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rwin Wurm, 〈Hurry Along(Bag Sculptures)〉, 2023, Aluminum, paint, 71.65x22.05x75.59 inches, 182x56x192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최근 들어 부름의 작업은 점진적으로 추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Bending Left(Skins)〉에서 한쪽 맨발은 청바지의 단면을 따라 뒷주머니로 이어지고 마치 바람에 날리듯 휘어진 뒤 뻗은 손끝에서 해체된다. 〈Hurry Along(Bag Sculptures)〉은 사물이 소유자의 확장된 모습이자 개인의 정체성을 투영한다는 작가의 신념을 반영한 것이다. 품위, 부, 지위의 표상으로 작용하는 디자이너 핸드백은 다리를 부여받아 금방이라도 어딘가로 걸어갈 것만 같다. 인체는 추상화되고 해체되지만 실존만큼은 좌대 위에 그대로 남아 질문을 던진다. 인간성과 사물성의 정체는 무엇인가? 인간성과 사물성의 경계는 무엇일까? 각설하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 «꿈»은 5월 11일부터 6월 24일까지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