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베니는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님에도 싱글몰트 입문으로 적합한 위스키다. 향은 세지만, 목 넘김이 부드러워 여성들도 좋아하기 때문. 첫 맛은 과일향, 그 뒤에 따라오는 견과류향과 달달한 꿀향을 느낄 수 있다. 전통적인 위스키 숙성 통인 버번 배럴을 거친 후 와인을 숙성했던 셰리 캐스크에 한번 더 숙성해 달콤한 바닐라향과 스파이시한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게 특징. '수제' 싱글몰트인 만큼 제대로 즐기려면 심플한 핑거푸드 페어링이 제격.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곁들여보자. 도수는 40%, 가격은 10만원 초반대.
버번은 거친 맛과 강렬함으로 흔히 남자들의 술이라고 알려졌지만, 요즘은 그렇지만도 않다. 버번 중에서도 우드포드 리저브는 오크향을 덜어내고 바닐라, 캐러멜, 과일향과 부드러운 촉감이 두드러져 여성들이 선호한다고. 와일드터키, 메이커스 마크 등 입문용 버번을 섭렵했다면, 조금 더 진하고 바디감이 느껴지면서도 고급진 맛의 우드포드 리저브를 추천. 버번은 고기와 어울린다는 공식이 있지만, 우드포드 리저브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도 궁합이 좋다. 퇴근 후 가볍게 한 잔 하고 싶은 밤에 안주로는 딱일 듯. 도수는 43.2%, 가격은 10만원 초반대.
위스키에서 에스프레소, 초콜릿 풍미가 동시에 느껴진다면? 여성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셈. 바틀과 패키지부터 우아하고 고급진 아우라를 풍기는 글렌모렌지 시그넷은 위스키에서 커피향이 난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유명세를 치렀다. 이런 이유로 '글렌모렌지 시그넷 리스트레토'가 한국 면세점에서만 단독 출시되기도 했다고. 안주 없이도 꿀떡꿀떡 넘어가는 위스키지만, 페어링하기엔 단연 초콜릿이 독보적. 시트러스 향도 깔려 있어 오렌지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30만원대의 높은 가격대가 부담스럽다면 위스키바에서 잔술로 먼저 마셔보길 추천.
'병원 냄새'라고 일컬어지는 피트(peat)향 위스키를 여성들이 꺼릴 거란 편견은 버리자. 라프로익, 라가불린, 탈리스커 등 대중적인 피트 위스키 중에서도 스모키향이 강력한 '아드벡 10년'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피트향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지만 아드벡 10은 '장작 태운향'이 메인으로 퍼지면서 짭조름한 맛이 어우러져 이제까지 맛본 것과는 다른 특별한 위스키를 찾는 이들에게 딱. 피트 위스키는 굴과 페어링 해야 한다는 공식이 있는 만큼, 싱싱한 생굴을 사다가 함께 즐겨보자. 가격은 10만원 초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