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가 열 받는 순간
장시간 햇빛 노출, 뜨거운 물 세안, 찜질방이나 사우나, 과음, 과격한 운동, 긴 휴대폰 통화, 뜨거운 불이나 오븐 앞에서 하는 요리, 장시간 마스크 착용, 캠핑 중 불멍, 과도한 스트레스
위 리스트를 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그나마 위로를 건네자면 이 모든 상황과 행동들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일 때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 그렇다고 짧은 시간 내에 겪는 타격을 간과해선 안 된다. 순간의 티끌이 모여 태산을 만드는 법이니까.
예상대로 전문가들은 장시간 햇빛 노출을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피부는 한낮 직사광선을 15분만 받아도 40도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모공이 확장되고 땀과 피지 분비가 늘며 땀이 증발하면서 표피의 수분 손실을 일으킨다.
내부에서는 더 큰 문제가 야기된다. 콜라겐 분해 효소인 MMP가 증가해 탄력 세포의 재생을 막고 정상적인 콜라겐을 손상시킨다.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이 진피층의 탄력섬유를 파괴해 진피층의 두께가 얇아지고, 열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쉽게 열이 나는 피부로 변한다.
뜨거운 불 앞에서 오래 요리하거나 목욕탕이나 찜질방에 장시간 머무는 경우, 지나친 음주와 스트레스도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로 꼽힌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신경계는 물론 안면 혈관이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혈관의 수축과 팽창을 주관하는 자율 신경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죠. 또 노화의 핵심 요소로 지목되는 텔로미어에 영향을 주어 멘털 관리가 필요합니다.” 미파문피부과 전문의 문득곤의 설명.
수면 중에 피부 온도가 상승한다?
피부 온도는 생체 리듬에 따라 변화한다. 체온은 낮보다 밤 시간대에 낮아지는데 장기를 쉬게 하기 위해서다. 심부 체온이 내려가면 피부의 혈관이 확장되며 열을 발산하고 피부 온도는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이는 열 노화를 일으킬 만한 변화는 아니므로 안심해도 좋다. 단, 혈류량이 증가하면 수분 손실이 커지고 염증 물질 등이 분비되어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분을 촘촘히 채우고 수분 증발을 막는 보습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