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여성의 몸에 유해한 성분을 뺀 콘돔 알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세 명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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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건은 Cos. 팬츠는 Fromwhere.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많은 여성들이 사회적인 잣대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요. 하지만 스스로의 행복이 최우선 아닐까요? 성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죠. 주체적인 행동이 자신의 몸을 챙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여성의 삶은 더 나아질 거예요.
여성의 몸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콘돔
세이브앤코 대표 박지원
2018년 고무 풍선에서 2급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이 검출되며 이 성분에 대한 규제 범위가 확대되었다. 이보다 앞선 2010년, WHO는 콘돔 제조 시 발생하는 니트로사민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콘돔 제작 가이드에는 성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세이브앤코 대표 박지원은 여성의 몸에 해를 끼지 않는 콘돔으로 여성이 주체가 되는 건강한 성생활을 제시한다.

여성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성분을 배제하고 휴대하기 쉬운 디자인까지 고려한 세이브 프리미엄 콘돔 리얼핏.
박지원 사업을 하기 전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디자인과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수업 중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 장치를 공공장소에 설치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라는 과제를 냈는데 한 여학생이 콘돔을 사용했어요. ‘세이프 섹스’라는 글자를 만들어 벽에 설치하고 누구나 떼 갈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솔직히 충격적이었어요. 그 강의실에서 콘돔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었거든요. 그후에 관심을 갖고 처음으로 직접 콘돔을 구매하려고 보니 어떤 제품이 좋은 건지 알 수 없었어요. 어떤 브랜드도 성분에 대해서 소구하지 않더라고요. 좋은 성분을 담은 콘돔은 없을까 찾다 보니 많은 제품이 여성에게 유해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때부터 사업하는 지인을 만나면 여성 친화적인 콘돔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는데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어 직접 만들게 됐어요.
하퍼스 바자 어떤 성분이 여성에게 해로웠기 때문인가요?
박지원 콘돔의 재료가 되는 라텍스에는 2급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이 묻어 있어요. 또 향, 색소, 맛 등의 화학 성분은 요도를 자극하거나 질염을 유발하고요. 피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살정제는 질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성병 발생률을 높이고, 사정지연제 역시 염증이나 발진 등을 일으킬 수 있죠.
하퍼스 바자 앞으로는 화장품처럼 콘돔도 성분을 꼼꼼하게 살펴봐야겠어요.
박지원 동의하지만 안타깝게도 콘돔은 의료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성분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요. 질은 일반 피부에 비해 42배나 흡수율이 높고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처럼 소화 과정을 통해 해독되지 않기 때문에 성분에 더 주의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하퍼스 바자 해외도 비슷한 상황인가요?
박지원 네 똑같아요. 다만 미국은 저희 같은 여성 친화적인 콘돔을 만드는 회사를 필두로 제작 가이드를 입법화하기 위한 로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곧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하퍼스 바자 세이브 콘돔은 무엇이 다른가요?
박지원 피임과 성병 예방이라는 콘돔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되 홈페이지에 전성분을 공개했어요. 천연 라텍스로 만들었는데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니트로사민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번 씻어내는 공정을 추가했고요. 콘돔에 묻어 있는 제형은 WHO에서 권장하는 윤활제인 실리콘 오일과 라텍스의 물성 향상을 위한 소량의 첨가제로 질에 유해하지 않아요.
하퍼스 바자 다른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틴 케이스도 눈에 띕니다.
박지원 남자들이 지갑 속에 콘돔을 넣고 다니면 매너남이라고 해요. 하지만 콘돔을 지갑 속에 보관하면 안돼요. 얇고 섬세한 소재라 마찰, 압력, 체온에도 쉽게 손상되거든요. 콘돔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단단한 케이스를 고려했어요.
하퍼스 바자 마치 화장품 같아요.
박지원 맞아요. 콘돔을 사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파우치에 넣었을 때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콘돔을 쓰게 만들려는 의도가 담겨 있어요. 한국은 OECD 국가 중 콘돔 사용률이 가장 낮은 나라고, 주변 여자들 중 콘돔 없는 성관계로 불안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없죠. 일단 사고 싶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구매하면 제품에 적힌 설명을 읽으며 우리가 간과하는 콘돔 성분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고요.
하퍼스 바자 또 의도한 것이 있나요?
박지원 여자가 콘돔을 가지고 다니면 문란하다고 인식하니까 성관계에 있어 많은 여성이 수동적인 존재가 돼요. 남자가 리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피임도 일임하죠. 하지만 내 몸은 스스로 지킨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여자가 콘돔을 챙기는 것이 이상하지 않죠.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명은 ‘편견(BIAS)’을 뒤집은 단어 ‘세이브(SAIB)’로 여성의 성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을 뒤집는다고 지었어요.
하퍼스 바자 스스로 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깨어 있다고 생각하나요?
박지원 처음에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생각하느라 콘돔 사업을 한다고 제대로 소개도 못했거든요. 처음 인터뷰를 할 때가 아직도 기억나요. 콘돔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부끄럽고 기사화됐을 때 반응도 무서웠어요.
하퍼스 바자 실제 반응은 어땠어요?
박지원 악성 댓글이 엄청 달렸어요. “도대체 얼마나 밝히면 여자가 콘돔을 만드냐”, “너랑 테스트 해봐야겠다” 같은 인신공격과 성희롱이 난무했죠. 콘돔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성적으로 비난받고 야한 농담을 들어야 한다는 것에 많이 상처받았어요.
하퍼스 바자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나요?
박지원 시간이 지나 새로운 댓글이 달렸어요. “여성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콘돔을 만드는데 왜 욕을 하냐.”고 우리를 대신해 여성들이 싸우기 시작했어요. 그때 제가 가는 길이 바른 방향이고 좋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엄청난 용기를 얻었어요.
하퍼스 바자 또 어떤 편견을 뒤집을 예정인가요?
박지원 여성이 생애 주기를 거치면서 변화를 겪는 대부분의 과정에 편견이 존재해요. 임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인 변화, 출산 직후에 달라지는 몸, 완경이 되는 단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당연한데 부끄러워하죠. 이런 편견을 없앨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하퍼스 바자 제품만으로 편견을 바꿀수 있을까요?
박지원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하는 거죠. 왜 콘돔을 써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바르게 착용하는 법도 배워야 해요. 성교육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인데 갈 길이 멀어요. 그래서 ‘여성 스스로 몸을 지키기 위해 콘돔을 휴대하고 사용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Credit
- 사진/ 영배
- 헤어/ 김수정
- 메이크업/ 안세영, 맹하영
- 스타일리스트/ 이승은
- 어시스턴트/ 안나현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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