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무이 구교환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Celebrity

유일무이 구교환

아! 그로구나. 기분 좋게 묻어나는 그만의 흔적들.

BAZAAR BY BAZAAR 2022.04.28
 
 
이어커프는 Sentiments. 반지는 Bell & Nouveau.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어커프는 Sentiments. 반지는 Bell & Nouveau.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근 가장 바쁜 배우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드라마 〈괴이〉가 곧 시작하고,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과 영화 〈탈주〉를 촬영하고 있어요.
하고 있는 작품이 더 있지만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길복순〉과 〈탈주〉예요. 〈길복순〉의 한희성과 〈탈주〉의 리현상을 맡고 있습니다.희성은 이름 그대로 행복한 성격을 가진. 현상은 파노라마, 현상을 만들고 있습니다.(웃음)
지난해도 〈킹덤: 아신전〉 〈D.P.〉 〈모가디슈〉까지 작품들이 알찼어요. 쉬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나네요.
공통점은 다 즐거웠다는 거. 그 인물들과 누구보다 친해지고 싶었다는 거. 제가 궁금한 인물들을 만나는 걸 좋아해요. 아, 악인도 있으니 친해지고 싶다는 표현보다는 그냥 궁금한 인물들이겠네요. 작품을 선택할 때 여러 요소가 있어요. 그 사람이 말한 한 문장에 반하기도 하고, 최후에 반하기도 했었고. ‘왜 저 사람은 저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함도 있었고요. 그 사람이 듣는 음악이 좋아서이기도 했어요. 영화 밖에서도 사람에 대한 호감이 생기면 여러 가지가 다가오잖아요. 나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배우를 동시에 좋아한다거나요.
재킷은 Dior Men. 슬리브리스 톱은 Recto.

재킷은 Dior Men. 슬리브리스 톱은 Recto.

독립영화부터 시작해서 상업영화와 드라마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왔어요. 배우는 모든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가요? 한계를 긋는 선이 있다면요?
글의 태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작품 안에서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너무 이상한 일이라고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와 친해질 수 있는지를 봐요. 다른 사람들이  “너무 좋아! 너 왜 걔랑 안 친해져? 왜 걔랑 안 사귀어?” 해도 마음이 안 동하면 안 만나게 되잖아요. 꼭 반에서 인기 많은 애랑 친구 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처럼 작품도 제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을 하는 거죠. 오늘 촬영하면서 들은 음악이 좋아서 플레이리스트 누가 만든 건지 너무 궁금하거든요. 만든 사람이랑 대화 한번 나누고 싶고. 이런 거예요.
최근에 멜로만 없었어요.
〈4학년 보경이〉, 유튜브에서 쉽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사랑 이야기 너무 궁금해하고 관심 있고 좋아하는 장르예요. 아까 유튜브 인터뷰 하면서도 〈첨밀밀〉을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로 꼽은 것처럼. 그렇다고 멜로 찍고 싶으니까 당장 찍는 것도 좀. 의도가 있으면 또 항상 망하더라고요. 저는 슬로 스타터예요. 대신 친해지면 오래 갈 거니까. 당장 내일이라도 그런 시나리오를 주시면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초반에 〈괴이〉라는 작품을 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신현빈 배우와 함께 주인공을 맡았다길래 혹시나 멜로인가 했어요.(웃음)
그것도 멜로죠. 〈길복순〉도 멜로예요. 설경구 선배님도 어느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더라고요. 저희는 사랑이 많은 사람들인 것 같아요.(웃음)
‘괴이’라는 제목이 여러 상상력을 자극해요. 이야기와 친구가 되어야 했을 때 어떤 점이 친해지고 싶었나요?
기훈은 지금까지 본 인물 중에 가장 그리움이 큰 사람이었어요.
 
재킷, 셔츠는 Sandro Homme. 팬츠는 John Varvatos. 목걸이는 모두 Bell & Nouveau. 슈즈는 Allclassic.

재킷, 셔츠는 Sandro Homme. 팬츠는 John Varvatos. 목걸이는 모두 Bell & Nouveau. 슈즈는 Allclassic.

시놉시스에는 기훈을 괴짜 고고학자라고 하던데.
기훈과 가깝게 지냈던 사람으로서 괴짜는 아니고 그냥 멋있는 사람이에요. 한 가지를 사랑했던 사람인 거고. 예를 들어 (벽에 난 구멍을 가리키며) 제가 여기에 있는 구멍을 연구한다고 치면 괴짜인 거예요? (대화를 녹음하는 구형 녹음기를 가리키며) 이 녹음기를 버전대로 연구하는 IT 전문가라고 친다면, “쟤는 맨날 저것만 들여다보고 있어.” 라며 그 사람을 괴짜 취급하는 건 실례인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오히려 존중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기훈을 괴짜라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기훈이라는 역할을 빌드업할 때 어떤 면에 가장 신경 썼나요? 오컬트 매거진과 유튜브 채널 ‘월간괴담’을 운영한다는 대목이 흥미로웠어요.
저도 그게 재미있었어요. 사실 어떤 유튜브를 운영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안 나와요. 그래서 더 자유로웠어요. 제가 유튜버이기도 해서.(웃음) 설정을 하는 거죠. 구독자 수는 40명대고(웃음) <월간 괴담>이라는 아날로그 잡지를 계속 해나가기 위해서 홍보를 위해 유튜브를 운영하는 거예요. 아직도 종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저도 태블릿을 쓰지만 아직 시디플레이어의 정서를 좋아하는 것처럼요. 시디가 튈까 차에서 못 듣고, 렌즈를 직접 닦기도 하고 그런 거 있잖아요.(웃음) 이 사람 유튜브 콘텐츠는 생각보다 재미도 없고, 구독자들의 흥미도 이끌 수 없겠지만 그의 아웃풋, 방대한 지식에 대해서도 생각했어요. 통달한 사람들은 여유가 있어요. 자기 업적을 마구 떠들지 않잖아요. 기훈도 지성을 과시하는 사람이 아닐 거다. 사람들에게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도 툭툭 말하겠지? 자연스럽게 그림이 그려져갔어요.
오컬트를 믿나요?
많이 무서워하면서도 관심은 있었어요. 어릴 때 영을 소환해서 물어보는 놀이들도 다 해봤어요. 내가 좋아하는 애가 누굴 좋아하는지 그런 걸 물어보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엄청 무서워하는.
이옥섭 감독과 ‘2X9 HD’라는 유튜브를 하고 있어요. 배우이자 감독이고 콘텐츠 제작자이죠.
준비 기간을 길게 잡지 않고 즐겁게 놀면서 촬영하려고 해요. 며칠 후에 새 콘텐츠가 올라가니 한번 봐주세요. 〈슬라이스 오브 라이프〉라는 작품인데 옴니버스 형태이고 이옥섭 감독님과 제가 하나씩 나눠서 작업했어요. ‘인생의 맛’을 주제로 만든 짧은 단편입니다.
 
팬츠는 Levi’s. 이어커프는 Sentiments. 목걸이는 TomarxAmondz. 반지는 Bell & Nouveau. 티셔츠,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팬츠는 Levi’s. 이어커프는 Sentiments. 목걸이는 TomarxAmondz. 반지는 Bell & Nouveau. 티셔츠,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구교환만의 유튜브 채널을 만든다면 뭐를 하고 싶어요?
지속성 있는 채널에는 욕심 없어요. 저는 그냥 쓰이고 싶지 주체가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신 제 가방에 뭐 들어 있는지 알려드리는 걸로 몇 시간짜리 영상도 만들 수 있어요.(웃음) 자세한 이야기는 제 바자 유튜브 콘텐츠를 참고해주세요.(웃음)
‘연상호 월드’라는 뚜렷한 스타일을 가진 감독과  〈반도〉에 이어 〈괴이〉도 함께 했어요. 이번에는 작가로 참여했고요.
‘연상호 월드’는 저한테는 진짜 ‘월드’예요.(웃음) 놀이동산인 거죠. ‘빅5’를 끊어서 두 번째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에요. 감독님과의 호흡 자체가 놀러 가는 느낌이거든요. 전혀 부담을 안 주는 분이세요. 배우한테 그것만큼 좋은 디렉션은 없다고 생각해요. 극본을 맡으신 류용재 감독님, 연출을 맡으신 장건재 감독님 모두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 분들이라 좋았어요.
독립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주목받은 장건재 감독의 첫 상업 작품이기도 하네요.
유연하고 자연스러우시던데요? 재미있는 게 〈반도〉는 자본이 많이 들어간 영화잖아요. 4대 배급사 영화이고. 사람들이 제가 장르 영화에 어울릴 줄 몰랐다고 얘기하세요. 처음 만남이 어색한 것뿐이지 그냥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오히려 시청자분들이 궁금할 것 같기도 해요.
〈괴이〉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다소 무거워 보여요. 신현빈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신현빈 배우는 대단한 유머를 가지고 있어요. 그 유머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 현장을 굉장히 편하게 만들어요. 대기하는 시간 동안 농담을 참 많이 했어요. 둘 다 개그 욕심이 있어서 뭘 하나 던지면 거기서 웃고 끝내지 않고 서로 뭐 하나는 받아쳐요. 이상한 농담과 유머 코드가 비슷하다는 건 정말 복 받은 거라 생각해요. 안 웃기는데 웃는 것처럼 힘든 게 없잖아요?(웃음)
 
재킷은 Birdnote. 팬츠는 Dsquared2. 목걸이는 Bell & Nouveau.슈즈는 Dolce & Gabbana.

재킷은 Birdnote. 팬츠는 Dsquared2. 목걸이는 Bell & Nouveau.슈즈는 Dolce & Gabbana.

작품을 선택할 때 여러 요소가 있어요. 그 사람이 말한 한 문장에 반하기도 하고, 최후에 반하기도 했었고. ‘왜 저 사람은 저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함도 있었고요. 그 사람이 듣는 음악이 좋아서이기도 했어요.  
 
재킷, 피케셔츠는 Prada. 팬츠는 Maison Mined. 목걸이, 반지는 Bell & Nouveau.

재킷, 피케셔츠는 Prada. 팬츠는 Maison Mined. 목걸이, 반지는 Bell & Nouveau.

이제훈 배우가 손하트를 날리며 함께 연기하고 싶다고 어필했었죠. 함께 출연하는 〈탈주〉는 잘 되어가고 있나요?
네, 너무 재미있게 잘 찍고 있어요. 많이 기대하고 계신다면, 더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당신과 연기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듣고 연기하는 건 어떨까 싶더라고요.
더 잘해야겠다. 저한테 기대하는 부분이 있고, 존중을 보여주신 거잖아요. 기분 좋은 부담감을 느끼면서 그 기대를 배반하지 않도록 기분 좋게 긴장하며 찍고 있어요.
구교환의 팬들은 좀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나올 작품에서 과연 내 배우가 맡은 캐릭터가 살지 죽을지 점쳐보고 있더라고요.
끼리끼리는 사이언스라고.(웃음)
하긴 맡은 역할이 두 번이나 연달아 죽었으니까요.
저도 사실 마음이 안 좋죠. 그런 신을 연기하는 날에는 진짜 마음이 되게 이상해요. 맡은 역할에 애정을 가지고 다가가니까.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떻게 말하는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수없이 생각했던 사람이라 그렇게 보내는 게 좋지는 않아요. 그렇게 친밀했으니까 오랜 시간 동안 문득문득 떠올라요. 그렇다고 제사를 지내지는 않습니다.(웃음)
당신을 영화로 이끈 영화는 무엇인가요?
옛날이 더 영화와 친근한 시대였던 것 같아요. 비디오 가게가 있고 데이트를 하러 영화관에 가는 일이 더 잦았고요. 딱 하나의 계기가 아니라 순간들이 누적되어 영화로 접어든 것 같아요. 언제부터 좋아했지? 떠올려봐도 선명하지가 않아요. 제 강아지가 지금은 되게 큰데 조그맸을 때가 기억이 안 나거든요. 어느새 확 커버렸어요. 사진으로 보면 엄청 조그매요. 분명히 있었는데 아득하게 느껴지는 그런 기분과 같아요.
 
재킷은 Manod. 니트 베스트는 Maison Margiela by Yoox. 팬츠, 슈즈는 Neu_in. 벨트는 Birdnote.

재킷은 Manod. 니트 베스트는 Maison Margiela by Yoox. 팬츠, 슈즈는 Neu_in. 벨트는 Birdnote.

내가 했으면 정말 잘했을 것 같은 역할이 있나요? 아니면 지난 필모그래피 중에서 다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는지?
누군가의 역할을 보는 게 좋아서 ‘저 역할 하고 싶다’ 라는 생각도 없어요. 그냥 그 배우의 것이라 생각해요. 제가 했던 작품 중에서는 2편을 찍고 싶은 건 있죠. 뭔지는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다 애정이 있어서 다른 친구들이 질투해요.(웃음) 귓속말로 해야 해요.(결국 마지막까지 말해주지 않았다.)
연기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어요.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나요?
안 변했어요. 저는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어요. 지금 작업량을 보면 사람들이 뭔가 많이 한다고 놀라지만 전 항상 뭔가를 찍고 만들고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거예요.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인장이 있는 배우를 좋아한다고 했어요. 빌 머레이를 꼽았고요. 구교환의 인장은 무엇인가요?
정말 재미있는 건 그 인장은 본인이 찍는 게 아니에요. 관객이 보고 만드는 거지. 내가 ‘나는 이거야!’ 말하는 순간 거짓말이 되어버려요.(웃음) 관객이나 시청자분들이 저를 보고 생각하는 것들이 인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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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박의령
    사진/ 윤송이
    스타일리스트/ 박선용
    헤어/ 홍준성
    메이크업/ 한마음
    어시스턴트/ 백세리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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