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온 불빛으로 가득한 런던 소호 거리의 한 오락실에서 열린 JW 앤더슨 쇼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했다. 키보드 버튼이 장식된 드레스, 금붕어를 담은 비닐봉투를 형상화한 미니 드레스, 거울을 떠올리게 만드는 메탈릭 원형 드레스와 옷걸이를 활용한 해체적인 룩 등 대담하면서도 유머 넘치는 미래주의를 엿볼 수 있었다.

넨시 도자카는 자신의 영원한 영감의 원천인 꽃에 대한 찬가로 이번 컬렉션을 완성했다. 살결이 은근하게 드러난 드레스, 과감한 컷아웃, 섬세한 레이스 디테일과 하트 모티프 등 란제리를 전공한 그녀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동시대 여성을 위한, 관능적이고도 절묘한 위트가 관전 포인트!

중앙형사재판소에서 열린 시몬 로샤 컬렉션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던 이유는 최초로 남성복을 선보였기 때문. 브랜드의 시그너처인 진주 장식과 프릴 디테일을 적절히 활용한 사랑스러운 플라워 프린트, 우아한 자태의 블랙 드레스까지. 디자이너의 섬세한 고뇌가 런웨이 위에서 아름답게 피어났다.

디자이너 찰스 제임스에게서 받은 영감으로 컬렉션을 완성한 몰리 고다드.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번 쇼는 드레스에 카우보이 부츠를 매치하는 등 상반된 요소의 유쾌한 충돌이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컬러와 튤 소재, 러플 디테일 등으로 풍부한 감수성을 여실히 드러냈고 피날레에 선보인 풍성한 화이트 튤 드레스는 패션 판타지 그 자체였다.

사라 버튼은 사람의 눈을 통해 인간성과 인간관계를 탐색했다. 이를 방증하듯 파란 눈동자가 그려진 블랙 드레스로 쇼의 포문을 열었다. 이외에도 정교하게 재단된 수트 룩, 비대칭 디자인이 돋보이는 드레스, 크리스털 장식의 보디수트와 같이 과감하고 화려한 룩이 런웨이를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