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해바라기>에 수프캔을 던진 진짜 이유는 무엇?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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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해바라기>에 수프캔을 던진 진짜 이유는 무엇?

아트테러범과 나눈 이야기

BAZAAR BY BAZAAR 2022.12.02

명화 테러리스트가 지구를 구한다? 

아카데미 시상식, 축구 경기장, 자동차 경주용 서킷 등에 출몰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온몸으로 표출하는 영국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Just Stop Oil). 이번에는 미술관에 들어섰다.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시위 중인 피비 플리머와 안나 홀랜드.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시위 중인 피비 플리머와 안나 홀랜드.

지난 10월 14일, 저스트 스톱 오일의 활동가 피비 플리머와 안나 홀랜드는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1988)에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퍼포먼스를 했다. 일명 ‘해바라기 테러 사건’. 그들은 접착제를 바른 손바닥을 그림 밑에 갖다 붙인 뒤 런던 내셔널갤러리를 찾은 관람객을 향해 외쳤다. “그림이 더 걱정인가, 지구와 사람들을 환경오염에서 구하는 게 더 걱정인가?” 말하자면 이 시위는 새로운 석유와 가스 자원을 추출하려는 영국 정부의 계획에 대한 항변이었다. 반면, 미술비평가 제리 살츠는 그들의 행위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다. “그들의 건방진 독선은 우상파괴(iconoclasm)와도 같다. 한마디로 악몽이다. 나는 이런 형태의 시위에 반대한다. 이대로 가면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예술 중 1%의 1%의 1%의 1%가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지구 파괴에 반대한다. ‘역설’은 존재하니 역설의 이치를 따르라.” 전 세계 미술애호가들을 분노케 한 이 사건의 장본인 안나 홀랜드와 이야기를 나눴다.
 
저스트 스톱 오일은 올해 2월 설립된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1천2백억원 상당의 명화에 토마토수프를 끼얹은 행위는 화제성 면에 있어 단연 성공적이었다.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우리는 이전에 실행됐던 수많은 성공적인 비폭력 시위 사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이를테면 참정권주의자, 민권운동, 영국 단열재(Insulate Britain). 새로운 시위 방식은 아니지만 매우 효과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석유를 금지시킨다는 우리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비폭력적’ 시위를 진행할 것이다.
반 고흐 〈해바라기〉 시위 이후, 사람들의 기후위기 문제의식에 대한 변화를 느끼나?
가시적인 변화가 있다. 올해 파키스탄에서 홍수로 인해 3천3백만  명 사람들의 삶이 큰 피해를 보고 무너졌지만, 세계적인 관심도는 미약했다. 그런데 단지 두 명의 젊은이가 그림에 수프를 던진 것뿐인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와 영국 생활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놀랍게도 말이다.
명화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Last Generation)은 클로드 모네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던졌다. 선구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저스트 스톱 오일은 A22 네트워크(A22 Network)라고 불리는 기후운동의 국제연합에 속해 있다. 그리고 그 연합에는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취하는 전 세계 환경단체들이 모여 있다. 독일의 라스트 제너레이션, 스위스의 리노베이트 스위스(Renovate Switzerland), 이탈리아의 울티마 제네라지오네(Ultima Gnerazione) 등. 정부와 지도자들이 그들의 ‘탐욕’으로 시민들의 미래와 삶을 파괴하지 않게 한다는 공통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 연합은 지속해서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행동을 취할 것이다.
저스트 스톱 오일의 시위는 현재진행형이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나?
정부가 석유와 가스 신규 면허 허가를 모두 중단하고,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영국 주택에 단열 장치를 도입하고, 대중교통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석유회사에 과세를 부여하게 하는 등 ‘재생가능한’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성명을 발표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위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위기를 알리는 데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기후위기 인식을 높이기 위해 대학생들을 위한 비대면 강의도 진행했다.
과학자들은 2040년에는 깨끗한 식수가 부족해지리라 예측했다. 만약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자들은 결국 우리와 우리 뒤를 이어갈 다음 세대라는 것이다. 아무도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 그렇기에 미래를 살아갈 대학생들은 더욱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하지만 저스트 스톱 오일이 청년 주도 집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의 삶을 위한 이 싸움에 동참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언론은 저스트 스톱 오일의 시위가 반달리즘, 즉 공공기물 파손 행위를 취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탈리반-적인’ 행동이라고 칭했다. 당신들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기를 바라는가?
기자들은 종종 우리를 일반 대중과 다르게 묘사하려고 하지만,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할 점은 우리 또한 일반 시민이라는 점이다. 나는 학생이고 그저 조부모, 의사, 간호사, 선생님 등 일반 시민들과 함께 행동을 취한 것뿐이다. ‘나’라는 일반 시민이 명화에 토마토수프를 던졌기 때문에 세상이 위기에 처해진 것은 아니다. 정치인들이 의미 없는 ‘부’를 위해 우리를 등한시하는 행위가 진정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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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어시스턴트 에디터/ 백세리
    사진/ Just Stop Oil 제공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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