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의 우아한 비행(飛行)은 진행 중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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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의 우아한 비행(飛行)은 진행 중

자신만의 속도와 고유한 태도로 진심을 쏟으며 더욱 높게, 멀리 나아가는 배우 수지

BAZAAR BY BAZAAR 2023.06.23
 
옐로 골드 케이스와 그린 컬러 다이얼이 어우러진 ‘돌체비타’ 워치는 8백40만원 Longines. 미니 드레스는 Valentino. 귀고리는 Heradi.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와 오렌지 컬러 다이얼이 조화로운 ‘마스터 컬렉션’ 워치는 3백40만원 Longines. 재킷, 셔츠, 데님 쇼츠는 모두 Ami. 귀고리는 Tasaki. 
 
 
인터뷰하는 오늘을 기준으로 일주일 전 제59회 백상예술대상이 열렸어요. 베스트 드레서로 꼽힐 만큼 시상식 패션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무엇보다 드라마 〈안나〉로 TV 부문 최우수상 후보에 오른 것이 남다른 사건이었을 텐데요.
처음에 최우수상 후보에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후보가 워낙 쟁쟁했잖아요. 이렇게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 나란히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감격스러웠어요. 감사하게도 얼마 전엔 디렉터스 컷 어워즈에서 ‘올해의 여자배우상’도 받았어요. 영광스러우면서 한편으론 내가 〈안나〉를 선택할 때 했던 고민들, 촬영하는 순간 순간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안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소속사의 우려가 컸다고 알고 있어요. 결국 본인의 선택이 맞았네요.
힘들게 했던 선택이 저에게 보답으로 돌아온 느낌이라 기뻐요. 사실 작품을 고를 때 대단한 무언가를 바란 적은 없어요. 그저 이 캐릭터에 빠졌고 이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었죠. 그런데 사람들의 사랑까지 받았고 연기에 대한 호평도 들었잖아요. 〈안나〉를 연기하는 동안은 모든 순간이 신기하고 벅찼어요.
〈함부로 애틋하게〉부터 〈당신이 잠든 사이〉 〈스타트업〉 〈배가본드〉까지 지난 8년간 여러 차례 인터뷰하면서, 배우 수지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향상심’이라고 생각해왔어요. 마침내 〈안나〉로 소정의 결실을 맺었고요. 본인에게 나아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나아진다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에요. 그저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제 진심이 커지는 걸 느껴요. 자연히 작품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지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강해지고요. 결국 나아진다는 건 진심을 쏟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소속사의 우려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게, 〈안나〉는 등장인물이나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꽤나 도전적인 작품이었죠. 현재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영화 〈원더랜드〉와 웹툰 원작 드라마 〈이두나!〉도 공개를 앞두고 있어요. 작품을 고른 기준이 무엇이었나요?
캐릭터죠. 일단 본능적으로든 이성적으로든 캐릭터에 기시감이 들면 끌리지 않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제가 그 인물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어요. 이상하게 자꾸 마음이 쓰이는 캐릭터들이 있어요. 그러면 일단 하는 편이고요.
 
 
베젤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콘퀘스트’ 워치는 5백50만원 Longines. 시퀸 톱은 Self-Portrait. 
 
 
다이얼 6시 방향에 세팅된 문페이즈가 돋보이는 ‘마스터 컬렉션’ 워치는 5백80만원 Longines. 스트랩 드레스는 Jacquemus. 귀고리는 Heradi. 
 
 
그런 방식이라면 작품이 끝나고 역할에서 빠져나오기도 힘들 텐데요.
작품이 끝나고 나면 제 안에 그 캐릭터의 어떤 성격이 하나씩 축적되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MBTI도 계속 바뀌나 봐요. 직관적인 N이었다가 현실적인 S가 되기도 하고 감정적인 F였다가 논리적인 T가 되기도 해요. 작품마다 달라지더라고요. 한때는 저 자신을 굉장히 감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랬던 제가 어디 갔나 싶어요. 최근엔 무한 위로가 필요한 친구에게 해결책을 열심히 제시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연기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아닐까요. 작품을 통해서 여러 갈래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어요. 그 경험치만큼 조금씩 나은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나요?
작품 안에서는 오롯이 그 인물로 살기 때문에 ‘좋은’ 인간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연기를 통해 여러 가지 인간 군상을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건 맞아요. “이 사람은 왜 이럴까?” “나라면 어땠을까?” “무엇이 사람을 이렇게 만들까?” 제가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생각해보지 않았을 질문들이죠.
20대에 했던 여러 인터뷰에서 이상적인 여성상에 대해 언급했어요. ‘자기만의 속도와 고유한 패턴이 있는 여자’,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신념을 수정하지 않는 여자’, ‘시원시원한 성격에 자기만의 길을 가는 여자’.
제가 별로 창의적이지 못해서 같은 말을 반복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여성상이 바뀐 건 아니에요. 여전히 그런 여자들이 멋있고요.
30대에 접어든 지금, 그 여성상이 본인과 얼마나 닮았다고 생각하나요?
아무래도 닮고 싶은 만큼 그 방향을 추구하게 되고 어느 정도는 닮으니까요. 아까 나온 ‘속도’는 실제로 제가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예요. 단순히 천천히 간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브레이크를 밟았다가 액셀도 밟을 수 있는, 온전히 제가 제어하는 저만의 속도로 살고 싶어요. 제가 꽤 변덕스러운 사람이라서요.
30대인 자신에게 기대하는 점이 있나요?
확실히 마음이 편해졌어요. 제가 뭘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확신이 강해졌고 그만큼 안정감도 생겼고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작품을 해나갈지에 대해 이제는 걱정보다 설렘이 더 커졌어요.
 
 
이본 라이히무트(Yvonne Reichmuth)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이중 레더 스트랩의 ‘돌체비타×YVY’ 워치는 2백40만원 Longines. 데님 보디수트, 팬츠는 Alaïa. 귀고리는 Brillpiece. 샌들은 Christian Louboutin.  
 
 
 
스테인리스스틸 브레이슬릿과 푸른 다이얼이 조화로운 ‘마스터 컬렉션’ 워치는 3백40만원 Longines. 드레스는 Alaïa. 귀고리는 Heradi. 
 
 
음악 작업에 있어서도 색깔이 확실해진 인상이에요. 지난해 발표한 ‘Cape’는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고요. 팬들 사이에선 “수지는 모던록 밴드를 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던데요.
아, 몰랐어요. 일렉 기타를 독학하면서 이런저런 곡을 끄적이고 있어요. 개중에 마음에 드는 곡이라 앨범으로 내고 싶었어요. 원래는 조금 더 감정적인 곡이었는데 강현민 프로듀서의 손을 거치면서 차분해졌죠.
“When you’re blue/ your shadow is with you/ And l’ll say/ I’ll be by your side/ I’ll be there”라는 노랫말이 꼭 수지가 수지에게 전하는 위로로 느껴졌어요.
처음엔 사랑하는 연인에게 전하는 말이라고 상상하고 썼어요.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연인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를 쓰고 싶었죠. 그렇게 녹음까지 끝내고 발매를 며칠 앞두고 어느 날 다시 듣고 깨달았어요. 아, 이게 내가 듣고 싶은 말이었구나.
가사를 영문으로 쓴 이유가 있나요? 평소 수지의 성격대로라면, 감정적으로 약간의 거리감을 두고 싶어서 그랬을 것 같다는 추측이 들었거든요. 
원래 가사는 한국어였는데 오글거려서 나중에 영어로 다 바꿨어요. 가요는 가사를 바로 알아들어서 좋지만, 팝송이나 제3세계 음악은 가사를 몰라서 더 좋기도 하잖아요. ‘Cape’란 곡을 쓸 때도 한 번에 바로 알아듣기보다는 몰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이었어요. 물론 이건 제 기준이고 영어가 익숙한 분들은 한 번에 알아들을 테지만요.
한 발짝 떨어져서 볼 때 더 아름다운 것들이 있잖아요.
맞아요. 저도 딱 그런 마음으로 노래했어요.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와 어우러진 푸른 다이얼이 매력적인 ‘하이드로콘퀘스트’ 워치는 2백10만원 Longines. 새틴 재킷, 쇼츠는 Blumarine. 귀고리는 Brillpiece. 
 
 
〈안나〉에서 “행복은 항상 애매하잖아. 근데 불행은 되게 확실하다?”라는 대사가 특히 인상 깊었어요. 확실한 행복이란 희소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소중한 것일 테고요. 본인에게 확실한 행복은 무엇인가요?
사인지 맨 아래에 ‘언제나 행복하세요’라고 적거든요. 최근에 깨달은 건, 저라는 사람이 행복에 인색한 편이라는 거예요. 삶에서 행복이 최우선이지도 않고요. 행복에 대한 기준치가 너무 높아서인 것 같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저에게 확실한 행복이란 오히려 별거 아닌 사소한 데서 오는 것 같아요. 그냥 저는 오늘 촬영이 제 시간에 무사히 끝나서 행복해요. 이런 게 제 ‘소확행’인가 봐요.
〈이두나!〉 촬영도 끝났고 이제 어떻게 행복할 예정인가요?
잘 쉬고 싶어요. 오랜만에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거리는 시간을 가져보려고요. 이만큼 확실한 행복이 없죠.
 
 
문페이즈 디스플레이가 돋보이는 ‘프리마루나’ 워치는 4백90만원 Longines.
미니 드레스는 Valentino. 귀고리는 Monday Edition.
 
※ 가격이 표기되지 않은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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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서동범, 손안나
    사진/ 안주영
    헤어/ 백흥권
    메이크업/ 이준성
    스타일리스트/ 박세준
    네일/ 임미성
    세트 스타일리스트/ 이나경(Calla7)
    어시스턴트/ 강부경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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