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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하디가 새 앨범을 발매했다. 알앤비? 소울? 일렉트로닉? 의외의 행보다.

프로필 by BAZAAR 2023.10.04
Artwork by Sunhotan·Art Direction by Sunhotan, LEERYAN Collage Artwork by Sunhotan·Additional Design by LEERYAN

Artwork by Sunhotan·Art Direction by Sunhotan, LEERYAN Collage Artwork by Sunhotan·Additional Design by LEERYAN

하디(h4rdy)는 최근 몇 년간 결과물을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프로듀서다. 하디를 처음 알게 된 건 데드보이즈(Deadbois)를 통해서다. UK개러지(UK Garage), 그라임(Grime), 드럼앤베이스(Drum N Bass), 드릴(Drill) 등 속도감 있고 강렬한 영국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이 크루에서 하디는 말 그대로 사운드의 중추를 담당하는 존재였다. 지난 30일 발표한 하디의 새 앨범 <back on my b.s.>는 데드보이즈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하디를 익히 알고 있는 이라면, 처음 듣는 순간 다소 당황할 수도 있다. 여전히 일렉트로닉 사운드이긴 하지만 어쿠스틱 사운드가 적지 않게 가미되어 있고, 앨범 전반을 감싸는 건 서정미와 몽환적인 분위기다. “기본적으로 저는 UK 기반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아티스트예요. 하지만 그때 그때 만들고 싶은 것을 최선을 다해서 만드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작업물마다 활동의 구분을 짓지도 않아요. 저는 직관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것에 완전히 집중을 쏟는 스타일인데요. 그게 자연스레 제 정체성으로 형성되었어요. 재미있는 걸 추구하는 게 제 예술관입니다.” 하디의 말이다.
이번 앨범은 일렉트로닉과 알터너티브록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페이버(Faver)와 함께했다. 영어와 한국어를 넘나드는 섬세한 가사 표현이 특징이다. “싱어와 프로듀서가 각자 잘하는 부분만을 모아서 구성해보고 싶었어요. 서로 데모를 대거 공유했고요. 제가 페이버의 데모를 재해석하거나 페이버가 제 곡에 보컬을 채우면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작업 비하인드를 알고 나니 음악이 새롭게 들린다. 서로가 서로의 창작물을 존중하고 그 위에 자신의 재능을 더하는 작업.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무언가를 완성시키려는 아티스트의 의지가 언제나 새로운 결과물을 낳는다.

Credit

  • 글/ 김봉현(힙합 저널리스트)
  • 프리랜스 에디터/ 김희성
  • 사진/ 팀플레이뮤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