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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Machine Boy〉 EP를 발매하고 예스24 라이브홀에서의 단독 공연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매진될 만큼 큰 호응을 받았다.
김한주 싱글 단위로 발매하다가 우리의 이야기를 좀 더 들려줄 수 있는 계기여서 그런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연말쯤 정규 앨범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라 녹음을 앞두고 있다.
최근 발표한 싱글 ‘틱택톡’은 앨범 커버의 아트워크부터 〈Machine Boy〉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지난 앨범에서 로봇의 눈동자가 등장했다면, 이번 커버는 신체의 장기 같기도 하고. 어떤 세계관인지 추측해보게 되더라.
김건재 귓바퀴다. 이야기를 전하려면 자연스레 인물이 떠오르지 않나. 소년을 연상했고 그걸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상황이다. 신체 부위 중 눈 다음에는 귀. 이런 식으로 머신 보이의 정체에 대한 힌트를 하나씩 보여주는 방식이다. 사실 이 곡을 먼저 만들고 미발표곡으로 공연에 어울릴 법한 형태로 변주하는 과정에서 기타 솔로가 들어가게 됐다. 김한주 유저들이 계속 새로운 정보를 갱신할 수 있는 위키 페이지처럼 멤버들과 머신 보이 위키를 짜고 있다고 말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이 위키가 언제 고정될지, 변경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틱택톡이라는 발음이 귀여운 인상을 주는 반면 곡을 들으니 어딘지 애상적인 느낌이 들더라.
김한주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멤버들과 우리 음악에 대해 비유할 때 ‘섬뜩한 귀여움’이란 표현을 쓴 적이 있다. 딱딱하지만 부드럽고, 차갑지만 뜨겁고, 친숙할 수 있지만 어딘가 섬뜩함이 느껴지는 양가성이 있다. 이번 곡도 발음처럼 톡톡 튀는 이미지가 있지만 과격성이 느껴지거나 슬픈 무드가 담겨 있다는 반응이 많다.
비디오 아티스트와 협업하기도 하고, 직접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기도 할 만큼 영상 또한 밴드 실리카겔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에는 판타지 장르 애니메이션에서 볼 법한 빛이 번지는 장면과 빠르게 전환되는 멤버들의 과거 사진들, 그리고 커머셜한 뮤직비디오에서 볼 법한 앵글의 인물 컷도 등장한다.
최웅희 기존의 영화적 문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발칙한 스타일의 영상을 만들고 싶었고, 우리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송기호 감독이 만들었다. 공허함을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최대한 그러모아 조합했다.
개인적으로 9분 길이의 곡 ‘Machineboy空’은 피아노 독주가 들어간 실험적인 사운드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틱택톡’은 어떤 소리에 집중해서 들으면 좋을까?
김춘추 사운드를 가공할 때 실사 영화같이 캐릭터처럼 여기고, 어떻게 배치해 구현할지 고민하는 방식을 따른다. 어떤 부분에서는 기타의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지도록 하고, 중간 부분 합창을 하는 듯한 분위기에서는 웃기면서 평화로운 무드를 연출하려고 했다. 장면마다 뚜렷하게 전달하려는 이미지를 그리는 편이다.
피처링으로 황소윤과 함께했다.
김한주 소윤과 실리카겔의 작업은 처음이다. 새소년이란 밴드를 오랫동안 같이 프로듀싱해오기도 하고, 춘추 씨도 곡 작업을 해왔지만 언젠가 한번 만날 조합이 이뤄졌다. 처음 곡을 구상할 때부터 자연스레 소윤이 불렀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작업했다.
〈피식대학〉 유튜브에서 황소윤 씨가 상락커와 하락커에 대한 질문을 받은 영상을 봤나? 상락커는 무대에서 드럼이나 기타를 부술 수 있고, 잭다니엘을 병째 원샷하거나 기타에 담배 자국을 남길 수 있다. 올해 그룹 결성 10주년을 맞은 밴드 실리카겔은 상락커인가 하락커인가?
김한주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하락커. 아, 락커는 아니다. 김춘추 이왕이면 밑에 있는 게 좋다. 위에 있으면 버티려고 안간힘을 써야 하니까. 10년 동안 하뮤지션을 동일하게 지향한다는 사실이 좋다. 앞으로도 80년, 8백 년 동안 아래에서 음악 활동을 지속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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