작했는데, 그 덕에 후디는 런웨이에서 트랙 팬츠, 스니커즈 등과 함께 스트리트 무드 룩을 선도했다. 2017년 슈프림과 협업해 큰 화제를 모은 루이 비통은 결국 아블로를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고, 후디의 하이패션화는 이와 더불어 디올과 나이키, 구찌와 아디다스의 협업으로 더욱더 굳건해졌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노동자의 실용성부터 거리 문화의 반항심과 익명성, 하이패션의 일원까지 다양한 상징을 품어온 후디. 바잘리아의 말마따나 후디만큼 많은 의미를 담은 아이템은 없다. 그렇기에 이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아닐까. 문득 깨닫는다. 나 역시 지금 후디를 입고 있다.
Credit
- 사진/ Getty Images, Launchmetrics
- 디자인/ 진문주
Celeb's BIG News
#스트레이 키즈, #BTS, #엔믹스, #블랙핑크, #에스파, #세븐틴, #올데이 프로젝트, #지 프룩 파닛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하퍼스 바자의 최신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