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아야코 록카쿠가 캔버스에 묻힌 동심

현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는 아야코 록카쿠의 무한한 자유와 사랑이 펼쳐져 있다.

프로필 by 허지수 2024.03.07
ⓒ Delaive Family / CCOC, 2023

ⓒ Delaive Family / CCOC, 2023

손 끝에서 피어나는 동심. 심통 맞은 소녀의 사랑스러움. 스케치 없이 맨손으로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 ‘핑거 페인팅’으로 유명한 아야코 록카쿠는 봄을 부르는 일본의 차세대 예술가다. 전문 지식 없이 미술을 시작했던 그는 말을 대신해 그림으로 본인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림에는 그 어떠한 의도를 표출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 Delaive Family / CCOC, 2023

ⓒ Delaive Family / CCOC, 2023

ⓒ Delaive Family / CCOC, 2023

ⓒ Delaive Family / CCOC, 2023

이미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는 몽환적인 색채가 은은한 형광빛으로 가득 차있다. 이번 전시는 ‘아야코 록카쿠’가 미술에 스며 들던 초기 작업부터 그녀의 에너지가 분출된 최근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화려함으로 무장된 전시도 아니고, 초현실적 디자인만 조망하는 전시도 아니다. 인터렉티브 미디어부터 쉽게 볼 수 없던 대형 오브제까지 어우러져 있다.

ⓒ Delaive Family / CCOC, 2023

ⓒ Delaive Family / CCOC, 2023

ⓒ Delaive Family / CCOC, 2023

ⓒ Delaive Family / CCOC, 2023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실험 정신과 고뇌를 느낄 수 있다. 그는 초기 작업 소재인 골판지, 티셔츠, 비닐 같은 일상 소재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큰 벽 앞으로 몰아세우며 ‘라이브 페인팅’이라는 언어를 찾아냈다. 아직도 ‘아야코 록카쿠’의 페인팅 속 움직임은 직관과 비유 사이에서 진동 중이다. “거대한 캔버스의 모서리 사이를 오가다 보면 색이 제 몸 속으로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물감을 손에 바르고 몸의 움직임을 캔버스에 옮기는 것은 수행자의 모습과도 같다. 그렇지만 카와이 문화에서 영감 받은 작가의 상상력은 여전히 풍부하고 무한하다.

* 《아야코 록카쿠, 꿈꾸는 손》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3월 24일까지 열린다.

Credit

  • 사진 / CCO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